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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주의!!] 임혁필 양악 수술 체험기
게시물ID : humorbest_2863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니닉니
추천 : 79
조회수 : 11770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7/07 01:30:50
원본글 작성시간 : 2010/07/07 01:18:42



지난 5월 초 개그맨 임혁필이 양악수술을 받았다. 양악수술은 위아래 턱이 뒤틀리거나 주걱턱, 부정교합을 치료하는 수술로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큰 수술. 최근에는 미용 목적으로 많이 이용되는데, 임혁필의 경우 치료 목적으로 수술을 감행했다. 현재 모든 연예활동을 접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임혁필이 <우먼센스>에 보내온 ‘병상일기’와 수술 후 모습 첫 공개.




많은 연예인이 수술한 사실을 숨기지만 굳이 ‘수술일기’를 쓰는 이유는 나로 인해 많은 사람이 양악수술에 대한 정보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수술 한 달 전부터 불안한 마음에 각종 포털 사이트를 밤새 뒤졌으나 생각처럼 정보를 얻기가 힘들었다. 수술에 관한 정보, 잘못된 편견들을 많은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수술 후 연예인들이 하는 뻔한 거짓말, “다이어트했다” “치아 교정했다” 등의 변명도 하기 싫었다.

내 블로그( http://blog.naver.com/feel72030/140107127844 )에도 수술일기를 쓰고 있지만 대중적인 월간지에 양악수술 체험담을 기고한다는 것은 연예인인 나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양악수술을 단지 예뻐지기 위한 ‘성형’ 목적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부정교합, 악관절로 음식을 잘 씹지 못해 위장 장애를 비롯해 다양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또한 부정교합 때문에 잘 씹지 못해 그냥 삼키기를 반복하다 심한 위장 장애로 고생했다.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수술 3일 전
수술하기 전 술, 담배는 물론 건강보조식품도 먹어선 안 되고, 무조건 최상의 몸을 만들어야 한다. 엊그제는 잠자는 내내 수술하는 꿈만 꿨다. 잠을 푹 자고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야 하는데…. 평화방송 식구들이 기도해주고 신부님이 기도해주신다고 하니 힘이 난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목 베개를 사놓았다. 수술 후에 앉아서 자야 부기가 빨리 가라앉는데 그래서 목 베개가 필수란다. 이왕 하기로 한 수술, 맘 편하게 잘 준비해야겠다. 안녕, 내 얼굴~.



수술 직후 수술 시간만 3시간가량…. 비몽사몽, 마취가 깨면서 헛소리가 나오고 정신이 없다. 아내는 날 보자마자 울었다고 한다…. 정신이 없고 아프고 답답하다. 솔직히 수술의 고통은 ‘없다’. 마취에서 깨어나면 수술이 끝나 있는 상태다. 수술 직후의 느낌은, 만취해 몸을 못 가누는 느낌? 거울을 보니 길고 긴 나의 턱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신기하다. 진통제 때문에 수술 후 고통도 참을 만하다. 씹지 못하는 고통에 비하면 수술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다.







수술 후 3일째
액체 종류의 음식만 먹고 있고, 조금씩 걷기 시작했다. 얼굴이 퉁퉁 부어 수박만 하고 입술은 명란젓이 됐다. 입이 고정돼 있어 국물을 마시는 것조차 힘겹다. 수술 부위에 피가 고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코에 피가 빠질 수 있는 호스를 연결해두었는데 지금은 뺀 상태라 한결 편안해졌다. 그래도 주사는 계속 맞아야 한다. 숨 쉬는 게 힘들다. 감기에 걸린 상태에서 수술을 했기에 지금도 콧물이 나온다. 그래서인지 더욱 답답하다. 가장 힘들었던 건, 호스를 콧구멍에 넣어 핏물, 콧물을 뺄 때 거짓말 안 하고 눈물이 한 바가지 쏟아졌다. 코 점막이 부은 상태여서 더욱더 힘들다. 아내가 곁에 있어 정말 너무 고맙다. 이럴 때 시간의 고마움을 느낀다. 솔로몬 대왕이 했던 말이 기억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수술 후 6일째
주삿바늘도 너무 오래 꽂고 있어서 양쪽 손 모두 핏줄이 안 보일 정도로 퉁퉁 부어 있다. 다행히 이제 주사는 안 맞고 약으로 해결 중인데 해열제, 진통제, 항생제, 위 보호제 등등 먹을 약이 너무 많다. 물로 된 음식만 먹으니 힘이 빠진다. 이틀 전 사골국물을 먹었는데 속이 부글부글, 설사병 때문에 힘이 더 없다.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지만 입을 못 움직이게 고정해두었기 때문에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수술할 때 왼쪽 코에 호스를 삽입해 콧구멍 안쪽이 많이 부어 있다. 콧구멍 부기만 가라앉아도 다행이련만. 이렇게 하루가 가면 내일 퇴원이다. 원래 수술하고 사흘 뒤에 퇴원하지만 아이들에게 시각적인 충격(?)을 줄까봐 입원 기간을 늘렸다. 산책이 부기 빼는 데 최고라는데, 집에 가면 열심히 산책을 해야겠다.



