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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초이 삼촌 입니다.
자주 올린다는 약속을 했는데 또 시간이 이렇게 흘려 보렸네요...
죄송합니다.
정말 신중히 기억을 더듬고 써야하는 부분이라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만큼 이번 이야기는 진지 하고 씁쓸합니다;;하하
다음 편은 하루 이틀 안에 올라올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늘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하노이에서 한달 동안 있었던 실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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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갈 날입니다.
6개월간의 하노이 생활을 마치는 날.., 그리고 나나와 기약없는 이별을 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슬프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빠른 시일에 돌아 올 수 있다 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죠.
왠지 모르지만 그럴 거 같았습니다.
그동안 정들었던 현지 사무실 직원들과 작별인사를 했는데 그게 더 아쉬웠습니다. 친구들이 선물도 바리바리 싸서 주고 몇몇 직원들은 울기까지 해서 그 동안 더 잘해줄걸 하고 후회했습니다. 하하.
아 제가 나나를 만난다고 이야기를 그때 처음 했습니다. 그러니까 직원들은 울음을 그치고
“아, 조만간 다시 돌아오겠네.”
“난 또, 이제는 영영 안올줄 알았지.”
“선물 돌려줘!”
라고 한마디씩 하면서 각자 자기자리로 돌아갔습니다.....
뭐야 이녀석들...
어쨌든 그동안 감사했던 직원들과 모든 근처 친구들에게 아쉬운 작별 인사를 건내고, 나나가 있는 커피숍으로 갔습니다.
나나는 알바를 마치고 제가 끝날 때 까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나나가 울면 어쩌지? 너무 슬퍼하면 어쩌지 하고 걱정을 했엇습니다만...
저언혀어 그런 기색없이 평소대로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저를 맞이 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근처 베이커리 가게를 가서 간단한 음료를 마시면서 앉아있었습니다.
나나는 부끄럼이 많아 사람들 많은 곳에서는 손을 잡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내내 제 옆에 앉아 제 손을 잡고 앉아있었습니다.
왠일이야? 손을 다 잡고? 사람들도 있는데
나나 : 마지막 날이니깐...
그 마지막이라는 말이 갑자기 가슴 한켠에 찌릿하고 들어왔습니다.
초이: 무슨 말이야. 그런 말 하지마. 난 다시 돌아올거야
나나는 그 말을 듣더니 정말? 하고 한번 되물었습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었고 나나는 새끼손가락을 내밀었습니다. 새끼를 걸고 이리저리 장난을 치는게 나나는 재밌다는 듯이 꺄르르 거렸지만 전 그때 그 어떤 때 보다도 진지 했습니다.
나나가 아! 하더니 가방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냈습니다. 편지 였습니다. 저의 이름이 적혀있는 손바닥 만한 핑크색 편지지에 빼곡이 무언가가 적혀 있었습니다.(편지를 공개 할까 했는데 저번 카드와는 달리 프라이버시가 있는 관계로 자제하겠습니다.)
내용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당신을 만나서 너무 기뻣어요. 한국에 돌아가면 꼭 연락해 주세요.
그리고 나를 절대 잊지 말아요.
나도 절대로 당신을 잊지 않겠어요.
편지를 받는걸 상당히 좋아하는 저로 썬 너무나 고마운 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를 절대 잊지 말아요.” 라는 말이 조금 거슬렸지요. 그래서 “이런 말은 왜 쓴거야?” 라고 물었더니.
“그냥 혹시나 하구...”
나는 그런말 하지 마라고 내가 왜 널 잊냐며 핀잔을 주었고 나나는 그저 오케이오케이 하면서 헤헤 웃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 쓴 표정이 꽤나 신경 쓰였습니다. 저는 그때 그냥 ‘에이 아쉬워서 그렇겠지. 또 올텐데 뭐.’ 라며 별거 아닌 듯 넘겨 짚었습니다.
근데 편지에 그 흔한 좋아한다 사랑한다 라는 말이 한마디도 안적혀 있는겁니다. 평소에는 그렇게 입에 달고 살더니... 그걸로 또 핀찬을 주었더니 아무 대꾸도 하지 않은체 멍하게 앉아있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그럼 입술 마크라도 찍어서 줘 라고 했더니 알았다면서 립스틱을 꺼내서 입에 한번 칠한 후 편지에다가 콕 찍어 주었습니다.
마음에 안들었던지 세 번이나 찍었었습니다. 하하하
난 마음에 들어서 편지를 고이 접어 가슴에 앉았고 나나는 그걸 보며 베시시 웃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둘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이야기 나나의 취직 이야기 나나 가족사 나의 가족사 등등
그동안 몰랐던 서로의 이야기를 서로에게 들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공항으로 가야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나나는 저를 공항까지 바래다 주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저도 원하지 않았구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나나를 나나 집까지 데려다 주지 않았습니다. 나나도 그걸 원하지 않았거든요.
우린 우리가 처음 만난 그 커피숍 앞에서 인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커피숍 까지 조금 씩 가까워 지는 것이 싫어서 일부러 걸음을 늦추었습니다. 나나도 제 발에 맞춰서 천천히 걷기 시작했구요. 둘이 무슨 말을 하진 않았습니다.
