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런 날이 있다. 나를 어디론가로 던져버리고 싶은..
주변을 정리하고, 떠날 준비를 하는 일련의 과정 없이
넓은 지도를 펼쳐놓고 거기 어디론가 나를 던져
그 속으로 들어가버리고 싶은 때가 있다.
그러나 영영 돌아오지 않을 곳으로 가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저 내 눈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도록 해주고,
내 머리가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있게끔 해주고 싶은 것이다.
깨끗하게 깔끔하게 나를 만들어
다시금 나를 선보이고 싶은 것이다.
삶에 지치는 것은 너무도 고통스러운 것이지만,
지치지 않는다면 어디 여행 갈 생각이나 한 번 하겠는가?
아직 나에게 미지의 상태인 수많은 풍경들이
자기를 뽐내고 싶은 마음에
내 삶이 때로 지치도록 기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