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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computer_2932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picFail
추천 : 1
조회수 : 19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3/07 13:17:51
그 해 여름은 무척 더웠다
날씨도. 내 마음도

전화가 왔다
'징어야 혹시 우리 애들이 뭐 들고간거 없니?'

급하게 없어진걸 한번 찾아보았다
아이패드,갤탭,폰 등 있을만한건 전부 있었다
그러고보니..안쓰던 컴퓨터 한대가 없어진 것 같다

'네 이모 컴...'
말을 하려다 그만 두었다

이모는 자식을 강하게 키우는 편이다
어릴 때. 아버지보다 먼저 수저를 들었단 이유로
친척들 앞에서 자식 뺨을 때릴 정도로
내 컴퓨터를 허락없이 가져갔다는걸  알면
어떻게 될 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중2짜리 애가 낑낑대며 들고갔을 이미지가 뻔하다
분명 부모는 모르리라..
화 보다는 가여움이 먼저 들었다

일단 이모의 화를 푸는게 제일 먼저일것이다
'네 이모 컴퓨터 한대 없어지긴 했는데...'

'그렇지? 요놈들이 어디 남의물건을 함부ㄹ..'

'이모 그게 아니라 안쓰는 컴이 있어서 필요하면 가져가라고
제가 전에 사촌한테 연락 해 놨었어요'

'아..그런거야? 난또 어디서 훔쳐온줄 알았네 고마워~'

특이하게 이모가 의심을 크게 안하신다
평소같지가 않은데...

'참 그리고 징어야'

'네?'

'우리 작은애가 그 뭐지 지티에이5? 그거 한다고 컴퓨터 사달라던데..'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니가 컴퓨터 잘 알잖아 혹시 20..'

더 불길해졌다

'20만원 정도로 생각하고 컴퓨터 살려하는데
어떻게. 괜찮니? 아니면 더 줄일수 있어?'

...

'최신부품이었으면 더 좋겠...'


여름은 참 무더웠다
내 머리도 같이 더워진것같다

모 컴퓨터 게시판에서 본 글과 흡사한 상황이
내게 일어났다
아무래도 추천해줬다간 이모부가 '왜 G1840같은 셀러론에 외장그래픽은 어디갔냐'고
고함칠 것 같았다

진정하자..진정해..
이모를 잠시 수신 차단해놓고 사촌에게 걸어보았다

'잘지내니? 징어형이야 혹시 컴ㅍ..'
'닥쳐 한타중이야 끊어'


전화와 함께 내 머릿속에 무언가가 같이 끊겼다
사촌형인 나에게 이정도면 게임속에 타인에겐
'니엄마 헤네시스 물약상인','이즈 아버지 북한군출신임? 리즈리얼?'정도의 부모님 안부를 구사할 것 같아
안쓰럽기까지 했다

'뚜루루루..여보세요? 네 저에요 오징어
네 아..20만원으론 무리일거같아요 네..
아 그리고 그 들고간 컴퓨터말인데..제가 친구 주기로 했었던건데
사촌보고 들고가지 말라고 했는데도 들고갔네요 하하..
네 네 그럼 나중에 찾아뵐게요 네~'

그 해 여름은 무척 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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