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포항에서 작은 피시방을 운영하는 삼십대 중반을 향해 달리는 남자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평소 인터넷을 자주 접하며 또한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있다. 그저께, 9일이던가? 그때 처음 일본의 한국 비하사이트인 'k나라...'의 얘기를 처음 들었으며 또한 오유에서 그에대한 방법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나도 반일감정을 어느정도 갖고있는 평범한 한국인이기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그러다 좀더 광범위하게 방법이 진행될거라는 얘기와 DC에 일본네티즌의 공격이 있다는 소문 도 듣게 되면서 나도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오유를 접하지만, 몇년전에는 '딴지일보'를 자주 기웃거렸던 터라, 마침 2년전 솔트레이 크동계올림픽때 딴지일보가 썼던 F5누르는 방식의 무모한 공격은 삽질이라는 것도 떠올랐다. 하지만, 나는 그 생각을 무시할수 밖에 없었다. 내가 남들보다 뛰어난 애국심을 가졌다고 할수도 없지만,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를 위해 할수있다는, 무언가 한다는 그런 단순한 생각만이 나를 지배했다. 그리고, 그때와는 무언가 다르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한몫했다. '짱공유'니, '방법200X'니 하는 프로그램들이 나오는 걸 보면서 그런 기대감은 더 커졌다. 그러는 와중에 온갖설이 난무했다. '1월10일의 공격은 실패였다', '우리는 삽질을 했던것이었다', '모 프로그램은 하나마나다', '아니다, 그 프로그램은 뭔가를 설정해야된다' 등등,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유언비어인지 모를정도로 정보가 넘쳐났다. 그런 정보들을 나름대로 추려내고 조합하면서 1월11일의 거사가 저녁 8시에서 9시 사이에 다시 거행된다는 정보를 알고 나름대로 나도 공격을 준비했다. 이 공격을 두고 트래픽폭격이라 의미가 부여되었고, 사뭇 내 손가락은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는듯한 비장감마저도 들었다. 어영부영 오후 8시를 넘기고, 오후 9시뉴스가 시작되면서 채팅사이트에 접속해있던 사람들은 카운트를 시작했다. 과도한 시스템과부하를 막기위해 공격이 시작되면, 채팅창을 끄라는 공지가 무수히 채팅창으로 올라갔다. 드디어 9시 시보가 울리자 공격시작이라는 글이 올라갔다. 비록 글이지만 그들의 외침이 내 귀에는 크게 울려퍼지는 듯했다. "여러분!화이팅!!!","필승!!!!","죽을힘을 다해 싸웁시다!!!" 등등... 그들의 마지막 채팅이 겹겹이 올라가며 나는 문득 과거 일본과 싸웠던 우리 역사속의 많은 장군들과 병사들이 떠올랐다. 물론 나의 비약이며 오버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컴퓨터 몇대에 방법용 프로그램을 돌려놓고 조금 지켜보다가 집으로갔다.
이제 다음날아침이 되었다. 어제의 공격이 얼마나 효과를 거두었는지 가시적인 결과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실패였다고 적힌 글도 보았고 부분적인 성공, 또는 실패라는 글도 보았다. 그리고 아직도 여전히 삽질이라는 글도 보이고, 다시 공격을 계획중이라는 글도 보인다. 이쯤에서 정작하고 싶은 얘기를 할때이다. 나는 그 무엇을 위해 싸우는게 아니다. 아니, 모두가 그럴것이다. 이렇다할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그저 남보다 컴퓨터가 몇대 더 많기에, 내가 할수 있는 자리에서 할수있는 일을 할뿐이다. 그것의 효과를 감히 내가 무어라 판단할수가 없다. 그것이 삽질이라 할 지라도, 그것을 막아내기위해 상대방이 취했을 여러 조치들을 취하게하고 우리가 행동했다는것을 그들이 알아준것만도 나는 효과라 자위하고있다. 그런데, 삽질운운하는 글들, 그래봐야 효과없다는 글들, 그리고 누가 뭐라뭐라하더라 하면서 근거나 자료가 불확실한 글들을 퍼와서 이렇다더라 하는 글들... 과연, 이글들을, 이번 공격을 주도한 이들이 계속 보게된다면, 앞으로 또 생기게될지모를 이런 사태에 이젠 누가 앞장서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밤을새며 사태를 논의하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 이번에 조금 못했으면 어떤가. 1차보다 나아졌고, 2차보다 나아질 3차가 있고,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더라도 또 다음번 유사 한 사태때에는 오늘을 타산지석으로 삼을수도 있건만. 이젠 더 이상 구세주를 기다리지않는다. 누군가 홀연히 전광석화처럼 나타나 천재적인 솜씨로 이사태에 종지부를 찍어주지않나 하는 요행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열심히 조금씩 타오르다보면, 그래서 더 많은 이들이 이 작은 전쟁을 조금씩 알아준다면, 그때에는 아마도 더 많은 고수들이 동참하게 되리라 믿고 우리의 실력도 일취 월장하리라 믿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공격이 시작된다면, 상륙용LVT를 탄 병사의 심정으로 컴퓨터 앞에 앉을 것이다. 그것이 비록 맨땅에 머리를 박는 격이라도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확실한 정보를, 결과를 보기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물론 나도 그렇기 때문에 너무 안타깝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우리를 믿었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가 공격이라 부르고 폭격이라 칭하고 결연한 의지마저 보이는것이 오버라고 생각 되는 사람들이 있어도, 이젠 어쩔수 없지않은가! 그래, 우리가 냄비이면 어떤가? 지금이라도 불타지 않으면 누가 우리를 데울수 있겠는가! 식어버리는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르나, 그 순간까지 더욱 뜨거웠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이 남벌이 성공할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