수술 후 7일째
드디어 집에 왔다. 오자마자 짐을 풀고 샤워부터 했다. 머리와 얼굴이 완전히 ‘노숙자’ 저리 가라. 일주일 정도 지나니 머리가 간지럽지도 않다. 간호사들이 내일부터 씻으라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살짝’ 씻었다. 어찌나 개운하던지. 아직까지도 짱구 같은 얼굴이다. 아이들한테 부은 얼굴을 어떻게 보여주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내가 이야기를 잘 해놨는지 아이들이 내 얼굴을 봐도 놀라지 않고 오히려 걱정을 해준다. 큰애는 밥은 어떻게 먹느냐며 계속 물어보고, 작은애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달려들어서 오랜만에 본 아빠를 반겨준다.






수술 후 8일째
아, 어제는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얼굴 윤곽을 팽팽하게 잡아주는 ‘땡기미’를 하고 잤는데 코가 막혀 숨을 잘 쉬지 못한 것이다. 새벽 4시쯤에 ‘오트라빈’이라는 코막힘에 좋은 약품을 뿌려서 다행히 아무 일 없이 밤을 보냈는데, 숨이 막혀 저세상으로 갈 수 있다는 게 이런 거구나, 온몸으로 느꼈다. 한데 의약품이라는 게 고통스러울 당시 뿌리면 좋지만 나중에 비염을 유발할 수도 있고, 함유된 성분 때문에 다음날은 더 붓는다고 한다. 그렇게 아침을 맞이하고 콧구멍에 물을 묻히고 면봉을 집어넣었는데 우와, 상상을 초월하는 피딱지들! 잠을 못 자서인지 온 종일 피곤하고 계속 설사만 나온다. 지금부터는 체력 싸움이다. 먹으면 바로 배출되니 먹을 수도 안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독자 여러분, 더러운 이야기만 해서 죄송합니다!)




수술 후 9일째
명란젓 같던 아랫입술도 점점 자리를 잡아간다. 한데 수박 같던 양 볼의 부기가 턱 쪽으로 내려앉아, ‘불독’ 같다. 간호사 말에 따르면 부기가 점점 밑으로 내려간다고 한다. 어떤 환자는 멍이 가슴까지 내려간다고 하는데, 나는 부기가 내려가는 중이다. 내일은 병원에 가는 날. 입을 조금 벌릴 수 있게 해준다고 하니, 기대! 이제 죽도 먹을 수 있는 건가? 사실 병원에서 국물로 된 건 다 먹을 수 있다고 해서 평소 좋아하던 사골국물, 조개국물, 하물며 추어탕 국물도 다 먹었는데 뼈저리게 느낀 건 역시나 국은 밥을 말아 먹어야 제맛이라는 것. 국물이 어찌나 물리는지. 수술 후 2주 동안은 유동식만 먹어야 하기에 병원에서 환자용 의료식품인 ‘그린비아’와 ‘베지밀’을 줬다. 하루에 2천kcal를 먹어야 하니, 베지밀만 먹는다고 가정하면 무려 18개. 헉, 물배를 채우라는 것이다. 물 종류만 먹어서인지 4kg이 빠졌다. 음식을 먹은 후 그대로 두면 염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수시로 가글을 해야 한다(수술 후 한동안은 양치를 못 한다). 일단 물로 일곱 번 헹구고(입안의 실밥이 터지기 때문에 살짝 좌우로 흔들고 뱉는 정도), 그다음 가글액을 세 번 사용한다.



수술 후 10일째
오늘 병원에 갔다. 그동안 이빨이 고무줄 4개로 묶여 있어 입을 쉽게 열지 못했는데 오늘은 입안 ‘장치’를 깨끗이 닦아주고 고무줄 2개를 빼고 입 벌리는 연습을 했다. 웃는 연습도 했다. 사실 어제 작은아이가 너무 귀여운 행동을 했는데 입이 아파서 웃지 못했다. 혼자 고무줄 끼는 연습도 했다. 열흘째인데 당분간 물로 된 음식을 더 먹어야 한다. 다른 것도 힘들지만 음식의 유혹도 만만치 않다.



