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머리 길이나 색깔을 마음대로 하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두발 규제로 대변되는 신체적 억압을 철폐하고 학생의 자유와 권익을 찾자는 운동이다. 학생이 교칙으로 속박당하는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정당한 주인으로 학교 운영에 참여하는 민주적인 교육환경에서 배우고 싶다.
“학교에서는 우리 학생들이 주인이 되고 싶다” “왜 학생들은 모두 똑같은 두발에다 똑같은 옷을 입어야 하느냐”고 외쳤다. 학생들은 “요즘 교소도에 끌려간 사람들도 두발을 자유롭게 기르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의 주인으로 대접받고 싶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학 생도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누릴 권리를 가진 교육의 주체다. 타 율과 강압으로 가득 찬 학교 울타리에 갇힌 채 삶의 지혜를 터득하 는 교육 본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외쳤다.
부여고등학교의 윤여관 교사는 두발 규제에 대해 “개인의 신체적 표현을 강제적으로 통제하는 행위”라면서 현 재 중고교에서 시행 중인 교칙(학생자율생활 규정)은 위헌소지가 있 다는 글을 올렸다.
학생들의 두발자유화 요구가 강화되자 교육부는 10월 4일 16개 시· 도 교육청 중등교육과장회의를 소집했다. 교육부는 “두발문제는 학 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학교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라” 는 지침을 내렸다.
송영섭 교육부 학교정책과장은 “두발 규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학 생선도규칙은 일제시대의 잔재”라며 “학교별로 두발자유화에 관한 토론을 가진 뒤 추진현황을 11월 중 보고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 과장은 두발문제에 관해 “자율적으로 하라”고 지시했으나 학교별 토론회가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추진현황을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범죄인 비율은 40대가 가장 높지만 그들 연령대는 기본권을 봉쇄당하지 않는다”고 반론을 폈다. “우리는 교권을 침해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의 흡연이나 음주는 상인들의 상도덕이 타락했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청소년의 기본권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아직 두발에 관한 토론회가 민주적 분위기에서 열 리지 못한다는 글도 떠 있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집단 행동으로 번진 중고교생 두발 자유화와 관련, 4일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16개 시도 교육청 중등교육과장 회의를 갖고 "두발 자유화 등 학생 생활과 관련한 제반 문제는 학교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라"고 당부했다.
교육부는 이 달에 토론회를 열어 "학생을 비롯한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라"면서 "학교별로 학생들의 충분한 토론과 학교 공동체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규정을 제정해 준수해달라"고 말했다.
많은 학교들이 최근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해 자율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두발제한반대서명을 한 14만명의 서명인단과 2만개가 넘는 게시판의 글은 단순히 머리를 기르고 싶어서, 혹은 반항을 위한 반란을 위한 목소리가 아닙니다. 선생님의 제자로서, 부모님의 아들 딸로서, 미래의 주인공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동반자로서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누구의 머리를, 누군가의 신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제한하는 것은 인권침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입버릇처럼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라고 말만 하시지 말고 학교 운영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해야 합니다.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배움의 과정이며, '교실붕괴'로 인해 사제지간의 무너졌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대학을 가기 위해 현재의 삶의 포기를 강요받는 존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기본권을 가지고 있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이야기합니다. 대화와 타협만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무너져 버린 교실에서 살아남으려면 교사와 학생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머리를 기르고 싶은 게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기본권을, 또 인간으로서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