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18일-토)의 상황을 보여주는 가장 완벽한 사진입니다.
절대 야간주행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나, 결국 야간주행을 했고 아신역 인근에서 첫 날을 마무리 했습니다.
(국토종주 경로에 있는 국수집. 꽤 맛이 좋았어요...^^)
2일차(19일-일)에는 10시를 넘어서 나서며 '야간주행 하지 말아야지~' 해놓고
비내섬에 6시 정도에 도착하는 바람에 목적지인 탄금대까지 가기 위해 야간주행을 하고 말았습니다.
숙소는 9시가 넘어서 겨우 잡았는데 별로 좋지는 않았어요..ㅠㅠ
더군다나 땀이 식으면서 감기 기운까지 찾아오는 바람에 다음날이 꽤나 걱정되더라구요.
저녁과 함께 감기약을 먹고 내일을 위해 바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3~4일차(20,21일-월, 화)는 날씨가 이랬습니다.
전날 약을 먹었는데도 감기 기운이 떨어지지 않은데다가 비가 꽤 많이 와서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숙소에서 화요일까지 보냈습니다.
(월, 화에 온 비로 인해 잠겨버린 자전거 길, 저 웅덩이를 지나다가 신발이 다 젖었어요.)
5일차(22일-수)차에는 이화령을 넘었습니다.
월, 화에 온 비로 인해서 날씨가 쌀쌀했는데도 타고 끌고 오르기를 반복하다보니 땀이 범벅이 되더라구요.
정상에 도착해서는 기분 좋게 만세를 외쳤는데, 관광오신 분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길래 씨익 웃어줬어요...ㅋㅋ
이후 문경불정역을 지난 지점에서 숙소를 잡았습니다.
ps. 이날 풍경에 눈이 멀어서 앞을 안보고 가다가 차량진입 방지봉에 박아서 굴렀습니다.
별로 다치지는 않았으나 전방 라이트 거치대가 박살나는 바람에 야간주행을 못하게 됐습니다...ㅠㅠ
6일차(23일-목)일차에는 구미보를 지난 지점까지 달렸습니다.
이날 2인 팀을 아침에 만났는데, 월요일날 비를 맞으면서 인천부터 달려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엄청 놀랐어요.
짐이 상당했는데(배낭, 침낭, 백팩 등등...) 그걸 전부 우비로 감싸고 월, 화를 내 달렸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사람은 대단한 거 같아요.
ps. 전날은 앞을 안봐서 차량진입 방지봉에 박아서 굴렀는데, 이날은 주행 도중 목푼다고 헤드뱅뱅을 하다가 굴렀습니다ㅠㅠ
이후에는 몸을 풀 때는 무조건 멈춰서 풀고 다시 달렸어요.(또 구르면 죽을지도 모르기에..-_-;;;;;)
(이날부터 안개가 끼기 시작했습니다. 무섭더라구요.)
7일차(24일-금)부터 안개가 심해졌는데, 분위기가 마치 (<- 라쿤시티, 사일런트 힐 ->) 와 같았습니다.
진짜 무서웠어요.
달성보에서 왠 꼬마와 아저씨를 만났는데, 물어보니 아버지가 초3아들을 데리고 국토중주를 하는 중이라고 하더군요!
초3에게는 힘든 일일텐데 불평불만 없이 아빠랑 달리는 모습을 보니 참 부러웠습니다.
이 날은 달성보에서 얼마 못가서 숙소를 잡았습니다. 이후에 숙소를 잡으려면 합천창녕보를 지나서 10km가까이 더 가야했는데
시간이 늦어서 힘들겠더라구요...ㅠㅠ
숙소를 잡은 뒤에 정형외과에 가서 의사의 놀림(-_-;;;;;;;;;;)을 들으며 무릎을 조금 풀어줬습니다.
(벽에 쓰여진 엄청난 낙서들.)
(여길 자전거 타고 올라갈 수 있다고!? ㅠㅠ)
(처음 볼때는 '널 물어버릴 거야!' 하는 기세로 달려들더니 조용해진 녀석. 꽤 귀여웠어요.)
(마지막 숙소를 잡기 전)
8일차(25일-토)에는 합천창녕보를 지나 창녕함안보에 가기 한참 전(;;;;)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3개의 고개(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제게는 모두 실신 고개였어요...ㅠㅠ)를 모두 넘으며 힘이 다 빠졌거든요...^^;;
처음에는 이딴 언덕을 내가 왜 왔나... 싶었으나 다 넘고 보니 이런 길도 나쁘지 않구나 싶었어요.
(안개가 정말 심하게 낀 다리의 모습. 안개 너머에 이계가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12시가 가까워지면서 안개가 모두 사라진 덕에 기분 좋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9일차(26일-일요일)가 되서야 국토종주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도착해서 만세한번 외치고 수첩에 사진을 찍어준 뒤에, 주변 구경을 하다보니... 참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이후 인증 스티커를 받고 나와서 멍 때리고 앉아있다가 놀러온 분들의 질문에 이런저런 대답을 해드렸습니다.
서울로 올라오기 전에 다시 한번 주변을 둘러보는데 처음 출발할 때의 설래임이 가시지 않아서 발이 떨어지질 않았어요.
하지만, 토-일요일이 아니면 자전거를 가지고 지하철에 탈 수 없기에(-_-;;;;;;;) 마음을 추스리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다만, 차가 끊겨서 월요일 첫차를 타고 집에 와야 했어요. 역무원 아저씨에게 잔소리를 들은 건 덤)
이렇게 제 국토종주는 끝났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보니까 보통은 4~5일에 마치던데, 많이 느린 것 같더라구요.
뭐, 느리면 어떤가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게 중요하죠!
(라고 토요일날 만난 매점 아저씨가 말해주셨어요...^^;;)
마지막은 짱 좋아하는 호무라 넨도로이드와 국토종주 수첩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다들 안전운행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