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걸 다 떠나서 남자로써, 이런 한심한 행각들의 초점이 남성과 그들이 하는 여성 혐오 행각이라는거 자체가 너무 창피합니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이게 딱 제가 느끼는 기분입니다. 뭔가 사회적 인식이든 뭐든 미성숙했다는 느낌이 들고, 그 책임이 저같은 사람들한테 있는거 같네요.
쓸데 없는 정체성 논란이 일어날것을 걱정해 일단 제 위치를 분명히 밝혀두겠습니다. 전 성 평등 주의자이고, 직접적인 활동을 하진 않았지만 성평등과 관련된 영상물을 2년정도 꾸준히 제작했고 그보다 훨씬 전부터 이쪽에 관심이 많고 공부도 해본 편입니다. 다시 말해 저는 분명히 여성 인권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글을 쓸테니 그점 유념하고 읽어주세요.
이번 일에 대해 여초 남초를 불문하고 많은 의견을 보았고, 고통스럽지만 팟캐스트 원본도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많은 다른 사람들이 느꼈던 알수 없는 착잡함과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이런거엔 어느정도 면역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간만에 겪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훨씬 더 충격으로 휘청거리고 있네요.
일단 여기서 어떤 논리적인 의견을 펼칠 생각은 없습니다. 사건과 관련된 특정 연예인이든 누구든 비난할 생각도 전혀 없구요.
토론을 원하신다면 댓글로 달아주시면 환영합니다. 이런 부류의 이야기를 하는걸 좋아하지만 본문에서는 제 현재 느낌만을 말하고 싶네요.
저희 같은 사람들의 입장은 언제나 힘들지만, 이런 경우엔 더욱 어쩔줄 모르게 됩니다.
여성이면 어디까지나 따져봐야할 부분일 뿐인데 이기주의나 꼴페미로 몰리기 쉽고, 남성들은 (저 말고 사실상 만나본적도 없지만) 다른 여성들에게 어설프거나 잘못알고 있는 꼴마초 정도로 생각되기도 하구요.
그런 상황에서 이런 일이 터지고, 남자 여자는 편갈라서 싸우고 여성들은 남자들 대부분이 꼴마초라고 생각하게 되고 남성들은 별거 아닌걸로 여자들이 유난떤다고 생각하게 되는걸 볼때마다 제 노력은 휴지조각이 되고 입지는 좁아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의 남자가 여성 혐오나 꼴마초적으로 생각하는건 절대 아니며 또한 여성들도 자신이 충분히 의견을 내고 분노할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러기엔 상황이 정말 여의치 않네요 ㅎㅎ
어떤 의견이라도 좋습니다. 단지 그게 진영을 갈라서 하는 아웃복싱이 아니고 편안한 느낌의 카페에서 의자를 놓고 마주보며 서로 불만이었던 부분을 터놓고 이야기 하는 분위기였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에요. 이런 논란이 올라오는것을 기회라고 생각하고 결판이 아닌 해결법을 강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장동민 일은 단순히 심심해서 깔 거리가 필요하다거나 별 이유없이 커진 사건은 확실히 아니에요. 기존의 사람들에게 잠재되어있던 성 의식에 대한 불만이 이런 일을 통해 불거진 겁니다.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던간에 왠만한 사람들은 성평등 문제가 적지 않고 해결을 봐야한다는데에 동의할거에요. 목표가 같다면 좀더 침착한 방식으로 대화를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