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야간알바를 다니고 있습니다. 이번엔 어제 있었던 사연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이번 사연은 더러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제도 전 매장에 들어온 물품들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절반쯤 치웠을까, 냉장고로 소주를 옮기던 중
어이쿠 소주박스를 떨어뜨렸습니다. 그리고 와장창하며 개발살난 우리 소주병님들. 순간 눈앞이 아득해지며 우주여행을 하고 온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깨진 소주병의 수는 20병중 무려 13병. 개당 1200원이니 값으로 환산하면 15,600원이란 거액이였습니다. 전 피눈물을 흘리며 떨어진 소주박스를 치우려는 순간 바닥에 흥건히 젖어있는 소주들을 보며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아, 아까우니까 이걸로 매장청소라도 한번 해야겠다. 알코올이니까 소독되겠지?"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했고, 이내 실행에(!) 옮겼습니다. 약간 끈적끈적할것같았지만 그런 것 없이 매장은 깨끗히, 정말 깨끗히 청소되었습니다. 역사상 이렇게 깨끗한 바닥은 처음 볼정도로 깨끗했습니다. 광이 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였습니다. 기분이 좀 묘~해진다 싶더니 이후에 들어오는 손님들도 멀쩡한 얼굴로 들어오더니 묘~한 얼굴로 나가버리는 겁니다. 저는 뭐지 하다가 이내 깨닫고 말았습니다. 환기를 안했습니다. 저는 15병의 증발한 소주 알코올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고 손님들 또한 예외없이 알코올을 들이마시고 있던겁니다. 저는 잽싸게 매장 문을 열고 환기구를 풀로 돌렸지만, 저는 취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날 저는 편의점 시재점검을 하면서 2만원이라는 아름다운 펑크를 냈고 날려버린 소주까지 합쳐 35,600원이라는, 쉽게 말해서 하루일당을 그냥 날려버렸답니다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