나나는 나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을테고
저는 나나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굳이 무슨 생각 하냐고 묻진 않았습니다. 그렇게 믿고 싶었어요.
그리고 저의 머릿속엔 온통 어떡하면 빠른 시일에 돌아 올 수 있을까 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러다 커피숍이 가까워 지고 나나는
“가요, 이제.”
라는 짧은 말과 함께 손을 흔들었습니다.
어찌보면 되게 무심해 보일 수 있었고 내일이라도 만날 듯 안녕이라고 하는거 같았지만, 전 알수 있었습니다.
나나는 지금 울고 싶은걸 억지고 참고 있다는걸 말이죠.
보내기 싫은걸 억지로 보낸다는 걸 말이죠.
저는 나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습니다.
“잘 있어 라는 말은 하지 않을게”
나나는 고개를 들어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다녀올게.”
나나는 오케이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전 천천히 뒷걸음을 걸었습니다. 나나는 그런 저를 아무말 없이 바라 보았구요.
우린 그렇게 서로 바라보면서 멀어지다가
제가 모퉁이를 돌면서 나나의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호텔에서 짐을 가지고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공항가는 내내 마음은 무겁지 만은 않았습니다. 아까 썼다 시피 저는 빠른 시일에 돌아올것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한국을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집에 도착해서 여정을 풀고 침대에 누웠어도
제 머릿속은 온통 나나 생각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이런 이쁘고 어린(중요)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것을 빨리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습니다.
가장 친한 동생놈이 집을 쳐 들어와 자고있는 저를 깨웠고, 그때 때마침 나나에게서 영상 통화가 왔습니다.
나나와 그 동생놈과 짧은 인사를 하고 우리의 약간 닭살 멘트에 동생은 기겁을 했습니다.
“누구야? 여자친구?”
저는 숙쓰럽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완전 어려보이는데 몇 살인데?”
저는 숙쓰럽게 손가락을 3개를 펴 보였습니다.
“세살 어리다고? 말도안돼 완전 동안인데.”
저는 또 숙쓰럽게 옆에다가 2를 갖다 붙였습니다.
“....스물 셋?”
끄덕
“이 형.. 완전 쓰레기네.”
어허 형한테 쓰레기라니! 라고 동생 녀석을 쥐어 박았어도 기분이 나쁘진 않았습니다. 역시 나나는 이쁘구나 사람들이 부러워 하는구나 라고 생각 했죠.어깨가 으쓱 거렸습니다. 그리고 나나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건 그때 뿐이었던거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것에 다들 기뻐했지만 그 사람이 베트남 인이라는 것에는 반응이 “왜?” 였습니다.
거리가 먼데 괜찮겠냐, 장거리는 힘들지 않냐, 내가 장거리 해 봐서 아는데 헤어질꺼다. 근데 넌 최장거리 아니냐. 힘들꺼다. 근데 왜 베트남이냐? 진짜 진지하게 사귀는거야?
뭐 그래 니 맘이 그렇다면. 축하해 어쨌든.
이런 분위기.
괜찮아요. 괞찬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누굴 만나면서 호들갑 떨어본적이 없어서 사람들이 어색해서 그럴수도 있지요. 놀랬을수도 있고. 팔불출 같아 보일수도 있었겠지요. 그렇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너무 자랑을 했나봐요 하하하
근데
베트남 현지 처 만들었네?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뭔가 머리로 맞은듯한 느낌을 들었습니다. 뭐지? 이사람은 왜 나한테 이런말을 한거지? 이사람은 얼마나 나를 잘 알길레 그리고 얼마나 자긴 잘나서? 아무리 가벼운 농담식이어도 이런 말을 건낸거지? 라는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집었습니다. 진짜 미친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고 너무나 화가 났습니다.(그때 저한테 말씀하신 그분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죄송합니다만 정말 전 진심으로 어이가 없었고, 너무 화가 났습니다.)
마음에 너무나도 큰 상처가 되었습니다.
갑자기 나나가 걱정되기 시작했지요.'내가 들어도 이렇게 속상한데 만일 나나가 들었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그 이후로 전 나나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습니다. 또 그런 말 들을까봐요. 혹시나 그게 또 나나의 귀에 흘려 간다면 나나가 얼마나 실망을 할지 가늠하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나나는, 한국을 정말 좋은 나라로 알고 있는데, 한국은 나나를 좋은 나라 사람으로 알고 있지 않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을 아꼈습니다. 어딜 가든 누굴 만나든 나나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가끔 나나를 알고 있는 친구들이 이야기를 꺼낼때면 “거기까지 하자.” 라고 제지를 시켰습니다.
그러던 중에 부모님과 통화를 했습니다. 어머니는 혼기가 찬 저에게 어김없이 만나는 여자는 없냐고 물어보셨고, 또 같은 반응이 나올거 같은 느낌에 저는 그냥 얼무어 버렸습니다. 어머니는 말씀하셨습니다.
