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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사이다썰#10
게시물ID : soda_28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51
조회수 : 9577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6/02/14 19:5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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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잠시 공게에 좀 다녀와봤습니다. 공게 첫글이 베오베에 가서 기분이 상큼하네요.. ㅎㅎ
7년 전부터 오유를 눈팅하며 열심히 찾던 소재가 사실은 공포소재 였거든요. ㅎㅎ
특히나 조선시대 괴담 같은건 오싹오싹!! 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라
무척 좋아합니다. ㅎㅎ 대학시절. 저희 학교는 학생들의 80%인원들이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해오던지라..
 
비가 오거나, 번개치는 날이면 후레쉬랑, 이불 같은거 둘둘 뭉쳐서 덮어쓰고 형님들 방에 뛰어가서
무서운 얘기 하면서 놀자고 떼쓰고 했거든요. 그때마다 형님들이 귀엽다고 군대시절 귀신얘기나, 할아버지 할머니시절 이야기..
동아리 방 전설.. 파네라이 시계모임가서 만났던 분들 통해 들은 도시전설 등등...밤새도록 이야기하고 놀곤 했습니다. ㅎㅎ
 
사이다 소재는 제 성격상 늘상 벌어지는 일이라 가장 소재가 많겠지만,, 공포이야기도 소재가 무궁무진 하긴 하지요..ㅎㅎ
외갓집 특성상, 무속인이나 불교관련 이야기까지 하여.. 집안이 원채 특이한 집안이라..친가쪽 역시 할아버지 직업이나, 아버지 직업부터...ㅎㅎㅎ
 
가끔씩 생각날때 공게를 들려볼까 합니다..ㅎ
 
이번에 사이다썰은, 군인들의 연례행사 "전장비" 관련하여 써보려 합니다. 이게 사이다가 될 수 있을진 모르겠으나..
그럼 시작해 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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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는 전장비라는 시기가 있음. "진지공사" , "정장비". 군인들에게는 떼낼래야 떼어낼 수 없는 인고의 시간..
진지 공사는 여러분도 군시절 전설을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천지창조의 순간. 인간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시기임.
삽질을 해서 산을 만들었다니... 하루만에 산 하나를 민둥산으로 만들었다던지... 나무를 흔들어서 뽑아내는 이야기는 거짓말 같겠지만,
30-50%는 실화가 존재하고, 대부분이 군생활하며 목격할 수 있는 위대한 이야기 임.
 
진지공사때는 본인에게 특별한 추억이 없음. 있었다면, 첫번째 춘계 진지공사를 경험했을때, 알토란 같던 후임들이 연속으로 2명이 들어왔던 추억..
그때가 본인이 상병 1호봉 시절이었음. 소식도 못들었건만... 진지공사 후 복귀하는 차량에서 분과에 후임들이 새로 와있다는 간부의 통화를
엿들었을때... 본인도 모르게 악셀에 힘이 들어가고... 시속 80km로 속도를 올려서 복귀했다는....맞선임은 옆에서 찐따새끼 ㅎㅎ 하면서 비웃고..ㅋㅋ
 
맞후임과, 아들을 동시에 받았던 그때 기분은 군생활 중 가장 기분좋았던 하루가 아니였을지..ㅎㅎ
동시에 본인의 소울브로 맞선임도 아들을 받은 날이기도 함. ㅎㅎ 내 맞후임이 맞선임 아들. ㅋㅋㅋ
 
전장비는 후임병시절 한번 경험했고, 본인이 상병 5-6호봉때 맞선임과 함께 분과를 이끌었었고...ㅎ
 
8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후임병시절 당시 분대장이 잡아놓은 체계 때문에. 후임병들은 정비에 참여할 수 없었고, 잔심부름이나 하면서
선임들 짜증을 다 받아내야 했음.
 
아.. 전장비가 뭐냐하면.. 군대에서 제일 중요한게 전투력 아니겠음? 물론 병사들의 훈련 숙련도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것은
전투장비의 점검 상태임. 총이 잘 수입되어 있고, 고장나지 않는게 현대전에선 가장 중요한거 아니겠음.
포병들은 물론 포가 잘 정비되어있고, 위장 페인트가 잘 칠해져 있어야 하고. 운전병들은 당연히 자동차 정비상태가 가장 중요한 거임.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그렇게 몇달전부터 심혈을 기울여 전장비 준비를 하고, 전장비 날짜가 되면 사단에서 쭈욱 검사를 함.
그 시기가 몇일정도 걸렸던걸로.. 이 전장비 행사를 지나고 나면, 한해 군생활의 반이 지나갔다 해도 될만큼 당시 우리 포병에게는
중요한 행사였음.
 
