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고2 올라가는 여고생이에요. 엄마는 전업주부, 아빠랑 나이차이 좀 많이 나는 언니는 직장인이에요. 근데 아빠가 술로 인해서 권고사직? 명예퇴직? 하여튼, 회사에서 그만두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엄마,아빠다 50이 넘으셨기 때문에 아빠가 회사를 그만두시면 실질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건 언니밖에 없는데, 언니 월급이 혼자 가계를 이끌어갈 수 있을만큼 많은 것도 아니고 200만원 남짓해요. 언니 월급을 전부 다 가계에 쓸 수 없는거니까 생활자체가 어려워질것 같아요.
어차피 학교에 애정이 큰 것도 아니고 수업을 열심히 듣는것도 아니고 반정도는 자요. 그래도 학원에서 근학생으로 일하면서 학원비 안내고 수업 듣는 식으로 반년넘게 일하면서 공부해서 내신은 3등급 중반대지만 모의고사는 2등급 초반정도, 언외탐으로는 백분율 94.6%까지 만들었으니까 평일에는 알바하고, 주말에는 학원다니면서 공부하고 검정고시보고 수능을 준비하는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엄마랑 아빠는 지금 이 일로 많이 틀어지셨고, 예전부터 아빠가 술로 인해서 사고를 많이 쳐서 엄마가 쌓인게 많은 상태였어요. 두 분이서 서로 마음 모으고 힘을 모으셔도 부족한 마당에 현재 틀어질대로 틀어지고 서로 화만 내고 있는 상태에요.
엄마가 아빠한테 화가 나고 윽박지르는걸 이해 못하는건 아니에요. 아빠가 또 그 윽박을 듣고 속상하시고 자존심도 상하시고 또 그거에 화가 나는 것도 이해하구요. 그런데 두분 모두 불같은 성격인지라 어느한쪽이 먼저 포용하시려고 하지 않으세요.
지금 회사일이 제일 큰 문제이지만 그것 못지않게 집안 분위기 자체도 큰 문제에요. 제가 기억하는 제일 어렸을때 기억은 엄마랑 아빠가 싸워서 엄마가 집 나간다고 짐 챙길때 울면서 가지말라고 매달린거, 아빠가 엄마 때리려던거 대신 잘못 맞아서 코피터진거, 늦은 밤에 아빠가 술마시고 싸움이 났다고 해서 엄마가 경찰서가면 혼자 밤에 베개안고 있던거.. 저 또한 너무 스트레스이고 너무 우울해요.
아빠가 술을 안마시면, 아니 집에서 식사하실때 반주로 드시는 것까지만 하실땐 정말 문제될것 하나없고 집안도 조용하고 너무너무 좋은데 그게 오래가지 못해요.
엄마는 아빠때문에 힘든거 알고, 딸들 보면서 참는거 아니까 더더욱 죄송스럽고 아빠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힘들어도 참는거 아니까.. 아빠나 엄마한테 화를 내고 또 죄송스러운 마음에 싸우지 말라고 화를 내지도 못하겠어요.
지금 심정으로는 진짜 죽고싶어요. 그냥 다 우울하고 기력도 없고 의욕도 없고.. 엄마도 걱정이고 아빠도 걱정이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요.
저도 제가 하고싶은게 있고 또 뭣도 없는 상황에서 공부만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이니까 공부를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 정말 자퇴를 하고 알바랑 공부를 병행해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