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TOS]여기저기 아쉬운 요소
게시물ID : gametalk_2884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apercraft
추천 : 7
조회수 : 40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2/23 19:18:58
 
 
 
제가 가지는 이상적인 게임상의 여건이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그 중에 하나가 '정보'에 관한 겁니다.
정보는 중요한 거에요. 어지간한 행동의 기반엔 정보가 필요합니다.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맨땅에 헤딩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우리는 그 맨땅의 헤딩을 통해 정보를 획득하고, 그걸 통해 행동합니다.
뭐 예를 들면 어디서 렙업을 해야 하나 싶어서 아무데나 돌아다니다 적당한 곳 찾아서 거기서 죽치고 앉아서 몹 패는 것처럼 말이죠.
 
 
속칭 '심부름 퀘스트'가 생긴 게 바로 지형.인물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플레이어에게 정보를 넘겨주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으로 퀘스트를 주는 것은 훌륭한 방식입니다.
최소한 퀘스트 스크립트만 열심히 읽고 마커를 열심히 따라가면 별 문제 없이 다음 지역에 도달하게 되죠
뭐 요샌 날틀 태워보내고 차에 태워보내고 막 그러기도 하구요.
퀘스트 마커로도 길 잃고 헤매고 탈것도 없는 너같은 쪼렙을 감당하지 못하니 직접 태워 보내겠습니다. 길잃지마라
 
 
....뭐 지난 글 읽어보니 제가 뭐 단순한 방식의 게임을 좋아한다던가 생각 별로 안하고 마구잡이로 하는 것 같이 느끼신 분 많은가 봅니다.
근데 단순하고 직선적인 거 지향하면 이런 글 안 쓰죠. 그것도 길게
그냥 종이, 잡는다! 종이, 귀찮다! 종이, 안한다! 종이, 이 게임은 마음에 안 든다! 우어어! 뭐 대충 이렇게 말하고 말죠.
 
제 더러운 성깔을 거슬리게 만드는 건.... 게임이 너무 고전틱하게 만들어져서 접근 방식도 고전틱하기 짝이 없게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좀 투박하게 표현하자면, '게임이 노가다 뛰던 시절 스타일이라서 플레이방식도 노가다 지향이여' 정도?
 
숨겨진 요소를 여기저기 배치하는 게임이야 많습니다만, 그 비중에 따라 그걸 재미요소로 취급할지 노가다로 취급할지가 판명된다고 봅니다.
뭐 대충 이런거죠.
 
만일 뚜렷하게 눈에 보이는 '할 일'이 많은 상황이라면, 개중에 여기저기 뭔가를 숨겨두는 건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퀘스트 창에 퀘스트가 막 열개정도 박혀있고 잡아야 하는 게 막 우글거리는 와중이라면
숨겨진 요소는 그야말로 숨겨진 요소가 되어서 사람들의 즐거움을 유발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생각지도 못한 보너스니까요.
뭐, 못 찾아도 문제 될 거 없습니다. 하나 안 하나 크게 문제가 안 되니까요.
 
헌데 눈앞에 할 일은 없고 내가 직접 할 일을 찾아 돌아다니는 상황이라면?
퀘스트 창에 퀘스트도 없고 뭔가 할 일이 없는 와중에 해야 할 일을 찾으러 사방팔방에 돌아다녀야 한다면?
숨겨진 요소가 아니라 이건 노가다가 되는 겁니다.
그걸 찾지 못하면 여러모로 불편하고 곤란하기까지 하죠. 무시하고 몹을 잡으려 해도 한세월이니까요.
그러면? 어지간한 사람들은 짜증을 내며 사이트의 공략을 뒤적이죠. '내가 놓친게 뭐지?'
 
이런 거죠. 숨겨진 요소는 드러난 것이 있기에 비로소 숨겨져 있다는 것의 의미가 확실한 겁니다.
내 눈앞에 뭔가 많지만 아직 내가 모르는 뭔가 있을지 몰라! 하는 그런 느낌 말입니다.
헌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면? 사람들은 거기서 의욕을 가지기보단 그냥 공허감만 느낄 겁니다. '나보고 대체 뭘 어쩌라는거냐'죠.
 
 
탐색 플레이를 지향한다면, 최소한 플레이어에게 탐색에 관련된 정보를 꾸준하게 제공해야 합니다.
이 정보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NPC 입에서 직접 읊는 대사, 눈에 확 띄어 위화감을 조장하는 오브젝트, 사운드, 발광효과 등등.
어떤 건지 예를 들어보라구요? 뭐 좋죠.
 
와우 오리지날 시절, '서부 역병지대' 지역의 어느 농장 지역에는 퀘스트 마크가 전혀 뜨지 않는 지역이 하나 있습니다.
헌데 거기에 있는 농가 근처를 돌아다니게 되면 뜬금없이 이런 소리가 들립니다. 인간여캐 목소리로 말입니다.
 
