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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이가 벌써 스물여덟.
게시물ID : gomin_2928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맥콜같은인간
추천 : 4
조회수 : 45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2/28 21:14:32


병원에 있으면서 할게 없어 접속한 리그오브레전드.
폐인게임이다 뭐다 하는데 사실 하다보니까 참 자괴감같은게 많이 몰려왔다.
게임안에서도 난 그저그런 인간이었구나 하는 생각같은거.


군대 다녀와 세상을 보니 난 참 무슨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내 미래는 장미빛으로
물들어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시궁창인것 같다.
병원에 입원해 생활이 어려워져 핸드폰요금과 카드값을 두달째 못내고 있다. 요전에 썼던
핸드폰의 미납요금이 스멀스멀 밀려온다.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아는사람들의 방문은 없는데, 전화한통 없는데,
요금미납 전화는 정말 칼같이 온다. 하루에 두번씩 세번씩 가뜩이나 몸도 다쳤는데
돈까지 독촉당하니 참 내가 못내 생긴 돈이지만 가끔 가슴까지 울컥울컥 슬픔이 차오를때도 있다.



자괴감의 끝은 날 점점 현실에 순응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나에게는 자유가 없다. 나는 노예다. 그런 생각이 든다. 컨텐츠는 방대하고 사회는 나에게
즐기라고 강요하지만 난 그럴 수가 없다. 어떨때는, 젊은 사람들이 외제차를 몰고 지나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쁜생각이 든다.
'누구는 부모 잘만나서 저리 살고 누구는...'
참 나 자신이란 징징대는 것 하나는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



퇴원이 가까워졌는데, 허리가 좀 안정되려면 한두달정도 더 집에서 쉬라고 하는데도,
난 쉴 수가 없다. 공부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저축도 해야되는데 그러려면 돈이 없다.
눈 딱 감고 일주일정도만이라도 떠나볼까 생각했지만 그런건 사치라고 생각된다.
난 그정도의 여유를 누릴 가치도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tv를 보면, 영화를 보면, 인터넷을 돌아다니면, 공부를 하다보면, 길거리를 돌아다니다보면...
세상사람들은 행복한 것 같은데, 난 그러지 못한다. 세상사람들은 저마다 걱정거리 하나둘씩
있을지라도 잘 먹고 잘 사는 것 같은데 난 항상 제자리를 맴돈다.


내 의지 문제일까? 아니면 순환고리가 어디선가 잘못된 걸까.
가끔은 내가 잘되는걸 배아파하는 누군가가 날 옭아매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사람이 있다면...
내 신념, 내 자존심 다 버릴테니 그들에게 매트릭스로 다시 귀환하겠다고 이야기할테니...
나도 좀 잘먹고 잘살게 해달라고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애원하고싶다.



쓸데없이 망상만 늘어나는 저녁이다. 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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