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만나서 은행에 들렸다가 피부과에 갔다가 친구는 가고 저와 냉면을 먹으러 갔는데 제가 화장실을 갔다오니 가방속에 든 물건을 모조리 꺼내 놓고 있더라구요 왜그러냐고 물었더니 "엠피가 없어"라고 말하더라구요...... 너무 놀래서 제가 다시 찾아봤지만 여전히 없더라구요 남친은 저를 두고 엠피를 찾아봐야겠다고 미안하다고 금방 전화한다고 하고 나가버렸습니다. 저는 냉면 두그릇을 앞에 놓고 울컥 했지만, 아끼는 엠피를 잃어버린 마음을 생각하니 꾹 참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꿋꿋하게 앉아서 냉면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비온다.비"하더라구요. 세상에 하루종일 맑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오더라구요
저는 꿋꿋하게 냉면을 먹고 유니크로로 돌아가서 엠피를 잃어버렸다고 찾게 되면 연락해달라고 하고 남친을 기다렸습니다.
10분뒤 등장한 남친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모습이였습니다.....ㅠ 머리와 옷은 땀과 비에 흠뻑 젖어서 길잃은 똥개같아보였습니다. 10분만에 은행이랑 피부과까지 다뒤졌다고 하더군요...ㅠ
쉽게 잃어버린 장소를 떠날수 없어 넋을 놓고 있다가 남친이 배고프다고 해서 햄버거를 먹는데 부산 서면쯤인 것으로 추정되는 전화가 오더라구요 남친은 완전 기대에 부풀어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 온곳은 "유니크로!" 그쪽에서 하는 말은........"알바구하신다고 전화번호남기셨나요?" 남친을 두번 죽이는 짓이였습니다.
결국 저희는 데이트를 포기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남친은 몇일뒤 핀리핀으로 공부하러 떠납니다. 이제 몇일 남지 않아 데이트를 할 시간도 없는데 이렇게 하루를 버리니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더 마음이 아픈건 남친이 너무 풀이 죽어버려서 불쌍해죽겠다는 겁니다.
"다시는 귀에 꼽는거 안살꺼야,,약속할께", "혹시나 찾을수 있을까봐 자꾸 기대하게되....ㅠ" 정말 불쌍하더라구요. 엠피샀다고 소리바다결제하고 그안에 같이 찍은 사진 넣었다고 신나하던 그아이가 이렇게 슬퍼하게 되다니.. 저도 너무 마음이 아프고 신경이 쓰이네요.
아이팟을 사기전에 제가 쓰던 엠피를 준다고 했었는데 몇일 미루다가 결국 남친이 새로 샀는데. . 그때 그냥 제 엠피를 줄껄...하는 마음에 저도 왠지 모르게 죄책감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