과거 선임병들이 주도했을 당시는, 정말 할일이 없을때 정비를 했음. 군대에서는 그날그날 배차가 나는 차량이 있는데.
예를들어 당시 우리중대 차량이 8대가 있었다면, 오늘은 1호차. 내일은 5호차 등등.. (번호는 내 임의로 넣은거임. 왠지 군사기밀 같아서. ㅋㅋ)
그럼 해당 배차된 차량이 움직이기 하루전날 부리나케 정비를 하는 식이였음.
 
당시 엄밀히 보자면, 우리는 대대소속 운전병이 중대로 파견나온거나 마찬가지임. 원칙상.
실제 우리의 상관은 대대의 수송관님이셨지, 중대 간부들이 아니라고 할까? 왜냐면...수송부 관련 업무에 있어서는 어떠한 간부도 신경쓰지
않았고, 모두가 수송관, 정비관님께서 지시를 하달 하셨고, 분대장들이 자체적으로 업무를 편성하여
중대에서의 하루를 보내는 식이었으니까..
 
하루 일과를 시작하면, 전 중대원들 모아놓고 작업 편성을함. 간부들이 오늘은 탄약고 청소를 한다. 인원 15명 필요하다 하면
인원모으고, 사격장 보수공사한다. 인원 6명!! 진입로 보수 7명!! 등등...이런식으로 인원을 뽑았음.
그럼 우리 수송부는? 간부들이 물어봄.
 
간부: "금일 수송부는 계획이 뭔가?"
 
선임들: "차량정비 입니다!!"
 
간부: "인원 몇명 필요해?"
 
선임들: "(눈치보며...)음...6명 입니다. (수송부 전인원 13명)"
 
간부: "무슨 정비를 하는데 6명이나 필요해? 4명만 빼고 나머지 인원 이쪽으로 넘겨."
 
선임들: "네!"
 
어찌보면, 그런 분위기 였기 때문에 후임들에게 정비를 가르쳐주지 않은 걸지도...
그리고 포병들 작업에 지원된 수송부 후임들은 다른 동기들보다 더 눈치보며 일해야 했음. 포병들이 은근히 운전병들을 남의식구
취급했기에..
 
(여기서 잠깐 본인과 맞선임이 선임병이 되었을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한번 비교해 보겠음.)
 
간부: "금일 수송부는 계획이 뭔가?"
 
나: "차량 정비 및 산악 운전 훈련입니다."
 
간부: "인원 몇명 필요해?"
 
나: "다 필요합니다."
 
간부: "야. 니네 수송부 인원이 13명인데 그 인원이 다 필요하냐?"
 
나: "얘네들 운전병입니다. 운전병이 운전 연습 게을리하고, 정비 게을리하면, 훈련나가서 사고나면 그책임 누가 집니까?"
 
간부: "그래도..."
 
나: "아...운전이 숙달되고, 정비도 다 알고있는 인원은 작업참여 가능합니다. ㅇㅇ상병님(맞선임). 저랑 오늘 일과함 뛰어보지 말입니다? ㅎㅎ"
 
맞선임: "그럴까? ㅋㅋ"
 
간부: "야...너네같은 고참들이 작업들어오면 작업효율 떨어져. 일병 이하로 투입시켜."
 
맞선임: "얘네들은 지금 죽자고 운전연습 시켜도, 훈련때 어리버리 탑니다. 그때되서 우리애들한테 욕안할꺼 아니지 않습니까?"
 
나: "정 그러시면, 대대에 연락해서 수송관님께 여쭤보겠습니다. 부대 병사들 생명걸고 훈련나가는 우리 애들. 작업이 중요한지
      훈련이 중요한지."
 
간부: "......그래...수송....니네들 얼마나 잘하나 한번 지켜본다. 수송부 작업 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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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차이가 있었음. 그러면 우린 성실히 수송부 일을 했나? 하면.... 그렇지 않았음.
매일매일 작업을 열외하고 차량을 뜯어고치다 보니...더이상은 정비할 부분이 없었기 때문....;;; 그때면 본인과 맞선임은
가까운 언덕에 누워서 후임들 일하는걸 감독했음. 일병 1호봉인 본인의 맞후임이 밑에 이등병들 데리고 정비연습.
 
그냥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시키는거....ㅋㅋㅋ 정비할게 없으니까... 아니면, 이등병들 가위바위보 시켜서, 대대로 올려보냈음.
가서 수송관님이랑 정비관님께 좀 심도있는 교육 받으라고...대대에 가면 선임들이 없어서 애들이 마음이 편한걸 경험상 알고있기도 했음.
그냥 소풍 보내주는거였음. 대대는 일과시간에도 PX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었음.
(후임병 시절 대대에 한번도 못가본 맞선임과 본인은 한을 그렇게 풀었음..)
 
그옆에서는 이등병인 본인의 아들이 열심히 트레라를 차량에 걸고, 후진 주차연습을 했음. 사고가 나는지 안나는지만 옆에서 지켜만 봤음.
정비하다가 정말 모르는게 있으면 그때는 맞선임이 출동했고..
 
