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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_28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민트라임★
추천 : 12
조회수 : 1686회
댓글수 : 37개
등록시간 : 2016/05/09 01:45:16
오늘 오후,
그 많은 지하철과 칸들이 있는데
왜 하필 그때 전남친을 마주친 걸까요
그 사람은 여기서 아주 먼 도시에서 살아요
그래서 어쩌면 평생 못 마주칠 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오늘, 1년만에 마주쳤어요
지하철 환승역에서 내리려고 일어나는데,
내리는 문앞의 누군가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게 느껴지는 거예요.
그래서 고개를 돌려 봤더니,
전남친이었어요.
눈이 마주친 순간 그가 먼저 당황했고
나도 덩달아서 당황했어요.
내 눈을 의심했어요.
설마 그사람일리가 없다고.
정말 전남친이 맞는지 확인해야 되겠어서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의 뒷모습이 보이는 쪽에 서서 관찰을 했죠
그의 눈도 나를 쫓아오더라구요.
차라리 외모만 닮았더라면
그래 닮은 사람이겠지, 하면서
합리화할 수 있었을텐데
안타깝게도 내가 기억하는
그의 세밀한 행동과 특징들이
너무 완벽하게 들어맞았어요.
살이 많이 빠지긴 했지만
그가 확실했죠.
오늘 내가 열심히 꾸며서 이뻤기에 다행이었어요
작년에 비해 살도 많이 빠지고
꾸밀 줄도 알게되서
꽤 달라보였을 거예요.
너무 대놓고 날 쳐다보고
환승하는 계단에서도 계속 날 향해 뒤돌아보는데
그 눈빛에서 놀람과 아련함과 미안함이
동시에 느껴졌다면
내가 너무 예민했던 걸까요?
하필 방향도 같아서
그와 그의 동행인 여자 앞을 지나갔어야 했는데
이왕 마주칠거
일부러 살도 빠지고 이뻐진 나를 보라는듯이
당당하게 걸어갔어요
그리고 전남친을 다신 마주치기 싫다는 생각에
저만치 떨어진 곳으로 걸어가서
지하철을 탔어요.
하
진짜 세상 너무 좁은 거 같아요.
그런 식으로 전남친과 마주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헤어질때 그에게서 상처를 많이 받았지만
그래도 잘 치유가 되서,
이제는 어쩌다 사진 정리하다가
같이 찍은 사진 보면 아무렇지도 않고,
그땐 이렇게 생겼었구나~
요런거 생각할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작년 이맘때 그와 연애할 시기여서
가끔씩 그가 스쳐가듯 떠오르긴 했지만
오늘 이렇게 마주치지깐
괜히 하루종일 싱숭생숭 하더라구요
마음도 안잡히구요 ㅠㅠ
아까는 뜬금없이 눈물이 터지길래
한동안 울다가
이젠 멀쩡해져서 이 글 쓰고 있어요
내일되면 또 바쁜 생활 시작일거고
그렇게 아무일 없다는 듯이 흘러가겠죠
그렇게 또 기억 저편에 묻어지겠죠
부디 그를 마주치는게
오늘이 마지막이었길 바라요
평온한 내 마음이
그 사람때문에 어질러지는 그 과정을
다시는 반복하기 싫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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