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과 저승 사이 세상 또 있다면 그곳 계절은 가을뿐이라 싶던 날
가슴 속 살처분한 기억이 좀비처럼 한꺼번에 닥친다
잠복기 거쳐 몇 배 아파진 상처가 바람에도 덧날 날씨만 연일
낫질 않으니 다치는 것 더욱 주의해야 할 절기다
생채기 하나도 가을바람 스미면 하늘만큼 벌어진다
서투르게 틈이 생겨서는 다쳐
멸종한 새소리 같이 휘날린 낙엽 속에서
다리를 오므려 허수아비가 되었다
짚은 심장처럼 뛸 수 없다
그 누구도 날 여겨선 안 돼
누구도 이전 이별 몫 진통제론 맞이하기 싫어
미인이 먼저 온대도
보다 좋은 짝 기다리라고
혼자 남으신 풍경으로 봐주겠다
너무 아픈 아무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