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헤어진 여자친구가 올 봄 결혼을 한답니다. 그녀와는 2년 조금 넘게 만나다가 재작년 여름, 그녀는 저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건냈고, 저는 돌아선 그녀를 잡지 못하고 그 말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그 해 늦가을, 저와 다시만나고 싶다고 찾아온 그녀를 저는 거절했고 그렇게 우리는 다시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녀에 대한 모든 미련과 후회를 지웠다고 자신했고, 소식을 들은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아무렇지 않지는 어려운가봅니다.
축하해줘야 할 일이지만, 아직은 그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지금은 축하 대신 그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남아있어 이 글을 남깁니다.
서서히 세상에 대해 눈뜨던 내 어린 시절의 마지막부터 사회에 첫발을 내딛던 그날까지 나와 함께 해주었던 사람. 나는 당신 덕분에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웃게 하고 싶어 춤을 배우고 유머감각을 키웠고
가끔은 이해 못 할 당신의 행동 때문에 참는 법과 용서하는 법을 배웠고
어려운 집안 사정과 힘든 알바에 지친 당신 때문에 아픔을 위로하고 공감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더 사랑해주지 못한 후회 덕분에 이제는 온 몸과 마음을 다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은 어떨런지 궁금합니다. 당신도 나로 인해 조금이나마 더 좋은 사람이 되었기를 바래봅니다. 그리고 평생을 당신과 함께 할 사람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어주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아직 축하 할 수 없지만, 지금 나는 당신의 축복을 빕니다. 당신의 결혼식 즈음, 그때가 되면 축하할 수 있게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