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남친이랑 동거중이에요 남친은 영어권은 아니고 다른 나라 사람인데 영어로 대화하고 있구요 요즘 남친이 일땜에 바쁩니다 아침에 랩에 가서 새벽 1시에나 들어오는 일이 많아요 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가족과 연락을 거의 안하고 도망치다시피 남친하고 같이 있는건데 외국에서 말도 안 통하고 일자리도 없어서 그냥 요리나 청소나 이런거 하고 남친 올때까지 기다리고 그래요
무슨 일이 있엇냐면 남친이 어떨 때 요리해달라고 해요 먹고 싶다고 그러면 저는 요리를 해주거든요 요리하려면 시간이 많이 들어요 우선은 일반 가정집에 사는 게 아니라서 주방까지 가려면 2층을 오가야 합니다 요리하다보면 넣을 게 다시 생각나고 그러잖아요 그러면 또 2층 계단을 오가며 물건 가져오고 설거지하려면 다 들고 가기 힘드니까 또다시 오가고 그러면서 요리를 해요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 먹이는 거니까 별로 안 힘들어요 먹는 거 보면 기특하기도 하고
어느날 과일주스가 먹고 싶대요 밤이라서 뭐도 없고 당근에다 우유 갈아서 만들어줬어요 근데 자야한다고 내일 먹겠대요 그러라고 하고 냉장고에 넣어뒀죠 아침에 새벽 5시에 깨워서 커피 만들어 달래서 또 5시에 알람맞춰놓고 일어나서 만들어 줬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볼일이 있어서 나갔다 왔는데 당근주스랑 커피는 손 하나도 안 대고 제 책상 위에 올러져 있더라구요 바빠서 그런갑다 하고 제가 마셨어요 저녁에 10시 쯤 들어와서 먹을 걸 많이 만들어 달랍니다. 슈퍼 문도 닫힌 상태라서 집에 있는 거 탈탈 털어서 라면에 넣고 만들어줬어요 라면 뿔면 맛없잖아요 그래서 빨리 먹으라고 했더니 응응 알았어 하면서 또 뭐 하느라 바쁘더라구요 결국 한 3시간 뒤에나 먹기 시작하는데 퉁퉁 불어터진 라면이 뭐가 맛있겠어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 몇입 먹고 다 그대로길래 버려야 했어요. 근데 안에 미역이니 버섯이니 비싼 것도 들어 있어서 아깝더라구요 그래서 휘적여가며 맛대가리 없지만 버섯은 제가 다 건저먹고 나머지는 다 버렸어요. 바쁜 건 이해하지만 솔직히 먹어가며 일하면 되잖아요 딴 것도 아니고 자기가 만들어달래서 힘들게 만들어 준건데.. 근데 "앞으로는 그렇게 많이 만들지마" 이러더라구요 지가 많이 만들어달래 놓구는.. 화났지만 "그러게 빨리 먹으랬잖아" 이렇게 좋게 말하고 넘겼습니다 얼마나 바쁘면 그럴까 싶어서요
그리고 아침에 먹을 게 없어서 과일 깎아서 입에 넣어주고 그랬는데 저보고 internet charge 할거녜요 Charge? 무슨 말이지.. 휴대폰 돈 충전할거냐는 소리인가? 지금은 필요없다고 하니 그럼 오늘은 인터넷 필요하지 않느냐는 거에요 뭔가 서로 핀트가 어긋난 거 같아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그러니까 막 화를 내면서 제 폰이랑 인터넷 연결 선이랑 charge. 되냐 안되냐 언성을 높이는 거에요 Connecting 되냐는 말을 하는건데 단어 선택을 잘못한 거 같았아요 필요없다고 하고 설거지하는데 너무 기분이 안 좋은 거에요 저는 남친이 뭐 만들어달라고 하고 안 먹어서 음식을 몇번이나 갖다 버렸는데 겨우 그 말 못 알아들었다고 아침부터 언성높이고..
기분이 상해서 그냥 옷입고 나왔어요 점심시간 되니까 어디냐고 전화오더라구요 근데 너무 기분이 안 좋고 솔직히 내가 이러이러해서 기분나쁘다 하면 뭔가 쪼잔해 보여서 전화를 안 받았습니다
지금 혼자 있는데 그냥 곰곰히 생각해보니 예전에는 화도 못내던 사람이 요즘 들어서는 너무 쉽게 언성을 높이는 거 같아 맘에 걸리네요 아버지가 항상 언성이 높으셧던 분이라 저는 집에 있는 게 너무 싫었고 그런 데에 트라우마가 있다고 이아기한 적도 있는데 까먹나봐요
에전에는 남친만한 사람이 없었던 거 같은데 물론 지금도 좋긴 합니다만 간혹 그런 모습을 보면 내가 소위 말하는 지인생 팔자 지가 꼬는 그런 여자가 된거 아닌지 나무 속상합니다 다 버리고 남친을 선택했는데 말이죠..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걸까요 차라리 그런거면 좋겠네요 제가 이런 상황에서 남친에게 어떤 행동을 해야 문제를 잘 풀어나갈 수 잇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