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무여 바람이 만든 너에게
하늘 금가게 한 사연을 듣고 싶다
심해어여 하늘 없는 기분은 어떨지
무슨 생각에 잠겼는지
수심이 알고 싶다
하늘을 박제한 솟대여
소원대로 사노라면
막상 감개하였는지 묻고 싶다
내 눈엔 헛된 바람이 키운 가시나무고
캄캄한 후회뿐인 심해어고
미련만 어차피 쌓일 솟대다
육 해 공 총망라 것들이 그냥 안타까워 보인
그 나는 살아야만 하는 사정으로 울컥하게 부쉈지
다시 덩어리가 될 수 없게 뿔뿔이 가라앉혀 뒀다
그토록 다음 생에 반납했던 꿈인데도 왜 못 잊는 걸까
기억의 저주, 영영 이 남루한 병세
오직 치료법으로 죽어서들
한 맺힌 중증만 될 귀신이 있다
어리석은 내가 지박이 돼 애먼 짓 할까 봐서
간단히 죽지 못해 삶을 견디는 업이 버겁다
그러나 가시나무 사연 속 심해어의 기분으로 솟대가 낡듯이
가치 없는 걸 믿으라 하여도 존귀하게 살아야만 하네
살지 못하게 구는 세상을 살아도 된다고 천치 같이 믿으면서
꿈이 앙상한 날들 기리는
눈물 반추하는 삼투압 삶이
후로도 하나 안 변할지라도
고통의 굴레 속을 뭣 하러 치여 사느냐 묻거든
깨닫기까지 살 수밖에 없다 외쳐야겠던 난...
아득바득 버틴다
가시나무 사연 속
심해어의 기분으로
솟대가 낡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