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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터의 푸념
게시물ID : diet_294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adiajun
추천 : 6
조회수 : 37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10/09 13:52:45
대한적십자사님께서 올려주신 동영상 봤는데요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diet&no=29238&s_no=29238&kind=search&search_table_name=diet&page=1&keyfield=name&keyword=%B4%EB%C7%D1%C0%FB%BD%CA%C0%DA%BB%E7


궁금한 점이 나름 풀렸습니다.
제 누님과 저는 체질이 많이 달라요.

누나는 요즘도 한끼에 떡, 전복죽, 유부초밥, 밥에 미역국 반찬, 후식으로 케잌.... 이렇게 폭풍 흡입을 하고도 보기좋은 몸매를 유지합니다.
물론 현재 운동을 못해서 잘록한 허리를 가지진 못했지만, 저러다가 한두 달 필라테스만 해도 11자 복근 나옵니다-_-;;
제가 저런 식으로 먹으면 한달 내에 허리 아작나서 제대로 걷지도 못할 겁니다.

어머니께서 얘기해주시는데, 누나는 우량아까지는 아니어도 4키로에 육박하는 튼튼한 아가로 태어났고요.
저는 정확한 무게는 기억 못하시던데, 어쨌뜬 삐적 말라서 피부가 쪼글쪼글했다고 합니다. 피부도 어둡고, 할배 같았다고.
할머니께서 저 목욕시켜주는 사진이 있는데, 피부만 보면 정말 부부입니다 -_-... (지금은 사진을 못 찾겠네요)

너무 작고 피부가 쪼글거리니까 압지가 걱정이 되어서
태어난지 2일 된 아기에게 한약을 먹였대요. 녹용이었다나... 몰래. ㅋㅋㅋ..어떤 돌파리 의사에게 속은 거겠죠 
그거 먹고 애가 토했다고 ㅜㅜ

뭐...저체중이 확실하죠.


제가 다게에서 자랑할만한 것은 운동 오래했다는 건데요.
웨이트 시작한지 몇 년 됐지만, 중량이 쌩초보자에서 못 벗어났고, 
달리기야 중고딩 때 여학생 수준으로 달렸으니, 지금도 형편없고...
그저 내세울 건, 16년간 꾸준히, 일주일에 평균 5일 정도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꾸준히 하니, 30대 후반 이후로는 큰 변화 없이, 소위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키 177.7에 몸무게 68~71.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제가 원래 이런 체형인줄 알아요.
심지어는 말랐다는 소리도 들을 정도. (이건, 그릇된 다이어트를 반복한 결과, 얼굴이 삭아서 그렇습니다.ㅜㅜ)

옆지기도 제가 살 쪘던 모습은 상상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엉덩이의 튼살 자국을 보여줬죠.
보통 튼살 자국은 맨살에 줄이 몇 개 그어져 있잖아요. 보통 색이 더 밝죠.
저는 튼살과 맨살이 동일한 두께로 무늬를 이루고 있습니다. 얼룩말 처럼. 
그 무늬가 엉덩이를 완전히 뒤 덮고, 허리까지 올라와 있어요.

처음 본 옆지기의 반응은 이랬습니다.

"그건 튼살이 아닌데?"

네... 그런 모양새는 본 적이 없었을 테니까요. 
한참을 관찰하더니 그제서야... "어... 이거 정말 튼살이네...;;;"


초딩때 여유증이 왔을 정도로, 기억도 안나는 어린시절부터 비만으로 살았습니다.
살 잘찌는 체질로 태어났다는 거.. 뭐 억울하긴 하지만 어쩌겠어요.
꾸준히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서 살아야죠.

문제는 여기서 부터입니다.
지금은 그냥 살 잘찌는 문제 뿐만 아니라, 심혈관에도 문제가 발생했거든요.
딱히 병명이 나오진 않았지만, 사람이 두려움을 느낄 정도의 신체 이상현상을 느꼈으면 말 다한 거죠.
아버지가 당뇨, 고혈압, 암, 심장병(수술), 마지막에 뇌경색.
게다가 저는 저체중으로 태어났으니....

음식에 주의하고 운동하는 것이 이제 완전 습관이 들었는데요.
제 일기를 주의 깊게 보신분들은 눈치 채셨겠지만, 저는 닭가슴살 외에 육고기는 거의 안 먹고, 기름요리를 하지 않습니다. 보통 다이어터분들 보다야 훨씬 많이 먹지만요..
주위 사람들은 저의 이러한 생활습관에 대단히 불만입니다.

저희 어머니야 이제 완전히 포기?하셨기에
한 식탁에서 밥을 먹어도, 완전히 다른 상을 차리기도 합니다. 한 식탁에 같이 앉아 따로 음식을 먹는 거죠.
보통 어머니와 옆지기가 한 팀이고 제가 다른 메뉴를 먹습니다.
물론 제 음식은 제가 요리합니다.


바깥 모임을 하면 문제가 커집니다.
자기 술 마시는데 제가 안 마신다고 짜증내시는 분도 계시고
아프더라도 무조건 맛있게 많이 먹어야 한다며 못마땅해 하시는 분도 계시고
그렇게..., 자신들이 맛있게 먹는 음식을 제가 안 먹는 게 그렇게 화나는 가 봅니다.

이쯤 되니 저는 한국의 식문화가 이상하다고 느껴요.

30대의 대부분을 독일에서 지냈는데,
얘네들은 파티를 하면 '음료와 술'은 자신들이 직접 챙겨옵니다. 그냥 원래 그래요.
쥬스를 좋아하는 사람은 쥬스를, 맥주, 위스키, 탄산음료... 
음식도 여러가지가 뷔페형식으로 차려져있고, 때에 따라 자신이 먹을 것을 챙겨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이 먹고 싶은 것 먹고, 마시고 싶은 것 마시며,
중요한 것은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 것.

남이야 뭘 먹던, 채식주의건 비건이건, 송아지고기를 먹건, 술을 취하도록 마시건, 설탕음료를 마시건.
남이 뭘 먹고 마시는지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함께 웃고 떠드는 게 중요하니까요.
만약에 남이 뭘 먹는지를 가지고 손가락질하거나 화내거나 짜증내거나 했다간, 히틀러 취급 받습니다.
말이 안 되거든요.

남에게 해를 입히는 행동도 아니고,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는, 그냥 취향이거든요.
취향은 건드릴 게 아니죠.
신념으로 채식을 하건, 건강 때문에 편식을 하건. 아무런 문제 될 게 없습니다.


그에 비하면 한국의 식문화는 상당히 조폭 스러워요.
다수의 취향과 다르면 욕 먹고.
특히 연령이란 상하관계가 개입하면, 복종의 문제가 돼버러요.

물론 뿌리를 살피면 박정희의 전국토 군사문화 만들기가 빠질 수 없겠지만요.

이 글에 공감하시는 분들이라면,
우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이러한 것을 강요하지 말아요.
이거 생일케잌이니까 나도 먹고 너도 먹어야 한다는 둥.
술자리이니까, 일단 받고, 받았으면 마시라는 둥.
그러지 말아요,. 자기가 먹고 싶은 것, 먹고 싶은 만큼 알아서 먹으면 되죠.

술 권하지 말고, 타인의 취향을 존중할 줄 알고, 함께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작은 변화가 결국에 큰 변화를 일굴거라 믿거든요.

푸념이 너무 길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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