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일 주일 전부터 간질간질 하길래 설마설마하고 자세히 뒤져봤더니 이같은게 보이는거야. 아오 완전 소름 ㅎㄷㄷ 태어나서 처음 보는데, 이딴놈이 내 쥬니어에 서식하고 있다니.. 바로 검색부터 해봤지. 이 놈이 정식 명칭은 '사면발니'더라고. 이의 일종이라 그런가봐.
치료법을 보니 비뇨기과 가서 진단받고 약 서너번 바르면 낫는다고는 하는데 지금은 밤이라 약을 구할데고 없고, 그렇다고 그냥 내일 병원 가지 하고 걍 자기도 엄청 찝찝한거야. 내가 앉아서 원숭이 털 고르듯 검출한것만 열 마리가 넘는데 어떻게 이 놈들과 함께 자?
결국 옛날 방식의 극약처방을 결심. 그래 맞아. 산에서 매미를 멸종시키려면 나무를 몽땅 베어버리면 돼. 그래서 지금껏 화장실에서 가위랑 일회용 면도기 들고 정성껏 싹싹 밀었다. 여름이라 아끼던 배렛나루에서부터 괄약근 주변까지 뜨거운물로 불려가며 깔끔하게 정리했어. 끝나고 스킨을 바를때의 그 쫄깃한 느낌이란 아오.. 레알 쫙 움츠려들더구만. 지금도 화끈화끈거려. 보고있자니 서양 야동 배우가 된 느낌도 있고 뭔가 야릇함.
빨아놓은 속옷이랑 이불에 베개커버까지 몽땅 걷어내서 지금 삶고있는 중이야. 망할 기생충놈의 쉐이들 씨를 말려버려야지.. 내일 비뇨기과도 가보려고. 뭐든지 발견되면 최대한으로 조치해야 하는 법.
난 그렇다치고 문제는 여자친구야. 오늘도 만났는데. 내가 이거 발견하고 바로 전화했거든. 그니까 자기도 최근에 꽤나 간지러웠는데, 그게 뭔지를 몰랐대. 그냥 여름이라 습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이게 누가 누구한테 옮은건지 -_- 언제부터 서로의 숲으로 이 망할것들이 왕래했는지도 모르겠는거야. 차마 나처럼 싹 밀어버리라고는 말 못 하고 내일 꼭 비뇨기과 가고, 침구류랑 속옷 삶으라 그랬지.
이게 성병으로 분류되어있긴 하지만, 꽤 여러가지 경로로 옮을 수 있는 녀석이야. 수건을 돌려 쓰다가 옮거나 찜질복에서 옮는다거나, 재수없으면 공중변소 좌변기에서도 옮아. 그러니까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간지럽다 싶으면 일단 그 날 입은 본인 속옷부터 확인하길 바래. 까만 점 같은게 음모가 닿는 부분에 묻어있다거나 하면 백프로야. 그게 처음엔 약간만 가렵다가도 초기에 대응하지 못 하면 곧 po간지럼wer으로 발전하거든.
떠헙.. 방금 여친님께 문자 왔는데 다 밀었대;;; 꽤 여러날 동안 관계는 지양해야지. 왠지 두 부위가 맞붙으면 서로 엄청 까끌거릴 것 같아.
나름 흔한 질병이니, 사면발이 겪어보신 분 한 분쯤은 계시겠지? 이거 이 정도 대응이면 괜찮은거야? 앞으로 더 조치하거나 주의할 점, 뭐 그런 조언이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