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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성추행, 성폭행의 현재주소, 그 현실은?
게시물ID : humorbest_2858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Ω
추천 : 113
조회수 : 3614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7/04 18:20:43
원본글 작성시간 : 2010/07/04 12:22:57
 혹시라도 아는 분이 계실까봐 로그인하지 않고 글을 써요.
   저에겐 아픈 기억이라. ..
   좀 길어도 다 읽어주세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볼수 있게해주세요


   인터넷으로 기사를 보는데,
  또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뉴스를 봤어요

  황당하고 화가 났던건
  "다행히도 수술을 해야할 정도로 몸에 이상이 있는건 아니다"
  라는 식의 보도였어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여아에 대한 성폭행이 이젠 식상한 문제라도 된것일까요?
  이제는 여아가 성폭행을 당한후 살해 유기 정도는 되어야 이슈가 되는 걸까요?
  
  저는 우리 사회가 , 특히 어린 여자아이가,
  얼마나 많은 성추행과 성폭행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 알려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얼마나 더 강한 안보의식과 경계가 필요한지 알려드리고 싶어요.
   법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얼마나 많은 변화가 필요한지 알아야됩니다.   


   저는 26살 여성입니다.
   26년을 살면서 
   유괴미수 2회  
   1회성 성추행 다수 
   장기적인 성추행 3회
   성폭행미수 1회
   를 경험했습니다.

   놀라셨습니까?
   놀라지 마세요. 주변에 여자분들과 어떻게 속깊은 얘기를 하다보면
   단순한 1회성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성추행에 노출되어본적이 있는 여성분들이 
   아주 허다합니다

   제 기억속에 아주 나쁜, 제일 안좋았던 기억 3가지만 얘기해볼께요


   제 26년의 삶속에서 처음으로 기억해 낼수 있는 성추행은 8살에 일어났습니다.
   그 아저씨는 같은 반 친구 아빠였어요.
   학교앞에서 서점을 하시던 분인데 담임선생님도 문제집을 살때는 
   그 아이의 집에 가서 사자 라며 얘기하시곤 했죠
   그 아이와 저는 꽤 친한 사이였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그 아이의 서점에 가서 아침준비가 좀 느린 그 아이를 기다렸어요
   (그 친구는 서점안에 있는 단칸방에서 살았어요) 
   기다리는 동안 그 친구의 아빠는 저와 대화도 하시고 공주 그림이 있는 연필도 주시곤 했죠
   그 아저씨가 너무 좋았어요 
   그 아저씨가 우리 ** 가슴 얼마나 컷나볼까? 하면서 매일 내 가슴을 주물럭 댔죠
   (그 집은 책을 주로 취급하는 집이라, 옆에 있는 문방구들에게 밀려서 장사가 거의 안됐어요
    손님도 거의 없었고, 그래서 담임교사가 그 집에서 문제집을 구입하라고 한것같아요) 
   전 어렸고 예쁜 연필을 주는 그 아저씨가 너무 좋았어요
   어느날 엄마가 돈도 없는제가 자꾸 새 연필을 가져오니까 이상하게 여겨서 물어보셨어요
   사건의 전말을 풀어놓았을때 엄마의 표정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세상에서 제일 독하고 강하고 무섭던 엄마가 엉엉 우시면서 나를 때리시는데 
   난 이유도 모르고 그냥 같이 목놓아 올기만 했었죠
   그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몰라요 
   그저 그 서점이 없어지고 친구도 전학을 갔어요



   두번째 이야기는 고등학생 시절때입니다.
   저는 우리반 반장이었어요.
   여고를 다녔는데 여자아이들은 체육수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체육수업이 있는 날은 그날 아침에 
  체육실(체육교사들만 쓰는 교실이 있었어요,보통 구석진곳에 있어요)에 가서
   담당선생님께 여쭈어보죠. 
   선생님 오늘 수업은 어디서 하나요?
   저희반을 담당했던 선생님은 저를 특별히 이뻐하셨어요
   체육실 갈때마나 간식도 챙겨주시고 농담도 잘 하시곤했어요
   
