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가 제가 한 27살인가..28살인가..
제가 23살 때 부터 아빠가 매일매일 아침마다 시집가라고~ 시집가라고~..
딸 시집가기를 바라고 바래시다가 결국 선자리를 가지고 오셨는데요.
회사 아는 분께 부탁했다면서 안나가면 본인 체면이 뭐가 되냐며...ㅠ_ㅠ
결국 나가기로 했는데 아침부터 전화를 해서는 치마를 입어라~ 화장을 이쁘게 해라~ 머리는 푸르고 와라~ 굽높은 신발은 신지마라~
등등 엄청난 코치를 하심..ㅋㅋㅋ
보통 선은...어른들도 오시고 해서 호텔커피숍에서 일단 만나는데..
뜬금없이 우리 동네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 물음표가 많았지만 평일 퇴근후라 피곤하기도 하고 더 잘되었다 생각하고
아빠 말대로..머리 푸르고 치마입고 화장하고 낮은구두 신고 눈누난나 나감.
중매아저씨 오시고 울 아빠두 있고 셋이 오붓하게 앉아서 커피마시면서 대화하는데..
약속시간 한 10분 지났나...차가 막힌다고 좀 늦는다고 함.
여기서 이미 안될사람들이구만..하는 생각이 들었고..
상대자 + 어머니 오시고 (????????????????) 울 아부지는 사라지심..
중매아저씨께서 간단히 소개 하시고 하는데 갑자기 어머님이 끼어드시더니..
- 애가 공부만해서 적극적이질 못하다.
- 아가씨가 성격이 너무 좋아보인다 이쁘다 참해보인다~
- 우리가 아들 앞으로 집도 마련해 놓았다. 아파트 이름 평형까지 말씀해주시고..ㅋㅋ
- 우리가 어디 어디에 건물이 있어서 노후준비도 다 해놓았다~
- 아가씨가 맞벌이 하겠다고 하면 집안일해주는 사람 붙여주겠다~
- 전업주부 하고 싶다면 나는 더 좋다~
- 몸만 오면 된다~
진짜 한 15분을 저런 이야기들로 랩을 하는데..
상대남자는 멀뚱멀뚱 "아~ 엄마 무슨 그런 이야길해~" 소심하게 한마디..
심지어!
- 어머 우리 차 한잔씩 마셔야지
하더니 아들에게 카드를 주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제일 비싸고 맛있는걸로 4잔을 사오라며??????????????
한 30분동안 어머님이....하.....결국 주선자 아저씨가 그만 가시자고 젊은사람들끼리 놀게..
하니 어머님이 상대남자에게 카드를 주시면서 ^_^
- 비싸고 맛있는거 사주라고.. 하시면서 가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야밤에 둘이 멀 하고 놀지..
시달려서 밥맛도 없고 그냥 집에 가자니까 아빠체면을 생각해야 하고..
도 닦는다 생각하면서 다른 커피숍갔는데...
정말 말주변이 없고...눈도 못맞추고....공부만한 사람이구나...
외모도 성격도 너무 내 타입이 아니라서...
시간 늦었으니 일어나자고
집에 데려다준다길래..(저는 첨보는 사람이 집에 데려다 주는거 싫어요..제 집이 노출되는게 싫어서)
괜찮다고 지하철타고 간다고 바로 앞이라고하니 택시타자고 데려다 준다길래 극구 거절하고
둘이 지하철타고..ㅋㅋㅋ 저는 두정거장가서 내리고 빠이빠이 함..
집에 들어가서 아빠 막 꼬집음...
집에 언제 왔냐고 옆에서 나 지켜줘야지 막 혼자 가버렸냐고 막 울다가..
그 아줌마 넘 황당하다고 내가 무슨 결혼한다고 한것도 아닌데 이상한소리 한다고 막 웃다가.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선 다시는 안본다고!
그리고 다음날 아빠가 그집에서 맘에 든다면서 연락처 알려달라는데 어쩔까 물어보시길래..
내가...그날 하루니까 참았다고....연락처 알려주면 나 가출하고 평생시집 안갈꺼라고 대답해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