대부분의 업무지시는 일병1호봉인 맞후임을 통해서 시켰음. 왜냐하면...짬밥차이가 많이 나서..내가 전역하면 맞후임이 바로 분대 왕고가 됨.
미리 애들 끌어가는 연습을 시키는 중.... 애들한테 지시하는 목소리가 작거나, 버벅거리면 본인이 언덕위에서 꾸지람을 줬음.
 
나: "얌마. 발음 정확하게. 쟤네들이 잘 알아듣도록 또박또박 말해. 쟤네들 입에서 잘못들었습니다. 소리 나오면, 니놈은 오늘 샤워장에서
      내 비누를 줍게 될거야."
 
맞후임: "헤헤헤...넹...."
 
나: "좋아하는거 같은데? 야!!! ㅇㅇ상병(맞선임). 니 아들 게인거 같어!!!!"
 
맞선임: "다들 주댕이 닥쳐라....찐따새끼들.....쯧쯧쯧..."
 
내가 생각하는 선임은 딴거 없었음. 가장 중요할때 애들 대신해서 책임져주는거. 그거만 해주면 일은 애들이 다 알아서 잘할거라고 믿었음.
옆에서 이거저거 잔소리 하면, 후임병들 주눅들어서 일을 더 못함. 얘네들 다 20살 이상 성인들인데, 까짓 군대 작업 하나 못할까 싶었음.
 
일과가 매일 이렇다 보니. 당연히 포대 간부들은 맞선임과 본인...우리 수송부를 어떻게든 물어 뜯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음.
그리고, 전장비라는 행사는 그런 우리 수송부에겐 시험대에 올라야하는 순간이 된 거임.
모든 포대원들이 전장비 1달 전부터 미친듯이 포를 분해하고 닦고, 기름치고, 위장페인트 새로 칠하고, 비오는날 비맞아 가면서
작업할때...
 
맞선임과 나는 박스카(지휘통제 차량) 안에 PX에서 사온 과자나 햄을 벌려놓고, 후임들 먹이면서 놀았음. 비오는 날은 귀신얘기 하면서...
(물론. 난 PX음식 안먹음)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전장비가 시작되었음. 사단에서 수송관님과, 정비관님을 대동하고 직접 우리중대로 검사를 하러 오심.
사단 검사관이 수송부 차량을 보시더니, 깜짝 놀랐음. 척 봐도 상태가 광이 번쩍번쩍 난다고 함.
수송관님이 흐뭇해 하셨음. 얘네들이 우리 대대에서 제일 일 잘하는 용사들이라고. 제일 먼저 보여주러 오셨다고 함.
 
그렇게 전장비 첫날. 우리는 그냥 합격판정 받고. 끝이나버렸음. 수송관님이 특별히 치킨을 사다 주셨고,
나머지 포병들 미친듯이 눈치보고 뛰어다니는 그곳에서 수송부는 후라이드 치킨을 뜯었음. 후임들이 특히 보람차 하는 모습이 보기좋았음.
 
나: "ㅇㅇㅇ이.(맞후임)"
 
맞후임: "네."
 
나: "수고했다. 혹시 포상휴가 나오면 니꺼다."
 
맞후임: "아닙니다. ㅎㅎㅎ"
 
맞선임: "그럼 나줘 아들."
 
나: "좀 닥쳐주세요."
 
참 대단하게도...자뻑인가...우리 중대 수송부는 사단 전체에서 1등 결과를 받았음. 당연히 포상휴가 및 외박, 짜장면, 치킨 등이 내려왔고.
우리 포대는, 전장비 1차 점검 실패로 2차 재평가를 받아야 했음.
 
포병들이 재평가 준비로 미친듯이 달릴때, 우리는 생활관에서 휴식을 취했음.
그걸 못마땅해 하는 보급관이 있었음.
 
보급관: "야. 수송. 니네들 여기서 쉬지말고, 중대원들 좀 도와주지?"
 
나: "저희 인원 13명 입니다. 우리 중대 수송차량 9대지 말입니다. 우리 포대 포가 6개입니다. 포병인원 78명이지 말입니다."
 
맞선임: "와!!! 그럼 포 한대에 몇명이 달라붙어 있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
 
나: "전투 준비는 매일매일 준비하는 겁니다. 군인은 맡은바 보직에 맞게 최선을 다하면 된다 봅니다. 포닦는건 우리 보직이 아니지 말입니다."
 
맞선임: "야. 우리 이참에 부사관이나 할래? ㅋㅋ"
 
나: "시끄럽소."
 
보급관: "부들부들...."
 
우리의 선임들도 물론 열심히 했지만, 전장비때 그냥 평타 겨우 찍었음. 우리는 사단 1등을 했음. 맞선임과 본인은 그들이 틀렸고 우리가 옳았다고
믿게된 하루였음.
그뒤로 간부들은 수송부 일에대해 일체 참견을 못했음. 수송관님과 대대장님이 맞선임과 본인의 끼를 인정해 주셨기에 가능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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