  근데 사실 조금씩 이상하더라구요 
   은근슬쩍 행해지는 스킨쉽 . 그리고 야한 농담...
   선생님이라는 제가 감히 어떻게 해서는 안되는 상대기 때문에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더운 여름 체육수업이 있던날
   여지없이 체육실에 가서 선생님께 조르고 있었어요
   너무 덥다 땀도 많이 난다 그러니 그냥 교실에서 자습하면 안되겠느냐..
   저를 멀뚱멀뚱 쳐다보던 선생님은 갑자기 제 교복을 들어올리시더니 
   "얼마나 입었나보자" 이러시면서 
    교복 웃도리, 그리고 교복안에 입었던 티셔츠를 들어올리시면서 
    이렇게 많이 입으니까 덥지 " 라고 하시며 
   여러번 제 브래지어 뒤쪽 끈을 당겨서 튕기셨어요 
   제가 너무 당황해서 얼굴이 달아올라 어쩔줄 몰라하는 사이
   선생님은 저를 어깨로 들쳐매고 체육실에 있던 긴 소파에 던지듯이 내려놓으셨어요
   그리고 허벅지에 걸터 앉으시고는 다가오시려고 해서 제가  뛰쳐나와버렸어요
   그리고는 바로 조퇴받아 집으로 돌아가 하루종일 울었습니다.
  
   부모님한테는 말도 못했어요
   뭔가 제가 잘못한것같고 수치스럽고 부모님이 또 가슴 아파하실거 같아
   그래 , 아무일도 없었으니까 괜찮아 라고 생각했어요
   그 후엔 체육실에 갈땐 체육실 밖에서 큰소리로 여쭈고 선생님과는 눈도 안마주쳤어요
   그렇게 죄책감같은걸 느끼면서 여차여차 시간이 흘렀습니다.
   


  세번째는... 성폭행 미수 사건입니다.
  고2때 매일 다니던 독서실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독서실은 저희집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있었고 엎어지면 코닿을거리라서
  독서실관리자분께사 차를 태워주지 않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집을, 엄마아빠가 기다리고 있고, 내 동생이 기다리고 있는, 
  바로 우리집이 겨우 10미터도 안남아 보였을때 옆으로 어떤 아저씨가 다가왓어요
  아저씨는 웃으시면서 "뭐하다가 이제 집에 가는거냐"  라고 물었어요
  전 아직도 그 소리가 가끔 들려요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집에 가요"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저씨가 저를 밀면서 구석으로 끌고 들어가려고 했어요
  너무 놀라니까 소리도 안질러지더라구요
  아저씨가 저를 밀던쪽에 .. 그 고압전류 주의 이렇개 적혀있는 그물망같은거 아시나요?
  철사로 된 그물망같은것..그게 있어서 그걸 손가락으로 꽉 움켜잡았어요
  그것때문에 손가락에 상처가 나고 손바닥은 찢어져서 피가 흘러 내렸어요
  너무너무 놀랐지만 부모님 생각하면서 진정하려고 엄청 노력했어요
  여전히 놀라서 진정이 안된 상황이었지만 
  아저씨가 저를 끌고 가려고 계속 망에서 나를 때어놓으려는 동안에 
  아저씨를 향해서 고래고래 소리 질렀어요
  "아저씨 아저씨도 저같은 딸 있으시잖아요!!!! 
   왜이러세요 딸 생각해보세요!!! 제발 이러지마세요 살려주세요!!!!"
  아저씨가 하던말이 정말 ..
  "나는 너같이 밤에 싸돌아다니는 딸은 안키워. 
  어디서 남자랑 몸을 굴리다가 지금 집에 가느냐  이 수건같은 여자야"
   (아주 미화해서 쓴거예요. 쌍욕을 하시면서 아주 저질스럽게 내뱉았어요)
  
  그때부터는 인정사정 없었어요
  일단 목적을 이루어야한다고 생각한건지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하고 발로 배를 걷어차고 머리끄댕이를 잡아 당기고..
  안경이 날아가고 눈앞이 안보였어요 
  코피가 나는게 느껴지고 배가 터질거 같이 아팠지만 ,,
  절대 철사망은 놓지 않았어요 이게 내 생명줄이라고 생각했어요
  너무 세게 잡고 있어서 그런지 손가락 사이로 뜨거운게 막 흘러내리는데
  그래도 놓을수가 없었어요.아픈지도 몰랐어요
  