“외국에라도 좋으니까 좀 만나.”
아, 뭔가 좋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부모님은 꽤 저를 믿고 계셨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여자라면 반드시 좋은 여자일 것이다 라는 말씀을 자주 하고는 하셨죠? 조금 용기를 내 보았습니다.
초이 : 진짜 외국인도 괜찮아요?
어머니 : 뭔가 이상하네? 누구 만나는 거여?
아니 그런건 아니고... 솔직히 말씀드리지 못하는게 너무 죄송했지만 그래도 살짝 떠 보기로 했습니다.
베트남에 괜찮은 여자들 많던데...
잠시간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어머니는 정색한 목소리로 말씀 하셨습니다.
그런 말 하지마.
충격은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쿨하게 인정해 주실수 알았습니다만 역시나 하는 반응. 그래도 설득을 시도 해 보았습니다.
베트남 사람들 어머니가 생각하시는 것과 틀리다. 엄청 부지런 하고 착하고 그리고 똑똑하다. 내가 6개월 동안 지켜 보지 않았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베트남 사람에게 꽤나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많은 거 같다고요.
하지만 어머니는 눈 하나 깜짝 안하셨습니다.
시골에 시집온 베트남 처녀들을 예로 들면서요. 저희 시골에 베트남 처녀와 결혼한 10커플 중 9 커플이 헤어졌거든요. 여성분들이 도망을 갔지요. 허나 그건 옛날 이야기고, 그런 친구들은 베트남에서 공부에 취미 없고 남자 하나 잘 잡아서 돈 뜯어내자라고 생각하는 소수의 여성분들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많이 없어졌다고 보여지고요.
왜냐하면 그때의 베트남과 지금의 베트남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게 발전했거든요. 하노이만 봐도 그랬지요. 학구열이 너무 높고 열심히 일해서 정말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설명을 해 드렸죠. 제 친구들은 다르다고, 어머니가 생각하시는 거랑 다르다고요. 저는 진짜 살다 왔잖아요?
하지만 어머니는 단호하셨습니다.
“엄마는 알아. 베트남은 아니야.”
어머니 말씀으로는 저희 노총각 삼촌에게 누가 베트남 교사 분을 소개 시켜준다고 했더군요. 근데 삼촌이 그렇게 말씀하셨답니다.
“자존심이 있지, 내가 왜 베트남 여자를 만나냐?”
할말이 없었습니다....
더 이상 말하고 싶지도 않았구요.
저희 삼촌은 정말 좋은 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의 생각으로는 자존심 까지 운운해 가며 베트남 분을 그런식으로 판단하실 정도는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인종차별이 이렇게 심하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힘없이 전화를 끊었습니다.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나나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하지 않을 것이라구요. 물론 나나와 만나는 것이 자신이 없어졌다거나 현실의 벽에 막혀 포기하고 싶다거나 그런 생각이 든 것은 전혀 아닙니다.
저라고 그러고 싶었겠나요? 전혀 아니지요. 얼마나 이쁘고 착한 친구인데 그러고 싶진 않았죠. 너무 자랑하고 싶었죠.
하지만 주위의 시선은 제 생각과 너무나 달랐습니다.
솔직히 전 나나가 베트남 사람이던 일본사람이던 중국사람이던 아무런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저 그 소녀 그 자체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주위의 판단이란 참으로 어이없으면서도 가슴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전 생각했습니다. 우리 둘만 좋으면 됬지 뭐. 제가 좀 더 노력하면 이런 문제는 없어질 꺼라 생각 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결실을 맺게 된다면 그런 말들이 쏙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 했지요.
그래서 전 나나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불안하지 않게 매일 같이 문자하고 매일같이 전화하고.
매일 밤 마다 한국어도 조금씩 가르쳐 주고 있었습니다. 한국으로 오기 전에 나나에게 기초 한국어 책을 사 주었거든요. 예전에 나나에게 했던 약속인 한국어 가르쳐 주기 와 매일 같이 연락하기 모두 어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늘 있었던 이야기도 하고 내일 해야 할 이야기도 하고, 나나의 새로 시작된 학기 이야기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저의 계획 등등 그리고 시덥 잖은 농담들...
그리고 매번 전화 끊기 전 좋아한다 사랑한다....
그저 다른 커플들과 다를바가 없이 우린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렇다고 그러는 중이라고 혼자서 그렇게 생각을 했나 봅니다.
어느 날인가
나나의 답이 뜸해 졌습니다. 나나의 전화도 뜸해 졌습니다.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는 그런 말들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왠지 나나가 우리 처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이런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그렇듯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나나의 연락이 하나도 오지 않았던 날
그 날 밤 늦게 나나의 메시지가 왔습니다.
“나 할 이야기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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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기다려 주신 모들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기승전결이라고 하면 전 단계이군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궁금한게 있으시면 리플로 물어봐 주세요 (하노이 맛집같은거) 아는 선에서 최대한 도와 드리겠습니다^^
뭐 언제나 그렇듯 여기저기 퍼가셔도 상관없습니다. 제 이름만 올려 주시면 되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