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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싶어요.
게시물ID : gomin_3329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냠냠우유
추천 : 0
조회수 : 40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5/16 22:31:08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오유에 글을 남기네요.

그냥 실험실에서 이 시간까지 퇴근도 못 하고 우울해져서 끄적끄적 써 봐요.

어느새 이제 나이도 20후반에 접어들었어요.
많다면 많은 나이고, 적다면 적은 나인데 요즘 들어서 자주 회한이 드네요.

왜 조금 더 어릴 때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알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들이요.

아마 지금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자꾸 이런 생각이 드는 거겠죠? 정말 가슴이 아플 때가 많아요. 왜 조금 더 어릴 때 과감하게 많은 것들을 경험하지 못했을까, 조금 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에요.

작년에 연애를 하면서 그 점이 정말 뼈아프게 다가왔어요.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인데, 너무나 마음에 들 던 사람이었는데, 그런데도 마음을 열자니 정말 두려웠었고, 내 본심을 알려줘도 이 사람이 내 곁에 남아 있어 줄 것인지 확신이 들 지 않아 무서웠고, 어떻게 해야 이 사람에게 내 마음을 전할 수 있을지 답답했고,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을 보듬어 줄 수 있는지 알 수 없었고, 이 사람이 내게 보내는 신호는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정말 저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 너무 미숙했어요. 가면 갈 수록 서로가 서로를 피곤하게 할 뿐이었죠. 저는 어떻게든 관계를 '잘' 유지시켜 보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지금 둘 사이의 관계가 어떤 상황인지는 점점 머릿 속에서 밀려났어요. 왜 이사람이 나를 이렇게 대할까? 나는 어떻게 해야하지? 이런 생각 들 만 머릿 속을 가득 메우고 저는 계속 실수를 거듭하고..

그렇게 관계가 끝나고, 한 동안 정말 힘들었던 것 같아요. 

왜 내가 그랬을까?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나?
난 모든 노력을 다 해도 한 여자의 마음 조차 잡을 수 없는 그런 사람인가?
잠도 이루지 못하고 하루 종일 그런 후회들만 머릿 속을 맴돌더라구요.

그런 고민이 계속되길 어언 몇 달, 이제는 대부분 정리가 된 것 같아요.
이렇게 고민하고, 고통을 겪고, 시간을 들이면서 점점 사람과의 관계에 익숙해지고 다른 사람을 보듬을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거겠죠. 아픔을 아는 사람이 되어야 다른 사람을 달래주고 이해할 수 있잖아요. 사람 사이의 관계가 한 쪽에서 억지로 잘 해 보려고 잘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어염풋이 알 것 같아요. 타짜에서도 이런 말이 나오잖아요. "억지로 무언가를 이루려는 생각을 버린다면 너도 이 만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었나요? 뒷 부분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데.. 

이젠 이런 경험이 마냥 아깝고 가슴아프지 않네요. 오히려 좀 더 일찍 접했으면 좋았을건데, 왜 피해왔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조금 더 어릴 때 경험했으면 좋았을 건데, 하는 소소한 아쉬움만 남아 있네요. 그랬으면 내가 조금 더 성숙해져 있고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그녀를 만날 수 있었을 텐데..

다음 인연에서는 이런 후회를 동일하게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정진하고 있습니다. ㅎㅎ

이상 졸리고 심심하고 피곤할 때 마다 오유 들어와서 눈팅하는 회원의 잡설이었습니다.

다들 좋은 밤 되시길 바래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래 무슨 글을 쓰고 싶었는지 모르겠는데, 쓰고 나서 봐도 왜 글을 썼는지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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