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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어제 인생 최고의 뻘짓을 했어요 ㅋㅋ
게시물ID : humorbest_2883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파요
추천 : 61
조회수 : 9252회
댓글수 : 1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7/22 14:47:17
원본글 작성시간 : 2010/07/21 04:19:36
너무 답답해서 풀 데가 필요해요 ㅜㅜ



전 새내기고

입학하고 몇달 안돼서

좋아하는 오빠가 생겼어요

나보다 일곱살이나 많았어요

잘생기지도 않았고 키도 크지 않았는데

왜 그렇게 좋았는지 모르겠어요


근데 겁이났어요 고백할 용기따위는 없었어요

나같이 못생긴 애를 좋아할 리가 없으니까


근데 계속 오빠랑 이야기하고 싶었고

그래서 장난으로

오빠 내친구 XX이는 어때요? 이쁘잖아요 사겨봐요

소개시켜줄까요? 하는 식으로

그런 장난을 쳤어요

그렇게 하면 말도 붙일 수 있고

또 내가 자길 좋아한다는 사실도 티가 안나리라 믿었거든요

제 사랑도 자존심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거든요


근데 몇달 전에 알았어요 그 오빠도 알고있었대요

내가 자길 좋아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네이트온으로 저를 갖고

장난을 쳤어요 그때 저는

그건 아니란 거 뻔히 알면서도

아 내가 좋아하는 거 알면서도 이렇게 장난치는 걸 보면

이 오빠도 내게 마음이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어요


전 모든 신경이 그 오빠한테 가 있었어요

세상 모든게 다 그 오빠랑 관련돼보였고

새벽에 네이트온 잘 들어오는 오빠때문에

늘 밤을 새면서 컴퓨터를 했어요 가끔 컴퓨터 앞에서 자기도 했어요

먼저 말을 걸 용기는 죽어도 없었으면서

그래도 혹시 말을 걸어올까 기대했던거에요

동아리방에 친구가 있으면 꼭 누구누구 있는지 물어봤어요

혹시 그 오빠가 있을까 해서요

남들은 상상하지도 못할만큼 그렇게

제 감정은 커져오고 있었던거에요


근데 어제

친구랑 장난치면서 네이트온에서 쪽지하다가

이야기가 나왔어요

저랑 그 오빠랑 쪽지하다가

오빠가 나 요즘 너무 외롭다고 

그러길래

그럼 XX이는 어때요? 라고 물어봤어요

그러니까 자긴 괜찮대요


그래서 그 친구에게 그 이야길 해줬어요 그 오빠가 너 마음에 들어한다고

우리 한번 장난쳐볼래? 이렇게

그 오빠가 한번 저가지고 질투를 유발하려고 장난을 친적이

있어요 그때 너무 얄미웠거든요

저도 그렇게 해보고 싶었던거에요


그래서 그애한테 오빠 저 어때요? 라고 쪽지를 보내게 했어요

근데 다른 친구가 말리더라고요 너 미쳤냐고

니가 좋아하는 사람인데 왜 그런 짓을 하냐고

그러다 진짜 엮이면 어쩌려고

근데 저는 진짜 엮어도 괜찮을 것 같앴어요 어차피 나한테 못올 사람이니까

차라리 다른 사람이랑 사귀어 버리면 포기하기 쉬울테니까

그렇게 쉽게 생각했던거에요


오빠가 답장이 왔대요

난 너 진짜 좋다고

지금 너네집 앞으로 찾아가면 믿어줄거냐고

나 내여자한테는 잘하는 사람이라고


근데 친구가 저보고 이렇게 물어요

어떻게 하지?

나.. 사귈 의향 있어..



아니라고 했었어야 했는지도 몰라요

근데 그 와중에도 쿨한척 한다고

니맘대로 하라고.. 난 괜찮다고

그리고


둘의 대화명이 같아졌어요 ㅋㅋ


아무말도 하고싶지 않았는데

눈물이 났어요 바로 다른 친구한테 전화했어요

1시간 가까이 통곡했어요

나 그 둘때문에 우는 거 아니라고

그냥 이제까지 노력해온 내 마음과 쏟아부은 내 시간이 

아까워서 우는거라고

내가 비참해져서 불쌍해서 우는거라고



그렇게 자기합리화 했지만 그래도

어쩔수가 없었어요

가슴이 찢어진다는 말 하잖아요 진짜 찢어지는 느낌이 났어요


오늘도 아무것도 못 먹었어요 입에 넣으면 토할 것 같아서

친구들이랑 기분전환하러 노래방 갔는데

왜 모든 노래가사가 다 제 이야기로 들리는지 모르겠어요

또 울었어요



가슴을 누가 칼로 저미는 것 같아요

무서워서 네이트온에 다시 들어가지도 못했어요

근데 방금 들어갔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축하해 형수님! 이라고 적혀있는

그오빠랑 친한 오빠의 대화명을 보니까 그제서야 실감이 났어요

난 지구 최고의 잉여킹이고

쿨한척 못해서 안달난 허세 대학생일 뿐이구나



울고 싶지 않은데 눈물이 나요

이제 그만하고 싶은데 왜이럴까요?



나를 차라리 원망하라고, 미워하라고

그리고 더 자라라고.

더 참아내라고

하지만 내가 미안하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그걸 이용해서 니가 원하는 것을 이루려고는 하지말라고


그 오빠가 그렇게 내게 쪽지를 보냈어요



머리가 멍해져요 이젠

나같은거 사라져도 이사람은 모르겠죠

알아요 한심한 생각인거.. 근데

미치도록 가슴이 허해서

두렵고 무섭고 비참하고 구차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자꾸 눈물이 나요

울고 싶지 않은데



누구도 원망할 수 없는거 알아요 내가 잘못한 일이고

내가 자초한 일인데 근데

머리로는 알겠는데 그게 마음에선 마음대로 안되는 거에요


더 쿨해질 수는 없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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