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살이 많이 쪘다
내가 왜 굴러다니지 않고 아직도 이족보행을 하는지 궁금할 만큼
사실 많이 찌기 전에도 날씬하지는 않았다
쪼그만한 키에 가로로 넓은 나를 한사코 예쁘다고 해주는 남자친구가 있다
언제는 거리를 걷는데 꽃무늬 원피스가 잘 어울리는 여자가 지나갔다
'저 여자 옷 진짜 이쁘다!'
'그러게 자기한테도 잘 어울리겠다'
조금만 살 빼면 어울릴려나? 생각했다
근데 갑자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옛날에 한없이도 위축되었던 나
나도 이런 내가 싫은데 누가 날 좋게 보겠어 생각했던 나
그랬던 나였다면 거짓말이라고 생각했겠지?
아마 크게 화를 냈을지도 몰라
그랬던 내가 너의 한 마디에 자신감이 들어
환하게 웃으며 다이어트 해서 입어보겠다 말한다
'그래 그럼 내가 도와줄게!'
웃으며 말하고는 내 손을 꼭 잡는다
그리고 지나치는 명랑핫도그 가게
다이어트 한다고 방금 전 결심했는데도
먹는게 너무 좋은 나는 또 그곳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본 너는 말한다
'명랑하게 먹으면 0칼로리니까 저것만 먹자!'
그 말에 난 또 한번 너한테 반한다
명랑하게 행복하게 먹어서 0칼로리라면
너랑 함께 먹는 모든 게 살찌지 않을텐데
아마 점점 불어나는 내 살은 행복하게 먹는 음식때문이 아니라
알게 모르게 떠먹여주는 너의 진한 마음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