수술 후 16일째
아내 말로는 옆모습이 ‘예술’이란다. 하지만 정면은 아직도….(하하) 얼마 전 선글라스를 낀 채 퉁퉁 부은 얼굴을 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가까운 공원에 산책을 나갔는데 사람들이 너무나 쉽게 알아보는 게 아닌가? 엇, 이게 아닌데…. 몰라볼 정도로 다이내믹하게 변신(?)했어야 하는데…. 수술 전 원장님에게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면 시청자들에게 위화감을 줄지 모르니 적당히 수술을 해달라고 말씀드렸는데, 막상 사람들이 쉽게 알아보니 이왕 아픈 거 꽃미남으로 변신할걸,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다. 이래서 성형중독이 생기나 보다. 이틀 전 드디어 죽을 먹었다. 죽이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야채죽, 전복죽 등 씹히는 죽은 아직도 금물이다. 흰죽만 가능하다. 아~ 전복죽 먹고 싶다! 그동안은 가글액만 사용했는데 이젠 애기 칫솔로 살짝살짝 이를 닦는다(잇몸 빼고). 국수도 먹었다. 물론 가위로 완전히 난도질한 면. 여전히 씹을 수는 없다. 그냥 꿀떡꿀떡 삼키는 정도. 그동안은 입안 ‘장치’들 때문에 발음이 정상적이지 않았는데 이제는 슬슬 대화가 된다.






수술 후 19일째
드디어 오늘 실밥을 뽑았다. 약간 따끔거리는 정도? 입 벌리기와 턱 내밀기 그리고 턱을 좌우로 미는 ‘연습’을 했다. 매 식사 후 10초간 3회씩 반복해야 한다. 수술 후 가장 중요한 것이 입 운동이다. 원래 자리로 되돌아가려는 근육의 습성 때문에 입 운동을 꾸준히 해야 표정, 얼굴 모양이 예쁘게 자리 잡히고 입도 잘 움직인다. 어느새 7kg이 빠졌다. 그전의 복부비만 몸매를 생각하면 즐거운 일이지만 체력이 점점 약해지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된다. 그저께 산책한답시고 찬바람을 맞아서 한기를 느꼈는데 아니나 다를까 몸살감기에 걸렸다. 수술을 앞둔 여러분, 체력 관리가 정말 중요합니다. 양악수술은 체력 싸움입니다!



수술 후 22일째
오늘부터는 3일에 한 번씩 입안에 있는 고무줄을 갈아야 한다. 고무줄이 늘어나거나 끊어지기 때문이다. 혼자서 해야 하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신기한 건 잇몸도 살인데 거기에 나사 여덟 개가 단단히 박혀 있다는 것이다. 아내한테 한번 만져보라고 했더니 깜짝 놀란다. 여하튼 고무줄을 능숙하게 거는 방법을 빨리 터득해야 한다. 고무줄을 걸다가 놓치기라도 하면 살이 얼마나 따가운지. 벌써 8kg이 빠졌다. 수술은 부기와의 싸움이다. 부기가 빨리 빠지는 분도 있지만 정말 오래가는 분도 많다. 호박즙을 한 박스 주문했지만 뭐니 뭐니 해도 부기에 좋은 건 걷기. 서서히 부기가 빠지면서 웃을 때 입꼬리도 올라가고 칫솔질도 조금씩 하게 되었다. 역시 시간이 해결해준다.



수술 후 42일째
드디어 위아래 잇몸에 박혀 있는 나사를 모두 뽑았다. 입안 ‘장치’는 2주 더 해야 한다. 점점 사람다워짐을 느낀다. 약해 보이는 잇몸에 나사가 박히고 고무줄을 걸고…, 그리고 구멍이 뚫려 있던 그 자리가 금방 아무는 것을 보니 사람 몸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게 된다. 나사 뽑는 것? 별로 아프지 않았다. 2주 뒤에 치아교정을 한다. 변해가는 모습에 슬슬 마음이 놓인다.






그리고 현재… 시간이 정말 빠르다. 수술 전 두려움 때문에 ‘고민의 늪’에 빠져 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두 달을 향해 가고 있으니. 지금은 거의 회복 단계이고, 치아교정을 준비하고 있다. 얼굴 부기도 많이 빠져 정돈된(?) 얼굴이 됐다. 덕분에 살도 10kg이 빠져 일석이조의 효과도. 아직 고기와 술은 먹지 못한다. 월드컵 행사를 한 군데 뛰었는데, 시민들 왈 “뭐가 바뀐 것 같은데…” 그 정도? 엊그제 동네 부동산 아저씨가 나를 보더니 “애가 둘인데 갈수록 젊어져?” 고백했다. 얼굴에 뭔가 했다고. 무엇보다 좋아하는 사람은 아내다. 장난삼아 뽀뽀를 했는데, 다른 남자 같다며. 하하. 주변의 반응을 요약해보면, 예전엔 빈티 나는 인상, 지금은 부티 나는 인상! 웃을 때 손을 가리고 웃었던 내가 드디어 콤플렉스에서 벗어났다. 보통 사람들은 양악수술을 통해 좀더 어려지고 좀더 예뻐지려고 하지만 이 수술은 주걱턱이나 부정교합 등 콤플렉스가 있는 분에게 적극 추천한다. 수술을 통해 콤플렉스를 극복해서 자신감을 갖게 되고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에서 해방될 수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끝으로 <우먼센스>를 통해 완벽히 부기가 가라앉은 상태는 아니지만 정리정돈(?)이 돼가고 있는 나의 얼굴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바이다. 저 이렇게 변했어요~.


출처:우먼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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