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덩치좋은 젊은 남자가 10인용 병동에서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옆침대에 누워있던 할머니는
「저기 젊은이. 내가 의료기기를 사용 중이니까 전원 좀 꺼줘요」
라고 했다. 그러자 그 남자는
「그냥 도착한 메일을 읽고 있을 뿐이니까 상관없잖아」
라고 신경질적으로 대답하며, 휴대폰을 끄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자 옆 시트의 병문안을 온 샐러리맨이
「지금은 읽고 있을 뿐이라도 그 사이에 문자가 날아올 수도 있는거 아냐! 꺼!」
라고 퉁명스럽게 말했고, 그 말에 울컥한 듯 젊은 남자는
「뭐?」
라고 소리치며 눈을 치켜떴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 모두가 '저 샐러리맨, 위험해!' 라고 생각한 순간, 그 젊은 남자는 휴대폰을 샐러리맨에게 들이대면서 말했다.
「봐라! 나한테 온 마지막 문자가 4개월전이다! 그 이후로는 병문안은 커녕 이렇게 문자 한 통 안 날아오고 있다구! 이제 와서 누가 보내겠어! 나같은 놈은 모두에게서 버림받은거야!!」
모두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그 중에 단 한 명. 무뚝뚝한 얼굴을 하고 그에게 다가가는 젊은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남자의 손에서 휴대폰을 채가더니 뭔가 버튼을 꾹꾹 누르더니, 다시 남자에게 되돌려주었다. 남자가 멍하니 여자만 바라보고 있던 그 순간, 여자는 자신의 휴대폰을 만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남자의 휴대폰이 울렸다.
남자는 눈을 깜박이며 휴대폰을 보았다.
아아, 모두들 마음 속에서 울었다. 남자도 울었다. 세계는 사랑에 의해서 돌고 있다고 실감했다. 할머니는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