  너무 무서웟어요... 성폭행만 할수 있다면 니 몸이 다 망가져도 상관없다
  삽입할수 있는 그 부위만 멀쩡하면 된다 
  완벽히 이런생각을 하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버텼을까요 아저씨도 지쳤지만 
  저도 지쳐서 점점 손가락에 힘이 풀리고 다리가 후들거리고 주저 않고 싶을때쯤
  하늘이 도왔을까요? 
  마침 제가 주말에 한두번쯤 가던 헬스장 트레이너분이 지나가다가 도와주셨어요.


  제가 그런일을 당하던 곳이 어딘지 아세요?
  
  8차선 대로변입니다.
  저희집은 상가에 있어서 굉장히 밝고 차도 많이 다니고 늦은시간에도 사람이 많은 곳에 있습니다.
  길건너에는 사람도 있었던것같습니다
  제가 바로 길가에서 그런일을 당했기때문에  차도 아주 많이 지나갔습니다.

  제가 아빠엄마 소리를 지르는 동안,
  제 안경이 아저씨한테 밟혀 다 부서져나가는 동안
  코피가 흐르고 얼굴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가는 동안
  배를 걷어차이고 옷이 다 찢어지는 동안
  손가락이 찢기고 너덜너덜해지는동안

  단 한사람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단 한대의 차량도 멈추어주지 않았습니다.

  저를 도와주셨던 트레이너분도..
  너무너무 고마워야할 일이긴 하지만.
  저를 도와줄때 제 상태를 보셨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멀찍이 서서 그저 "무슨일이십니까" 라고 물어본게 다였어요.. 
  그 아저씨가 지레 겁먹고 도망갔죠
  트레이너분은 그아저씨를 잡아주지도 않으셨고 
  제가 집에 좀 데려다주세요 도와주세요 하고 할때까지 
  그 자리에 서서 그저 어쩔줄 몰라하고 계셨어요



  저만  특별한 일을 당한것 같으세요?
  마지막 성폭행미수사건만 제외하면 제 또래 여자애들은 한두번쯤 겪었을만한 일이고 
  사실 또 그렇죠 
  그만큼 저희 사회는 성추행과 성폭행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건..
  저도 그랬지만..
  그런 일이 있고나면 피해자가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게 되고 
  떳떳히 신고할수도 없고, 가족들도 쉬쉬하며 덮어버리고 싶어하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도데체 왜 그런걸까요?

  왜 따뜻한 정이 흐르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대한민국이 
  강간의 왕국이 되었나요?
  왜 피해자가 내가 피해자라고 떳떳히 말할수 없는,
  가해자가 떳떳히 사회를 돌아다니는
  왜 우리의 여리고 착한 아이들이 아파야하는 
  그런 나라가 되었나요?


  저는 성폭행까지 당하지 않았는데도 
  아직도 나뿐 꿈에 시달리곤 합니다.
  사춘기때는 아빠도 싫었어요 
  아빠도 징그럽고 더러운 존재 같았어요
  아빤데, 날 낳아주시고 , 세상에서 날 가장 사랑해주시는 아버진데
  아빠가 내머리를 쓰다듬고 내 손을 잡으면 그것마저 의심하곤 했어요
  그때 저를 생각하고 아빠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너무 죄송해서요...아빠도 분명 제 거부감을 항상 느끼셨을테니까요
  저도 이런데 실제로 일을 당하고 
  더욱이 어린나이에 그런일을 당한 아이들은 어떨지 상상도 안되요


 법은 우리가 지키기도 해야하지만,
 법이 우리를 지켜주기도 해야하지 않나요?

 왜 우리는 법치국가에 살면서도 법의 보호를 제대로 받을 수 없나요?
 왜 그런 쓰레기보다 못한 인간들이 길거리를 활보하고
 왜 그런 쓰레기보다 못한 인간들이 제대로 된 강력한 벌을 받지 않는거죠?

  왜 그런거죠?
  


  저는 아이를 많이 낳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저는 정말 대한민국에서 딸을 낳고 싶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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