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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군 무장면 성내리 56번지
게시물ID : art_290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han0
추천 : 2
조회수 : 613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23/09/02 18: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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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국민학교에 입학해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쯤 아파트를 처음 봤다
학교서도 집에서도 수돗물을 마시고 비나 눈이 내리면 입 벌리며 서 있기도 했다
언젠가 비 몹시 내리던 날 학교 입구서 가방 멘 채 애태우던 아이들 하나둘 차를 타고 운동장을 빠져나갔다
비 맞으며 걷는 하굣길엔 불어난 저수지서 황소개구리 울고 아까시나무 꽃잎 젖어 떨어져 허옇게 땅에 곳곳 번져나갔다
슬리퍼와 발 사이 빗물이 차게 흐르다 작은 돌멩이 발가락에 몇 번 끼기도 하면 오르막길 옆 슈퍼에서 손가락이 여섯 개인 아저씨가 우산을 쥐여주기도 했다
그렇게 도착한 집 문은 잠겨 있고 마당 신발장 아빠 구두 안에 있어야 할 열쇠가 없으면 별이 뜰 때까지 처마 밑에 앉아 무릎을 안은 채 잠이 들었다 멀리 개가 짖고 비에선 비린내가 났다
출처 접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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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2 18:56:02추천 0

그림이 까매요?
댓글 1개 ▲
2023-09-03 15:19:04추천 1
원래 빗소리 들리는 시골인데 안 올라가서..
2023-11-18 16:49:24추천 0
국민학교....아직도 정감있는 단어입니다.
충청도 시골출신인 저도 비슷한 경험을....
우리집 열쇠는 늘 우편함 속에 있어, 아직은 덜 큰 키 작은 초등생인 탓에
항상 까치발로 서서 열쇠를 찾기 위해 우편함 바닥을 훝다 보면 열쇠보다 먼지가 한 속에 가득...
점심 때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와야 하는 초등 시절,
오빠랑 부엌 부뚜막에 나란히 앉아  어머니께서 가마솥에 밥 지을 때,
냉장고도 없어 얼른 시어버린 노란 열무김치를 뚝배기에 올려서 함께  쪄 놓은 반찬 한 가지 달랑 올려 놓고,
찬물에 밥 말아서 먹어도 너무 맛있었던 유년시절......
늘 뭔가 부족했어도,
배움이 짧아도 성실함과 부지런 함으로 농부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시던 정 깊은 부모님이 계셔서 늘 따뜻했는데....
내 나이 50대 후반,... 나이를 먹어 갈 때마다 부모님의 정이 넘나 그립습니다.
댓글 1개 ▲
2024-01-21 23:24:59추천 0
잘 읽었습니다. 백석 시가 생각나는 글이네요. 또 읽으러 올게요. 댓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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