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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 어머니와의 생에 첫 정치이야기...
게시물ID : sisa_2946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갸릉갸릉
추천 : 11
조회수 : 35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12/16 06:46:07

어제밤에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집에서 TV시청중이였습니다.

 

가족모두 "청담동 앨**"를 보는터라 채널을 스브스 로 돌렸는데 박근혜후보가 연설을 하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아마 뉴스끝나고 해주는 연설인가봅니다.)

 

근데 갑자기 어머니가

"아들.. 이번에 박근혜 뽑을꺼지?"

 

이러시는겁니다. 그래서 제가

"아니 난 뼈속까지 문재인 지지자인데? 왠 박근혜?"

그리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자 평소에는 잘 놀라시지도 않는 어머니가 정말 저도 놀란만한 말씀을 하시는겁니다

"문재인은 빨갱이야 아들 왜그래 빨갱이 뽑으면 안되 사람 인상도 봐봐라 얼마나 얍삽하게 생겼니?"

그러자 옆에서 이야길 듣고있던 여동생이..

"인상으로 따지면 이명박이 대통령된건 기적이야? 역대대통령중 인상 최악아니야?"

 

"딸.. 딸도 문제인지지해?"

"난 원래 안철수 였는데 문제인후보 밀어준다길래 문제인으로 갈아탔음 "

"아들! 딸! 안돼 얘들이 큰일나 박근혜 뽑아야되!!"

"아니 우리어무이가 갑자기 정치 이야기를 하실까.. 아들나이 32살 될때까지 선거 이야기한번도 안하시던분이?"

 

그러시더니 갑자기 핸드폰을 막 뒤적이시는겁니다.

그러시더니 갑자기 카톡을 보여주시는 겁니다.

요즘 어머니가 운동하는(스포츠) 동호회를 나가시는데 거기서 회원분중에 한분이 보내주신 카톡이더군요

 

'문제인 빨갱이다''문제인 집이 아방궁?' '문제인이 당선되면 어쩌구. 저쩌구' 등등..

일베선동자료에서나 봤을법한 카톡들이 수십개가 와있더군요..

 

정말 정신이 띵~ 했습니다..

고등학교때 이혼을 하신후 혼자 너무 적적해 하시는거 같아서

나이가 더드시기전에 황혼이라도 즐겁게 지내시라고 옆에서 열심히 컴퓨터알려드리고 동호회도 가입시켜드리고

적적하게 자식들만 키우는 억척스런어머니가 아닌 한사람의 여자로써의 삶을 즐기시라고 ...

그렇게 즐겁게 사시라고 알려드린 동호회에서 정말 말도안되는 선동자료로써 저희어머니를

정말 어떻게 보면 바보취급을 했다는 사실에 순간 열이 확 뻗쳤습니다.

 

"어머니 이거 누가보낸거에요? 대체 어떤놈이 이런자료를 함부로 보내?"

"아들 이거봐봐 나라망해 문제인 뽑으면 나라 망해.."

 

32년간 자식하나만 바라보고 예비군 한번만 안가도 아들이 잡혀갈까봐 울면서 전화하시는 정말 순하디 순한 어머니에게 이따위

선동글을 보낸 그사람한테 그자리에서 바로 전화했습니다.

 

"예 저 민XX 아들인데요"

"아... XXXX(인터넷 동호회아이디) 님 아드님이시구나 무슨일 있으세요?"

"아 다른게 아니라 이 카톡내용들은 대체뭐죠?"

"어머 아드님도 보셨구나... 이번 대선때는 박근.."

"아니 어디서 이런 말도안되는 조잡한 선동찌라시 기사따위로 세상물정 모르는분을 겁을줘서 자식들 앞에서 부끄럽게 만드시냐구요!"

"조잡한 선동이라뇨 아드님이 뭐때문에 저한테 전화해서 화를내시는지 모르겠는데요"

 

딱 여기까지 이야기를 했을때 제 여동생이 폰을 확뺏는겁니다

그러더니..

 

(아 미리 이야길 해두자면 전 일종의 "영업"직으로만 5년을 일해왔고 그"영업"을 해서 번돈으로

작은 사무실을 차리고 독립을 했습니다.

한마디로 말로써 상대하는건 정말잘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제가 태어나서 단한번도 말싸움으로 이겨본적이 없는 사람이 바로 저와 2살 터울나는 제'여동생' 입니다.)

 

"아줌마.. 아줌마가 우리 엄마한테 이 찌라시 뿌린사람이에요?"

(스피커폰으로 통화한게 아니라서 아줌마 소리는 잘 못들었습니다 여동생 이야기만 적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그딴거 필요없고 아줌마가 우리엄마한테 이따위 찌라시 보내서 겁준거 맞냐고"

"내가지금 다른걸 이야기 하는게 아니잖아요 그쪽이 박근혜를찍던 문제인을찍던 집에있는 니네집 자식새끼 대가리를찍던 그건 내가알바 아니고

우리엄마한테 이따위 찌라시 보내서 겁준게 당신이냐고"

"당신이 보낸 이 찌라시들 정말 사실확인 다된거야? 정말 확실한 자료야?"

"이아줌마가 누굴 새대가리로보나... 우리엄마가 만만해? 어서 이딴 말도안되는 짜집기자료로 순진한 우리엄마한테 개수작이야"

"지금 내가  반말하는게 X같아? 가족끼리 오붓하게 과일먹으면서 드라마 보려다가 지금 이상황 벌어진 우리는 기분이 X나게 해피하겠니?"

"한번만더 우리엄마한테 이따위 말도안되는 헛소리로 겁주거나 연락하면 지금 아줌마가 느끼는 기 X같은 기분이 더 X같이 느끼게 해줄께"

 

그리곤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어머니는 생각보다 많이 놀라신듯 하시더군요 ..

"어머니 이기사들 다 짜집기 한거구요 말도안되는 거짓말들이에요 안놀라셔두 되요"

"아냐 엄마가 다 들었어 진짜 아니야 문제인당선되면 나라망한다니까?"

그래서 컴퓨터를 켜고 일일히 그 자료에 대한모든것들을 다 확인시켜 드렸습니다

정말 찾기 쉽더군요

 

10분만에 20개의 달하는 찌라시 자료들에대한 모든 자료가 거짓선동이란걸 다 알려드렸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드라마가 시작하길래 다시 드라마 시청모드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어머니가 그러시는 겁니다.

"내가 바보같아서 속았네.. 난 여태까지 이게 사실인줄알고 친구들한테도 다 돌렸는데.."

"괜찮아요. 내일 친구분들이랑 점심 드시러 나가신다면서요? 나가서 다시 이야기 잘하심되죠 "

 

대충 이런식으로 마무리가 지어졌습니다.

 

그렇게 가족들끼리 있다가 전 다시 집으로 가고있는데

(전 따로 혼자삽니다)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겁니다..

 

저희어머니는 올해 연세가 56세 이십니다.

자식들 뒷바라지만 30년을 해오신 분입니다..

세상물정? 그런거 잘 모르십니다..

비단 저희 어머니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러분의 어머니도 어디에선가 이 거짓 선동자료들에 속고 계신걸수도 있습니다.

이런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는걸 이제서야 알게된건 정말 단순한 이유입니다.

가족들과의 대화가 별로 없었다는거...

 

부모님의 의식을 바꾸기 힘들다.. 라고 하시는분들..

다시한번 대화를 해보세요..

대화를 하기전에 그런건 어디서 들었냐 라고 살짝 추궁(?) 한번 해보세요

그리고 그원흉을 제거(?) 하고 나신후에 다시한번 대화해 보세요.

확실히 다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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