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내가 처음 만난 것은 같은 동네에 살기 때문이다. 동네에서 우연히 만나 친해지게 됐는데, 알고보니 같은 아파트 바로 옆 통로에 살고 있었다. 집이 가깝다보니 만나기도 쉬웠는데, 부모님끼리도 서로 아는 분이어서 더 수월했다. 우리는 같이 공부를 하기 위해 학원도 함께 다녔다. 학원이라는데가 원래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이기에 다른 남자들이 그녀에게 다가오기도 했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눈치를 재빠르게 알아채고 접근하는 남자를 잘 막았기에 우리 사이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지 못했다. 그녀는 너무 귀여운 외모를 하고 있어서, 내가 토끼라고 불렀었다. 마치 토끼의 보송한 털과 똥그란 눈을 연상하게하는 귀여운 외모를 가졌기 때문이다. 한 가지 지금에서야 의문이 드는 점이 있는데, 그녀는 나와 드라이브를 할 때면 언제나 앞좌석이 아닌 뒷좌석에 앉았다.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이하나가 항상 공형진의 차의 뒷좌석에만 앉은 것처럼 말이다. 그때는 그걸 왜 그냥 당연하게 여겼는지 잘 모르겠다. 이렇게 글을 쓰면 나만 일방적으로 좋아했을꺼라고 착각할 수도 있는데, 분명 그건 아니었다. 그녀는 항상 나를 따라다녔고, 나도 항상 그녀를 챙겨주었었다. 그녀는 나와 한 살 차이가 나는 연하였는데, 나랑 마음이 잘 맞아서 항상 같이 놀곤 했지만 서로의 집에 갔던 기억은 없다. 스킨쉽? 손을 잡은게 전부다. 우리는 깊은 관계로 발전하지 못했다. 왜냐면 우리가 약 6개월 정도 알고 지냈을 때, 물론 둘이 서로 꼭 붙어다녔지만 사귄다거나 하는 말은 없었을 때, 그녀는 멀리 이사를 가게 되었다. 그녀의 연락처가 없던 나는 그대로 영영 그녀를 잃어버렸다. 그녀의 이름만은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데, 너무 이쁜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름은 외자로 '별'이었다. 지금 어디에서 잘 지내고는 있는지 너무 궁금하다. 내 6살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