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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들의 특징
게시물ID : humorbest_2886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간서치
추천 : 57/6
조회수 : 4125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7/24 20:19:43
원본글 작성시간 : 2010/07/24 13:04:43
 한국인들에게는 구조적인 시각이 먹히질 않는 것 같습니다. 모든 사회문제를 개인으로 환원해서 보려는 태도가 한국인들의 특징 같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봅시다..

등록금 문제, 여전히 높아지는 등록금은 20대 거의 모두의 문제임에도 왜 해결이 안 날까요? 그것은 등록금 문제를 자기가 해결할 문제로만 생각하지 이게 사회구조적 모순 때문이고 이것을 모두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각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한국사람들에게 이명박정권은 독재정권이다, 그러면 잘 알아듣습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정권이란 규정은 굉장히 낯설어합니다. 어떤 사람은 신자유주의라는 말이 어렵다고 하지만 꼭 그래서만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독재라고 하면 어떤 한 사람,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명박이 독재한다 그러면 모든 걸 개인 문제로 환원하길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쉽게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라는 건 어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이런 방식의 문제제기를 한국인들은 낯설어합니다.

 범죄를 바라보는 시각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인들은 어떤 범죄든 간에 그 범죄자가 나쁜 놈이어서 일어난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범죄자를 죽이고, 성기를 자르고, 호되게 혼내줘야 똑같은 범죄가 안 생긴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범죄에는 개인의 의지만 작용하는 게 아니라 사회구조가 함께 작용합니다. 단지 개인에게 가하는 처벌이 강하다고 범죄가 안 일어날 것 같으면 지금보다도 잔인한 형벌이 난무하던 조선시대나 고대 중국은 범죄 없는 천국이 되었어야 합니다. 

또한 촛불재판을 한 판사의 신상을 공개해 그 판사의 성향을 문제삼는 것, 김용철 변호사의 이력을 뒤지며 그가 진정한 의미의 내부고발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 또한 사회구조적 문제보다는 개개인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한국인의 특성 덕분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특성을 잘 이용하는 게 조선일보입니다. 어떤 사건이 터지면 그 사건 자체의 의미가 아닌 그 사건을 주동한 개인의 이력을 조사해 그 사건을 부정하려는 것이 전형적인 조선일보의 수법입니다. 조중동이 쉽게 폐간되지 않고 여전히 구독율이 높은 이유는 이처럼 한국인들의 특징에 정확히 소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왜 이리 되었는가? 이것을 국민성 탓으로 돌리는 것 또한 한국인들의 특징입니다. 그 사회의 역사나 정치경제적 조건과 같은 구조적 요인으로 사회를 바라보지 않고 그 나라 국민들 개개인의 특성의 합으로 사회를 분석하는 게 한국인들입니다. 
 제 생각에 이런 현상의 원인은 한국의 지난 역사에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6.25, 독재정권 시절은 눈치있게 처신하는 사람이 살아남고 기회주의자가 득세하는 세상이었습니다. 그런 시기의 유산들은 아직도 남아 한국인들로 하여금 이 사회는 원래 그런 것이며 개개인들이 자기 능력껏 잘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현상을 오해하면 한국은 개인주의가 지나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개인주의와는 다릅니다. 한국인들은 개인주의자들이 아니라 사회구조에 순응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주의는 사회, 국가 등에 맞서 개인의 존립을 최우선시합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그와는 반대로 모든 것을 사회구조가 아닌 개개인의 잘못으로 돌리며 사회구조적 요인을 찾으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국인들에겐 개인주의가 필요합니다. 개인의 존립을 사회보다 우선시할 때 사회가 개개인에게 주입한 그릇된 믿음에서 벗어나 양심적 병역거부가 긍정적으로 인식되며 국보법이 폐지되는 세상이 올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은 공동체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공동체의 범위는 딱 가족까지입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타인에 대해선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과 폭언을 일삼는 사람들이 많음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학교에 셔틀이 생기고 왕따가 늘 존재하는 것이 단순히 아이들 인성이 나빠서가 아닙니다. 학교현장은 이 사회의 축소판입니다. 아이들의 그런 행동 역시 어른들의 삶을 통해 배운 것입니다. 각 개개인을 사회보다 우선해 인식하는 개인주의적 태도가 이 땅에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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