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20일 새벽, 박근혜가 낙선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대구의 한 선교단체는 혼란에 빠졌다.
"팀장님, 한번 전화 해 보시죠"
팀장이라고 불린 40대의 한 남자는 불안한 마음에 전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아 의원님!"
새누리당 의원의 목소리였다.
"예? 계약을 하지 않으시겠다고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4년간 계약하기로 하지 않으셨습니까!"
방 안에는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박근혜 후보가 낙선하신건 전적으로 저희 책임이... 여보세요? 여보세요! 의원님!"
정적이 흘렀다.
아무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
"팀장님... 저희 알바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아마... 다시 일하기 힘들걸세..."
그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더이상 그들의 일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한순간에, 그들은 다시 실직자가 되었다
4대보험도 안되고, 시급도 적은 편의점 알바로 돌아가야 되는 것이다.
"젠장... 만사 제치고 타자연습 시킬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낙선하니까 버리시겠다?"
"이건 말도 안됩니다! 다시 전화해보십시오!"
"이제 어떻게 등록금을 내야되나..."
거의 모든 이들이 흥분한 상태였고, 그들이 그렇게 처참히 버려졌다는 것에 대해 분노하였다.
"모두들 미안하다. 우선 들어가봐. 지금까지의 시급은 어떻게든 책임져 볼게."
팀장이 무거운 입을 때며 말했다.
그들은 이미 선거 개표 직전까지 타자를 치느라 탈진된 상태였지만, 지금 상황에 분노하면서 배고픔도 짜증도 잊고있었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한 사내가 집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팀장님, 박근혜한테 전화하세요. 그리고, 우리 알바 해결 안하면, 당장 기자회견 한다고 하세요."
팀장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 성훈아. 니 맘은 알겠는데, 기자회견 하면 우린 지금까지 번 시급도 못받아. 제발 가만히 있어줘, 응? 우리 각서도 썼잖아. 절대로 이 사실을 발설하지 않겠다고 만약 이 일에 대해서 기자회견을 벌이면, 우린 바로 감옥행이야. 허위사실 유포로. 쟤네들은 잡아떼면 그만이고, 우리는 고소 당한다고. 아직 새누리당은 과반 여당이야. 검찰이 정말로 정부편이라고 생각해? 절대 아니야. 그러니까 제발, 다시한번 생각해 봐라, 응?"
"안그러면 어쩔건데요! 걔네들이 우리 시급 다 계산해 줄 것같아요? 저새끼들은 악질 구두쇠라고요! 우리 시급 줄 돈이 아까워할걸요? 아마 우리 시급,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절대 안줄겁니다. 팀장님도 잘 아시잖아요."
"그래 이새끼야! 내가 그걸 몰라서 그래? 넌 아직 학생이라 모르겠지만, 난 가족이 있어. 먹여살려야할 가족이 있다고, 이새끼야! 난 어떻게든 돈 받아서 우리 가족 먹여 살려야 된다고!"
"...젠장!"
성훈이라고 불린 사내는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이러다가 모두 잡혀가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팀장은 창문을 바라보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