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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날씨 기념 무서운 이야기
게시물ID : humorstory_2930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만그래?
추천 : 0
조회수 : 46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5/09 22:28:40

작년에 있었던 일이다.

그 날도 오늘처럼 더운 여름 날이었고, 나는 겨우 중학교 2학년이었다.

뭐, 그 땐 실제로 여름이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시험이 끝난지는 좀 됐고, 이제 곧 방학이라 좀 들뜨기도 했던 것 같다.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야근 때문에 늦으신다고 하셔서,

오랜만에 혼자의 자유를 느끼며 신나했었던 것을 기억한다.

당시 나에게는 컴퓨터가 유일한 낙이었지만, 모든 부모님께서 그러 하듯이

내가 컴퓨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해놓고 그 후에는 손도 못대게 하셨기에,

그 날은 나에게 너무나 반가운 날이었다.

오랜만에 게임에 접속해 친구들과 정말 미친 듯 놀았고,

평소에는 부모님 앞이라 적지도 못했던 욕들도 하면서 웃고 떠들었다.

시간은 점점 흐르고, 친구들은 부모님께 혼난다며 하나 둘 컴퓨터를 껐다.

나는 나 혼자 더 할까 싶었지만, 친구들이 나가고 난 게임은 더 이상 재밌지 않았다.

뭘 할까 고민을 하다가 때 마침 부모님도 안 계시고, 사춘기의 청소년인 나는 

흔히 말하는 '야동'을 보기로 했다. P2P사이트야 널린데다가 부모님 주번은 다 외우고 있으니까

야동을 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호기심과 본능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집중해서 보고 있었지만..

순간 번뜩하며, 정전되어 버렸다. 김이 빠져버렸다.

'아, 한창 집중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모니터 불이 다시 들어오며 내가 보던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오, 불이 들어온 건가?' 

그렇다고 잠깐 생각했었지만, 다시 오싹해지고 말았다.

주위에 들어온 불이라고는 오로지 모니터 뿐이었으니까...

전등.. 냉장고.. 정수기.. 

그 무엇하나 전원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다.

패닉이었다.

방은 오로지 살색화면과 소리들이 넘쳐 흘렸고, 나는 너무 무서워서 꺼지라고 소리를 지르며,

모니터를 이리저리 흔들다 문득, 뒤에서부터 날 노려보는 시선을 느끼고 얼어버렸다.

'귀신이다.. 귀신이 날 보고 즐기고 있어..

뒤를 돌아보면 어떻게 되는거지? 죽는건가..'

그 순간 너무 많은 생각이 들어서 나 조차도 정리가 안 될 정도였다.

손은 떨리고, 식은땀은 흐른다.

야동을 틀어주며 날 겁먹게 하는 귀신이라니..

너무 겁을 먹은 나머지 실성을 했던지,

난 갈 때까지 가보잔 심정으로 뒤를 돌아, 모니터를 부여잡은 손을 놓지 않고 고개를 돌려,

나를 노려보는 시선을 재빠르게, 노려봤다. 

그 곳에는,

'불은 다 꺼놓고, 야동을 모니터째 부여잡고 보다가 자신을 째려보는 아들을, 한 손에는 우체통에서 막 꺼낸듯한 성적표를 들고 일상에 찌든듯한 표정으로 노려고보 계시는 어머니'

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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