'누가 좀 도와줘!'
 
....와 시발,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오싹해요.
난 그때 뻘건십자군 좀 패잡으라는 퀘 받고 새벽에 혼자 쳐잡고 앉아있는데 뜬금없이 저 소리 들으니 순간 소름이 쫙 끼침.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뭔가 다른데 갔다가 또 그 집 근처로 가니 또 들려요. 와 시발 기절할뻔.
대체 왠 미친놈이 이딴 장난을 했나 싶어서 어거지로 집 안에 들어가서 뭐라도 있나 살펴보니 퀘스트 시작 오브젝트가 있더라구요.
뭐 대충 퀘 내용은 언데드 몰려오는 와중에 남편은 감염되어서 그걸 화장실에 가둬놓고 자기도 어떻게 죽어버린 그런 내용이었죠.
 
 
요지는 이거입니다. 플레이어에게 숨겨진 요소를 어필하고 싶다면 그냥 퀘스트 마커도 없고 이렇게 처리할 게 아니라
흥미를 유발하게 하는 정보를 제공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덩그러니 오브젝트 방치하고 그거 접촉해서 퀘 받아가라는 방식 말구요.
고전 RPG게임마냥 민가에 쳐들어가서 항아리 일일이 깨서 도둑질을 한다거나,
막 던전앤드래곤에서 상인 가슴 꾹꾹 누지르는 것처럼 하는건 고전, 아니 방식이 구려요.
플레이어에게 정보를 제공하여, 그걸 기반으로 움직임을 유도하는 방식이 2015... 좀있으면 2015+1하는 시기에 맞는 게임 디자인이다 이거죠.
단순한 '퀘스트를 주는 오브젝트를 찾아라, 그냥 몸으로 비비면서' 방식은 여기서 -20정도는 줘야 하는 거에요.
 
차라리 이런 시스템이라도 있으면 말을 안 해요.
 
1)캐릭터는 특정 상황에 자동적으로 발동되는 리액션이 있다. A,B,C,D 정도로 두자.
2)A타입은 필드 내에 뭔가 상호작용이 존재하지만 마킹이 안 된 오브젝트가 있을 시 '...'라는 이모티콘을 주기적으로 사용한다.
3)B타입은 캐릭터 근방에 마킹되지 않았으나 상호 작용이 가능한 오브젝트가 있을 시 '?'라는 이모티콘을 사용한다.
4)C타입은, 캐릭터의 시야가 향하는 지점에 마킹되지 않은 상호 작용 가능 오브젝트가 있을 시 '!'라는 이모티콘을 사용한다.
5)D타입은, 필드 내에 '사전 조건(NPC,오브젝트 등에서 정보를 선행조건 획득)'이 필요한 오브젝트가 있을 시,
               '...?'라는 이모티콘을 사용한다.
 
 
물론 이런 거 없어도 사방팔방 뒤적거리는 사람들에겐 여러모로 즐거운 환경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런 힌트도 없이 덩그러니 오브젝트만 방치플레이로 내버려 두고 그걸 찾아라고 시키는 보물찾기 플레이는 대부분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을 경우, 그냥 짜증요소로 변질되고 맙니다. 왜냐?
사전 정보 없이 그냥 알아서 찾으라고 덩그러니 내버려둔 경우, 보통 찾겠다는 생각보단 사이트 달려가서 여기 뭐 있나 검색하고 말거든요.
결국 숨겨둔 의미는 없어지고 플레이어들의 짜증 요소로만 변질되고 마는 겁니다.
사이트 들락거리게 만드는 게 좋은 일은 아닙니다! 게임의 기본 정보는 게임에서 해결이 안 되면 망한 거에요.
 
컨텐츠를 만들고 숨겨두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요새는 시대가 2015+1에 한없이 가까워서 웹사이트에서 정보 공유가 쉽게 이루어지니까요.
'숨겨진 요소'라는 건 그냥 안 보이게 감추는 게 잘 하는 짓이 아닙니다. '숨겨진 것에 어떻게 접근하느냐'를 잘 해야죠.
영 못하면? 그냥 공략사이트에서 쓱 찾고 땡치는거에요. 여기에 즐거움을 유발하는 건 없어요. 그냥 절차가 복잡해지는 거에 대한 짜증이죠.
숨기고 찾게 유도를 하려면 내가 혼자 어떻게 할 수 있는 수단을 같이 제공해줘야 하는 겁니다. 너 혼자 알아서 찾아라가 아니라요.
 
 
...아니, 제가 숨겨두고 그런 걸 못 견디는 단순무식한 스타일이라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니까요.
내가 정말 그런거 없이 퀘스트 마커만 보고 사는 인간이라면 검은사막할때 산타고 광캐고 풀 캐러 돌아다니지도 않았지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