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남자 대학생 2명 중 1명은 성관계 경험이 있지만 성에 대한 지식수준은 여학생들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림 이화여대 건강과학대학 교수팀은 보건복지부 연구사업으로 지난해 5~11월 전국 대학생 6000명을 대상으로 성지식, 성경험, 성태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이와 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대학생의 성태도 실태조사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성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대학생은 남학생이 50.8%로 여학생 19%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는 남녀의 성에 대한 욕구, 태도, 가치의 차이와 더불어 군대 등의 이유로 남학생의 나이가 여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고, 군대의 성문화에 노출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반면 성지식은 '생식생리, 성심리, 임신, 피임·낙태, 성병, 성폭력' 등 6개 영역 중 5개 영역에서 남학생에 비해 여학생의 점수가 높았다. 이는 남학생이 여학생 보다 성지식이 더 많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결과로, 올바른 성지식 정도는 여학생이 더 높다는 것을 반영한다.
성관계 빈도는 남녀 모두 '비정기적으로 총 5회 이상 10회 미만'이 가장 많았다. 성교를 하게 된 동기는 '사랑하기 때문에'가 가장 많았고, 성교를 주로 하는 곳은 남학생은 '숙박시설', 여학생은 '본인(상대방)집'이 가장 많았다.
피임 실천 비율은 '항상 한다'가 57.9%였고, 남녀 모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콘돔이었다. 남자의 경우 질외사정이 13.7%, 여자의 경우 먹는 피임약과 질외사정이 각각 11.7%, 11.3%로 비슷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남녀 모두 주로 사용하는 피임법이 남성 주도적 피임법으로 남성이 협조해 주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방법"이라며 "따라서 이번 결과는 피임교육시 여성 주도적 피임법에 대한 교육이 추가돼야 함을 보여 준다"고 풀이했다.
이와 함께 성관계를 경험한 1979명 중 9.4%가 임신을 한 적이 있거나 여자친구를 임신시킨 경험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는 2007년 조사결과에서 보고된 11.6% 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또 임신(시킨) 경험이 있는 대학생 중 낙태시술(시킨) 경험이 있는 경우는 78.1%에 달했다. 이는 안전한 성관계의 필요성과 올바른 피임 방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나타내는 결과다.
한편 대학생의 성교육 관련 실태 및 요구도를 조사한 결과 초·중·고교 때는 대부분 성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지만, 대학 때의 성교육 경험은 20.3%로 비교적 저조한 편이었다. 성관련 강좌 참여 희망도에 대해서는 33.6%의 대학생이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가장 필요로 하는 교육 내용은 피임법(41.4%)이었으며, 가장 희망하는 성교육 실시방법은 '특별강의(30.3%)'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