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20대의 동갑내기 6개월차 신혼부부이다
결혼전에 어찌어찌하여 양가의 허락아닌 허락을 받아 동거 1년을 했고
그 과정에서 다른 점을 많이 맞춰가며 결혼을 했다
그럼에도 가끔씩 매우 격하게 빡이치는 일이 있다
난 매우 깔끔한 성격이다
청소기도 매일 밀고 세탁기도 거의 매일 매일
주말이면 하는 게 운동, 요리, 대청소, 잠시 출근, 안주랑 맥주.. 정도이다
와이프는 방학이 있는 직업이고 난 방학이 없고 요즘따라 일이 많아 거의 매일 야근을 조금씩 하고 9시에 퇴근한다
방학에는 와이프가 집안일을 6의 비율로, 학기중에는 집안일을 반반으로 한다
와이프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지 못한다
손걸레도 빨지 못한다
아너스 청소기 걸레도 빨지 못한다
청소하고 걸레질해놓고 걸레를 항상 나에게 맡긴다
주말이면 그 자리에서 하겠지만 출장이거나 야근하고 왔는데 걸레가 있으면 순간 화가난다
거기에 더불어 음식물 쓰레기 냄새난다고 버려달라고 하면.. 빡이친다
그게 어제였다ㄷㄷㄷ
긴긴 회의를 하고 출장 준비하고 발표자료 만들고 대략 10시에 퇴근을 하였다
아너스 청소기 걸레가 베란다에서 날 반긴다
화장대, 선반 등을 닦았다며 손걸레가 그 옆에서 역시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통 2개가 버려달라며 아우성을 친다 (1개는 너무 금방차서 최근에 동일제품 1개 더 구매함. 이럴거면 왜 산건지.. 젠장)
넥타이 풀고 옷만 후다닥 갈아입고 버리러 나갔다
비 쫄딱 맞.................
엘레베이터를 타며 화가 폭발하였지만 거울을 보며
마음가짐을 고쳐먹고 집에 들어가 샤워하고 수다 좀 떨다 잤다
우리 와이프는 시댁에 참 잘해드리고
내가 매일매일 야근에 출장을 다녀도 업무적인 면으로는 한마디도 하지않고
회식을 하면 밤에 데리러 왔다가 아침에 회사로 데려다 준다
내 친구들이 우리집에 놀러와도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주고
주말에 시간내어 하는 짧은 데이트에도 매번 즐거워 할 줄 아는 현명함이 있고
내가 도와주는 집안일을 당연히 여기지않고 고마워 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다
백만가지 중에 한두개가 서툴다고 그 사람에게 화를 낼 필요는 없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