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작은 외삼촌께서 키우시던 강아지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대략 5~6마리정도를 낳았는데 그 중에 가장 귀여운 녀석을 몰래 집에 데려왔지요. 이 때가 작년 겨울이었어요.
처음에는 낯을 무척이나 가려 집에 있는 내내 몇 일동안을 그저 바들바들 떨면서 지내더라구요. 그런데 그 모습이 어쩜 이리도 귀여울 수가 없더군요. 그 때는 집 앞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있었는데 아르바이트를 하지않는 동안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그녀석하고 보냈던 것 같습니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잠자리에 들 때마다 안고자곤했었어요.
어느 날부터인가 곧 적응을 하기 시작하더니 잠자리에 들 때는 항상 그 녀석이 제가 베고있는 배게 위에 누워 저와 같이 새근거리는가 하면, 다른 가족들과 장난치다가도 제가 부르면 저에게 쪼르르 달려오는.. 유독 저에게 더 재롱을 잘 부리던 녀석이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올 3~4월에 이녀석이 처음으로 진짜 여자가 되었어요. 저희는 이 녀석을 처음부터 아가도 낳고 할 수 있도록 생각했기에 바로 동물병원에 데려가 임신을 시켰습니다. 이 때만 하더라도 모든 것이 순조로웠는데.. 너무 좋았는데... ...
작년 9월부터 공익근무를 하고있던 저는 어제 일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집에서 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받아보니, "제제가 아가를 낳고있는데 반정도 나오고는 계속해서 안나온다. 집으로 빨리 와라."였습니다. 그 때 집에 있던 사람은 제 여자친구와 저희 할머니 뿐이었고 부모님은 출근을 하신 상태였습니다.
전화를 받자마자 지하철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습니다. 집으로 향하는 20분동안 부모님께 연락을 통해 알게 된, "새끼를 잡고 빼주어야한다."고 여자친구에게 말했으나 여자친구와 할머니는 너무 무서워 할 수 없다는 말만 하더라구요.(물론 원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택시는 집에 도착하고 방문을 여는 순간 보인 것은 저희 강아지와 그 옆 수건에 누워있는 새끼 한 마리. 그러나 행복하지 않았어요. 그 새끼는 너무나도 차가웠었거든요. 하지만 거기서 슬퍼할 겨를도 잠시, 저희 강아지가 계속해서 끙끙거리며 앓았습니다. 밥이며 고기며 우유며 데워서 주어봤지만 입도 가져가지않고 새벽 내내 끙끙 앓았습니다.
다음 날, 저희 아버지께서 동물병원에 가보니 뱃 속에는 아직 한 마리의 이미 죽어있는 새끼가 있었고 결국 제왕절개수술을 하였습니다. 그렇게만 알고있다가.. 어머니께서 "아들, 제제 입원시켰는데 어쩌면 집에 못올 수도 있대. 너무 많이 슬퍼하지마."라고 카톡이 왔습니다. 너무 체력을 많이 소진했다네요.
저희 강아지 이름은 '제제'예요. 친구들이 "왜 이름이 제제야?!"라고 물어보면, "이 세상에서 재제시켜버릴라고. ㅋㅋㅋ"라고 말했던 것이 너무 후회가 되네요. 모든 게 제 잘못인가봐요. 하아..
그저.. 위로받고싶어서 이렇게 장문의 글 남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