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105&oid=001&aid=0002194609 (서울=연합뉴스) 벌레들도 미각과 후각을 이용해 먹이를 찾아 갈 때 미적분 방식으로 방향과 거리를 계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미국 오리건 주립대 연구진은 선충이 먹이를 향해 진행할 때 각기 다른 맛의 강도가 달라지는 정도를 계산해 원래 방향으로 계속 갈 것인지, 방향을 바꿔 다른 곳을 찾아야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마치 미적분에서 도함수를 구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1차 감각기관으로서가 아니라 두뇌 수준에서 미각과 후각의 기능을 이해함으로써 감각장애 발생 과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연구를 이용해 언젠가 미각이나 후각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소금과 고추를 이용해 선충의 행동을 결정하는 뉴런(신경단위) 두 개를 관찰했는데 이들 뉴런은 해부학적으로는 똑같지만 소금 농도의 변화에 따라 각기 컴퓨터의 `켜짐'과 `꺼짐' 표시와 같은 역할을 해 사람을 비롯한 동물 전반에 공통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미각과 후각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빛의 유무에 따라 반응하는 사람의 시각처럼 선충의 왼쪽 뉴런은 염도가 올라갈 때 기능을 발휘해 원래 방향으로 진행하지만 오른쪽 뉴런은 염도가 떨어질 때 반응, 염도가 더 높은 쪽으로 방향을 틀게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선충이 이처럼 염도 변화에 반응하는 것을 보고 선충의 두뇌가 도함수 계산을 하는지 시험하기로 했다.
이들은 선충이 자연적으로는 인식하지 못하는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을 이용해 각각의 뉴런을 인위적으로 작동시켰는데 왼쪽에 자극을 받은 선충들은 똑바로 기어 간 반면 오른쪽 뉴런에 자극을 받은 선충은 염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인식, 다른 곳에서 먹이를 찾기 위해 방향을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파리나 바퀴벌레, 개구리, 가재, 쥐 등을 이용한 기존 연구에서도 화학적 감각을 켜고 끄는 세포가 발견됐지만 선충에서도 같은 회로가 발견된 것은 이것이 동물들의 보편적인 미ㆍ후각 방식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이들은 선충이 먹이를 찾는데 소금기의 방향을 따르는 이유는 아마도 달팽이나 지렁이 등 연체동물의 부패한 사체에서 나오는 공통의 미생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동물의 신체 내부는 소금기가 많기 때문에 야생 상태에서 소금과 미생물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