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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당원입니다. 우직하게 걸어가렵니다.
게시물ID : gomin_3279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갑론을박
추천 : 2
조회수 : 45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5/06 19:53:28
개인적으로 너무 힘든시기입니다. 
제가 사랑했던 당이, 너무나도 원망스럽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인정하고, 이겨내야 할 것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또 마음 굳게 먹고 우직하게 걸어가려고 합니다.

통합진보당의 전신은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의 전신은 국민승리21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당시 민주노총과 각계각층의 시민단체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만들어진 최초의 진보정당, 노동자 정당이었습니다. 모두가 말그대로 99%를 대변하는 정당을 만들어보자. 우리가 우리손으로 정치 제대로 해보자고 시작한 정당입니다. 푸른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이, 와이셔츠에 넥타이 멘 사람들이, 직접 정치를 해보자고 말입니다.

이때부터 말이 많았습니다. 정당정치를 개량이라느니, 본질이 아니라느니..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실로 놀라운 지지를 받았고, ‘비례대표 12번 정당이’ 최초로 원내에 진보정당이 진출했습니다. 
17대 총선 당시에 배우 문소리가 했던 라디오 광고는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도 이념도 다 다른 사람들이었지만, 자기조직 논리보다는 '대의'를 품고 함께했습니다. 10석도 안되는 소수정당이지만, 각각은 일당백이었습니다. 잘 아시는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권영길, 강기갑의원을 필두로, 지금의 등록금 상한제 후불제를 설계한 최순영의원, 전 민주노총 위원장 단병호 위원, 여성농민 현애자, 이영순의원까지..

하지만 이 영광의 시작과 함께 진보정당의 첫벗째 위기가 찾아옵니다.
각 정파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스타정치인, 걸어 다니는 헌법기관 1인의 위력을 실로 절감했기 때문입니다. 운동조직들은 각기 자신들의 '스타의원' 만들기에 몰두합니다. 자기'의원' 만들기에 몰두합니다. 대의보다는 조직논리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그 결과는 분당이었고, 덤으로 '종북'이미지도 얻게 되었습니다. 많은 당원들이 떨어져 나갔고, 상대적으로 당원중 특정 정파의 비율이 더 높아 졌습니다. 

분당이 된후 지지율은 3%로 떨어졌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뛰었습니다. 일부는 17대 국회에 하지 못했던 ‘스타만들기’에 몰두했습니다.
이정희 의원은 특정 정파 ‘스타만들기’의 결정체입니다. 물론 이정희 의원도 특유의 총명함과 능력으로 당의 호감을 높이고 이름을 알려냈습니다. 부정하지 않습니다.

반면 강기갑의원은 사천에서 한나라당 안주인 이방호를 누르고 돌아와 가장 어려운 시기에 당대표를 맡아 분당 직후 쓰러져가는 정당을 살려냈습니다. 언론플레이, 적당이 하기 따위는 알지도 못해 온갖가지 구설수에 오르기도 합니다. 원내의 유일한 농민의원으로써 농민, 어민의 생존권을 실제로 지켜왔습니다. 권영길의원은 창원을 진보의 거점으로 만들었습니다. 홍희덕 의원은 최초의 초등학교 졸업 청소부 국회의원으로, 4년내내 언론도 정치인도 주목하지 않는 소외된 노동현장을 돌아다니며 노동자 곁을 지켰습니다. 4대강의 거의 모든 문제점을 밝혀냈습니다. 곽정숙 의원은 소수 정당의 약점을 이겨내고 강기갑의원과 함께 장애인 복지 법안을 비롯한 가장 많은 법안을 통과시켜낸 분입니다. 이렇듯 대다수의 의원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당 내부에서는 분당이후 상대적으로 덩치가 더 커진 정파들의 횡포, 전횡이 더 심해졌습니다. 특정 정파가 내정을 하면 당대표가 결정될 정도이며, 사무총장 역시 같은 대학 출신, 같은 지역 출신의 사람이 돌아가며 지냅니다. 중앙당의 지지 지원 역시 특정 정파에 편중되어서 진행됩니다. 당 기관지의 비판 수위가 높아지자 통합진보당으로 창당하며 당 기관지를 격하시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또한 당의 조직 시스템은 개별적으로 완전성을 갖춰야 하는데, 각 조직이 ‘당’조직을 만들기보다는 당을 자신의 조직의견을 관철하는 곳으로 만들다 보니 당 조직의 기본 행정시스템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이 됩니다. 이것이 이번 총선의 부실 부정선거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합니다.

당에서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결정이 내려질 때마다, 정파, 아니 당원간에 격론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럼에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항상 예외없이 특정 정파의 의견대로 결론지어지곤 했습니다. 물론 ‘절차적 정당성’을 획득해가면서 말이죠. 그럴 때마다 이 당은 안돼라며 당원들이 떨어져 나가고, 상대적으로 특정 정파 당원 비율이 더 높아지고, 다음 결정에서 또 반복되고....

19대 총선을 치르는 과정 역시 다르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도, 경선 지역을 결정할 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당은 지난10년간 성과도 많았습니다.
처음 무상복지, 무상의료, 무상교육 주장했을때는 소위 미친놈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이제 무상급식을 시작으로 건강보험 하나로, 영유아 보육지원 정책 등 이미 대한민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많은 정책들은 진보당에서 잉태된 것입니다.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정책 패러다임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부족하나마 야권연대, 단일활르 이뤄내며 민주-진보 세력간의 힘의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당권파라 불리는 사람들만큼 또 진보당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힘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당권파라 불리는 그들만큼 당을 사랑하고 죽을 똥 살 똥 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매번 이놈의 당 때려치우고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이 들어도, 이 당을 내 뿌리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시간들과, 이 당에 애정을 주고 믿음을 주고 한표를 던져준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헛되이 하면 안될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때문입니다.

 이번 사태는 진보당의 모순이 폭발한 것입니다. 이제 또 많은 당원들이 당에 실망하고, 국민들이 실망하고 당을 버리시는 분들도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 역시 받아들여야죠. 오히려 이렇듯 부족한 정당에 200만표라는.. 과분한 표를 주신 국민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진보당의 본질은 아닙니다. 국민여러분 들의 관심 밖에서 전횡하고, 주먹구구식으로 하던 것이, 여러분들의 과분한 관심속에 제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바꾸어나가겠습니다.
이제 더이상 듣보잡 정당이 아닙니다. 저는 일개 당원에 불과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도망치지 않겠습니다. 당에서 잘못한 것들, 당원들이 고쳐내겠습니다. 
글을 쓰면서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잡아 봅니다.  우직하게 버티고 또 나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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