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정현수기자][온라인게임, 사이버머니 현금화 전화한통이면 OK]최근 110억원이 발견된 마늘밭 사건으로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터넷 도박은 이제 일부 불법 사이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루 1700만명이 찾는 국내 최대 인터넷포털 네이버(운영사 NHN(차트, 입체분석, 관심등록))가 운영하는 한게임 등에 빠져 패가망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NHN측은 실제 돈이 아니라 ‘사이버 머니’로 게임을 하기 때문에 합법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PC 접속만으로 안방에서 누구나 쉽게 포커를 즐길 수 있는데다 이를 곧바로 실제 돈으로 현금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어 불법 도박장과 다를 바 없다.
특히 전국에 점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는 '환전상'은 한게임 포커에 빠진 사용자들에게 은밀한 거래를 요구하며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지난 2월 검찰 조사 결과 한게임 내부 직원이 환전상 과 연루됐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러나 한게임 환전상은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당국이나 NHN도 일과성 사건으로 치부, 피해자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게임 포커 환전상의 실태는? "초인 이상으로 오셔야 작업 들어갑니다" 한게임 포커 환전상과 연결되기까지는 어려운 과정이 필요 없다. 그냥 인터넷에 떠도는 전화번호를 누르면 된다. 이들과 통화한 뒤 입금을 하면 이른바 작업장(환전상들이 거래를 하는 한게임의 특정 방)을 알려준다. 자신들은 사기를 치지 않는다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별도의 전화연결 없이 '직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도 널려 있다. 이곳에서 한게임 아이디와 원하는 사이버머니 등을 입력하면 "라스베가스포커 **번방으로 오세요"라는 문구가 뜬다. "채팅은 금지돼 있다"는 나름의 규칙도 있다. 이곳에서는 사이버머니를 매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한게임 환전상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간단한 웹 검색만으로도 환전상의 전화번호를 구할 수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환전상 사이트도 존재한다. 한게임 포커의 사이버머니가 더 이상 가상 화폐로만 머물지 않고 쉽게 현금화되는 것이다.
한게임 사이버머니의 환전은 대부분 정해진 절차가 있다. 우선 환전을 원하는 사용자가 환전상과 접촉해 온라인 '작업장'에서 만난다. 이후 거래금액에 따라 환전상이 사용자에게 일방적으로 사이버머니를 잃어준다. 이를 '수혈'이라고 한다. 자동으로 수혈을 해주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매입과정 역시 같은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게임 사이버머니(골드)는 통상 10만~13만 골드가 1원에 판매되는데 환전상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다. A 환전상의 경우 100억 골드를 10만80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B환전상은 11만5000원에 거래하고 있다. 매입시세는 100억 골드가 9만8000원~10만5000원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10% 정도 낮은 금액에 사이버머니를 매입하고 이보다 비싼 가격에 사용자에게 판매하는 것으로 전형적인 도박장 브로커의 모습"이라며 "온라인 도박에 빠질 경우 그동안 잃은 돈을 회복해 환전상에게 되팔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발동하기 때문에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환전상과 NHN만 큰돈 벌었다? 하지만 환전상에게 사이버머니를 되파는 사용자는 극히 드물다. 그만큼 승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전상들은 부정적인 방법으로 사이버머니를 모으게 된다. 지난 2월 문제가 된 '짱구방'도 그 중 하나다. 짱구방은 온라인 포커에서 2~4명이 미리 짜고 서로의 패를 보면서 플레이를 하는 곳을 의미한다.
나머지 한 명의 사용자를 희생양 삼아 사이버머니를 가로채는 방식이다. 사이버머니를 잃는 참가자가 속어로 '짱구(바보)'가 된다는 의미에서 짱구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짜고 치는 방"이라는 의미도 있다. 짱구방은 한명이 여러개의 계정으로 접속해 진행되기도 하고, 자동 프로그램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까운 PC방만 가보더라도 한게임 포커로 도박을 하고, 이를 환전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며 "검찰 조사 결과 한게임 내부 직원이 환전상 등과 연루됐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검찰 조사 결과 한게임 내부 직원이 환전상 등과 연루됐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지만, 사회적 이슈로 비화될 때마다 간헐적인 단속과 처벌이 이뤄지고 있을 뿐 뿌리가 뽑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점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는 '환전상'은 대박을 노리며 한게임 포커에 빠진 사용자들에게 은밀한 거래를 요구하며 활개를 치고 있다.
이처럼 사이버머니를 현금화시켜주는 환전상의 존재로 인해 한게임은 사실상 도박이 된 지 오래며 도박중독 등 사회적 폐해를 낳고 있다.
반면 한게임을 운영하고 있는 NHN은 천문학적인 수익을 내 왔다.
NHN의 지난해 매출 1조5148억원 가운데 이같은 고스톱,포커 등과 같은 게임 관련 매출은 1/3에 육박하는 4223억원에 달했다. 한때 매출의 절반 수준에 도달했다가 그나마 이 정도까지 준 것은 NHN이 비판여론을 의식해 고포류 등 사행성 게임에 대한 자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게임은 합법? 골드 환전상 활개 '안방카지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