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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홍차의 맛은 무엇인가요?
게시물ID : coffee_29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만두국
추천 : 10
조회수 : 767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7/02/21 22:10:18
안녕하세요, 

연구원 생활을 시작한 이래도 15년 동안 출근해서 아침 9시, 오후 3시에 원두 커피 블랙으로 각 한 잔 씩 마시고 있습니다. 맛을 즐기는 음료 보다는 조금 남은 아침 잠과 오후의 피로를 털어내는 약용(?)에 가까운 효과를 기대하고 마셔왔던거죠.

그런데 여기 차게 글들을 보다 보니 갑자기 '홍차'를 마시고 싶어졌습니다. 충동에 타당한 근거가 있을리 없지만, 아무래도 약으로 마신 커피의 맛에 질려 버린게 아닐까 합니다. 어쩌면 말 그대로 음료를 즐기는 여유가 필요했을 수도 있지요. 그러다 지난달 마침 마트에 갔다가 눈에 띤 트와이닝스의 '프린스 오브 웨일즈'를 보고 '아, 차게에서 봤던거다'하면서 한번도 마셔보진 않았지만 왠지 익숙한 느낌에 티백 한팩(25개입)을 사왔습니다.

그래서 오후 3시의 티타임은 홍차로 바꾸기로 결심한 것이 2주 전 월요일 , 그 이래로 다음 같은 의식(?)을 치루며 홍차라는 것을 인생 처음으로 접하고 있습니다.

  (1) 우선, 졸린 시간이니 정신 차리기 위해 세수하면서 유리 머그컵에 뜨거운 물을 받아 놓아서 잔을 데웁니다. (정수기 물로 데우면 아까우니...) 
  
  (2) 세수를 하고 데워진 컵을 들고 정수기로 가서 뜨거운 물을 150ml를 받습니다.

  (3) 티백을 뜨거운 물 위에 띄웁니다. (절대로 첨벙첨벙 티백을 담궜다 뺏다가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맛 없다고 했습니다)

  (4) 2~5분 기다리라고 했으니, 평균인 3분 30초 기다립니다. 최근에는 침출 시간 부족인가 하여 5분 기다립니다.

  (5) 티백을 조심스레 건진 후에 머들러로 가볍게 저어 준 후 제 자리로 돌아와 차를 마십니다.


그리고 2주가 지난 지금 제 소감은 '이건 무슨 맛이지?'입니다.;;;; -_-


커피처럼 향이 확 느껴지지도 않고, 코를 잔에 가까이 가져가 적극적으로 맡아야 향이 납니다.

혀에서 넘어가는 느낌은 신기할 정도로 티백 겉에 쓰여 있는 '벨벳' 같은 느낌입니다. 이 부분은 아주 고운 가루가 입 안에 도는 듯 살짝 텁텁한 감이 있던 원두커피와는 차이가 나서 처음 마셨을 때는 감탄했습니다. 이게 잎차의 특징인가 했지요.

근데 정말로 '맛'을 모르겠어요 -_- 

시다, 달다, 짜다, 쓰다 등을 떠나서 그냥 '맛'을 모르겠어요. OTL
(옥수수 수염차 처럼 미묘한 단맛 까지 바라거나 옥수수 수염차 처럼 구수한 걸 기대한건 아닌데요)

같은 온도의 맹물과 비교도 해봤는데, 차인지 맹물인지는 구분이 됩니다. 

근데 그건 차가 입 안에 들어올 때, 그리고 혀를 지나 넘어갈 때. 음... '두툼하고 매끄럽다'로 밖에 표현이 안되는 차의 느낌 (아... 표현력이 부족해서 죄송 -_-; 비루한 공돌입니다) 빼고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그냥 단순히 혀가 둔한 걸까요? (저는 이쪽으로 많이 기울었습니다;;;)
아니면, 프린스 오브 웨일즈가 맛과 향이 약한 건가요? (나는 이걸 맛보고 홍차에 빠졌다 하는 제품 같은 걸 추천해주셔도 고맙겠습니다)
아니면, 제가 차를 우리는 방법이 잘못 된 걸까요?
아니면, 티백의 한계인가요? (티백 말고 양철 캔에 든 덜어쓰는 잎차가 필요한 건가요?, 홍차의 맛을 느껴볼 수 있는 가게 같은 것이 있을까요?)
아니면, 전용 다구(주전자, 워머 같은)가 필요한 건가요?

조언... 부탁드려요. (뻘쭘뻘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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