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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가장 깊고 우아한 허무함과 공허함
게시물ID : history_287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명예황국신민
추천 : 1/17
조회수 : 120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8/26 23: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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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들어선다.


그러면 멀리서 일본어가 들려온다.


"오네가이시마스, 오네가이시마스"


정중하고 낮은, 무엇인가를 안내하는 남성의 목소리다.



그러면 나는, 내 안에서 일어나는 어떤 변화를 감지한다.


한국에서 '씨익씨익' 거리면서 살아왔던 다혈질적 오버 스팀이 '쉬이이이이익-' 깊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빠져 나가는 소리이다.


한국에선 '씩씩하다' '열정이 넘친다'라며 호평을 받은 센척이었겠지만, 일본에서는 그냥 사람들에게 불안함을 조장하는 민폐자에 지나지 않게 된다.


한국인 중에서 거기까지 일본 문화를 잘 알고 일본에 오는 사람은 소수이다.


알고 있더라도, '지기 싫어서', '가오가 안 살아서', 일부러 더욱 씨익씨익 거리며 여기저기 민폐를 더욱 발생시키는 촌놈들도 있다.



한국은 기독교를 받아들였고, 종교 인구의 주류가 되어, 사회 문화의 변화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지금까지 경제 성장 일변도로 직진 액셀만 밟아온 한국 사회의 분위기도 합세했다.


이러한 것들이 맞물려 '열정' '기쁨' '긍정' '역동'과 같은 것들이 사회의 분위기가 되어 한국의 캐릭터로 완전히 자리잡게 된다.


그렇지만 모두가 기독교를 믿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기독교인 모두가 그러한 개발 성장 신화식의 기독교를 믿는 것도 아니고,


원래부터 인구의 절반 정도는 무신론의 국가가 한국이다. '기쁨' '노오력' '열정' 같은 키워드들에 반감을 갖는다.


이들은 허무함, 공허함, 냉소를 표현한 '뭐 어쩌라고' '인생 뭐 있나' 같은 유행어를 만들어 사회에 유행시켰다.


'별거없죠?' 이 말이 사실상 인간의 지적 세계가 닿을 수 있는 가장 깊고 높은 차원의 깨달음인 것이 아닐까.



일본국이 본래 그러한 나라다.


일본은 내향적으로 인간 본래의 어둠과 허무함과 공허함을, 불안해 하거나, 무서워 하지 않고,


확실하게 인지하며, 깊이 그것을 인간의 가장 근저에 있는 정서로써 받아들인 나라다.


바로 그러한 의미에서, 일본은 '젠'불교의 나라인 것이다.



일본은 그렇게 인간 내면의 어둠을 받아들이며 힘을 빼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노력해 나가는 것이 국가의 기풍으로 잡혀 있다.


한국식의 강요된 '기쁨'이라든지 '열정'이라든지의 요소를 완전히 제하여, 마음에 불필요한 힘을 빼는 것이다.


그렇게 힘을 뺀 상태에서는 모든 감각이 당연히 예민해진다.


그 상태에서 말 표현 하나하나 가다듬고, 운전 매너 하나하나 가다듬고, 도로 포장 상태 하나하나 가다듬고,


디자인이나 정리 정돈 상태도 하나하나 정중하게 가다듬고, 일본 정원이나 꽂꽂이, 사무라이 칼 끝 하나하나 가다듬어


나가는 것이 일본의 국풍으로 잡혀 있다.



힘을 빼고 싶어도 강제로 국가와 사회가 불필요한 힘을 넣을 것을 강요하는 'Die나믹' 한국.


일본에 건너오면, 그런 '씨익씨익'한 삶이 전혀 불필요한 것이었음을 크게 깨닫게 된다.


그렇게 일본의 편안함과 평화의 섬세함을 깊이 체험하고 나면, 본국에 돌아가서 일상에 복귀하는 것에 당연히 어려움을 겪게 된다.



나도 그렇다.


일본국이 제조해서 판매하는 문화 일로폰을 복용하는 일뽕이라는 표현은, 솔직히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두유노우 따위 쓰레기 국로폰보다는, 너무나도 훨씬 더 순도가 높은 일본국의 일로폰은,


특히 서양 국가 등 중국과 조선만 제외한 전세계가 환자가 되어 있다.


그랬던 조선과 중국마저, 이젠 급속도로 이 일로폰의 환자가 되어가고 있다.



한국에서 한국인에 빡칠 때마다 복용해 왔던 일본 풍경 사진들.


일본 풍경만 보면 모든 스트레스가 싹 가시는 것은 왜일까. 


왜긴 왜야, 그 몽롱하고 깊은 어둠속의 편안함을 일로폰이라고 하는 것이다.



끊어야지. 끊어야지. 이 지긋지긋한 일본 풍경의 일로폰 이젠 정말 끊어야지.


한국 사회에서 한국인들과 부대끼며 '씨익씨익' 다혈질 스팀 만빵으로 올려서 경쟁하면서 살아가는 나도 만점 한국인인데.


일본을 왜 알아버려가지고 이렇게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너버린 것일까.



이젠 정말 끊어야 된다.


일본을 몰랐던 상태로 어렵지만 돌아가야 한다.

전세계 사기죄 1위 국가의 시민으로 또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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