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기자협회가 길환영 KBS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제작거부에 들어간 가운데 간판뉴스인 '뉴스9'가 단축방송을 했다.
19일 오후 9시부터 방송된 KBS 1TV '뉴스9'은 최영철 앵커가 불참한 가운데 이현주 앵커가 단독 진행했다.
이현주 앵커는 첫 소식을 전하기 전 "KBS 기자협회 제작거부로 저 혼자 진행하게 됐습니다"며 "이 진통을 계기로 좋은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KBS 1TV '뉴스9' 방송화면 캡처
최영철 앵커의 방송 불참은 길환영 KBS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오전 '뉴스9' 최영철 앵커 및 KBS 앵커 13명이 'KBS를 바로 세우는데 함께 합니다'는 제목의 결의문을 발표,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어 KBS 기자협회가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주장하며 제작거부로 업무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서 '뉴스9'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뉴스9'의 첫 소식은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를 전했다. 이어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외에 'STX 로비' 관련 소식을 전했다.
또한 '뉴스9'에서는 KBS 기자협회, KBS 양대노조(KBS노조·KBS 본부)의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도 보도했다.
'뉴스9'는 KBS 기자협회의 제작거부로 날씨 소식까지 포함해 총 19분 가량 방송됐다.
한편 최영철 앵커 및 KBS 앵커 13명, KBS 기자협회는 최근 김시곤 전 보도본부 보도국장의 "길환영 사장이 KBS 보도에 사사건건 간섭했다"는 폭로에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길 사장이 취재, 편집, 보도의 자율성을 침해했다는 게 이유다.
KBS 기자협회는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이날 오후 제작거부, 업무를 중단했다. 또한 지난 16일에는 보도본부 부장단(18명)이 길환영 사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총사퇴 했다. KBS 양대노조 역시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이에 길환영 사장은 19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는 "왜곡됐다"고 반박했다. 또한 기자협회를 비롯해 KBS 내부에서 제기한 보도 독립성 침해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