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있었던 이해찬 전 총리와의 간담회에서 세종시의 디자인과 거기에 담긴 철학에 대한 얘기를 잠시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해찬 총리의 설명은 세종시를 전혀 새롭게 보게 만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세종시는 한국 도시건설의 새역사였습니다. 참석했던 블로거들이 왜 이런 걸 적극 홍보하지 않았느냐는 원망을 이해찬 전 총리에게 쏟아낼 정도였습니다. 며칠전 이 간담회를 다녀와서 정리해둔 포스팅이 생각났습니다. 뒤늦은 감이 있긴하지만 세종시 원안이 추진되어 다행이라며 축하하는 의미의 사진 한 장을 그중에서 골라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예상 외로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간담회에서 나왔던 블로거들처럼 트위터리안들도 세종시가 이런 도시인줄을 몰랐다는 찬사를 쏟아냈습니다. 세종시 트윗은 이날 수백개의 RT를 받아 그날의 핫토픽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내친김에 세종시에 대해 블로그에서 조금 더 소개볼까합니다. 1. 분권을 디자인하다
세종시는 세계 최초의 계획된 환상형 도시 구조라고 합니다. 이 말은 환상형 도시는 있으나 세종시처럼 계획적으로 환상형으로 건설되는 도시는 없다는 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계획적으로 환상형 도시를 만든 데엔 세종시 건설 철학이 있습니다. 도시의 중심을 비우고 주요 시설과 기능을 주변에 건설한 디자인은 세종시의 건설 취지인 분권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비워진 도심은 상업지구로 개발하는 다른 도시들과 달리 공원 및 녹지로 조성되어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합니다. 세종시의 공원 녹지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분당이 27%고 동탄이 24%인데 행복도시는 그 두배인 52%입니다. 녹지율이 높기로 유명한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도 37.6%로 세계적으로도 세종시만한 녹지율은 없다고 합니다. 2. 국민의 공복을 디자인하다
"세종시는 옥상에서 보면 정원예요" 이해찬 전 총리가 간담회에서 힘주어 했던 말입니다. 세종시는 행정청사 옥상을 시민들의 정원으로 만들어 하나로 연결되게 만듭니다. 트위터에서 대박친 사진도 바로 이 행정청사 사진이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엔 공무원은 시민의 발밑에서 일한다는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세종시의 정부청사 형태는 자체로도 랜드마크 기능을 수행합니다.
3. 도로에 지하철이 달린다.
세종시의 대중교통은 BRT체계입니다. 도로에 철도개념을 도입했다는 말은 도로에 버스만 다니게 하겠다는 말입니다. 애초에 충분한 도로만 확보할 수 있다면 지하철보다 BRT가 당연히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입니다. 세종시의 도로는 BRT주행로와 일반차도, 자전거 도로, 인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4. 지하에서 세종시를 관리한다
세종시는 상하수도, 통신, 전력, 쓰레기 등의 모든 도시 설비들은 지하공동구를 통해 연결합니다. 거대한 지하공동구는 모노레일을 설치해서 이동 관리합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세종시를 단순한 신도시로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세계 신도시 역사에 이정표를 세울 도시를 건설할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세종시 디자인을 정하면서 디자이너들과 몇달 간 함께 지내면서 토론하는 과정도 거쳤다고 합니다. 세종시를 건설하고나면 그 기술을 세계에 수출할 계획도 세웠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