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를 가는 길에 도로변에 조그마한 게 움직이길래 보니 아기 고양이 한마리가 두 앞발로 돌아다니고 있더군요. 도로에서 위험하게 말이에요... 위에 사진 보시면 이미 하반신이 주저앉아 있죠? 두 뒷다리가 다친 것 같았습니다.
일단 급하게 도로 위로 옮기고 나서 주변을 둘러보니 스티로폼 박스 뚜껑이 있었어요. 일단 그 위로 옮기고 나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일단 트위터, 오유에 도움을 요청했어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거든요... 주변 동물병원은 모두 문을 닫은 상황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사이 과외 시간은 다가왔어요. 급한 마음에 일단 아기를 사람들 눈에 잘 띠는 곳에 놓아두고 마음씨 좋은 분이 도와주시겠지 하고 과외 수업을 하러 갔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보니... 아기는 싸늘하게 죽어있더군요. 바로 그 자리에 말이에요. 그때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은 것을 후회했습니다.
이대로 돌아가면 내일 분명히 쓰레기 차에 실려 쓰레기와 함께 버려질 것이 뻔했죠. 죽을 때까지 아무런 보살핌도 못 받은 생명을 쓰레기처럼 버려지게 할 수는 없어서 밤 11시 경 집에서 부러진 삽을 가지고 내려와 성당 옆 산길에 묻어주고 왔습니다. 혹시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면 아파하고 죽어가는 생명 돌보는 세상 만드는 인간으로 성장하길 빌면서요...
앞으로는 죽어가는 생명을 지나치는 일이 없으리라 다짐하며,
고묘(故猫)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