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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 안교수님 강의 정리노트
게시물ID : freeboard_5973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티블
추천 : 2
조회수 : 31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5/31 00:34:49
 그저 강의에 참석한 학생으로서, 노트 정리한 내용입니다. 언론에서 말하는 것 말고 참석자로서 듣고 느낀 것에 대해 궁금하실 것 같아 적어봅니다. 
+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는 걸 목적으로 한게 아니라 들으면서 필기한 걸 재구성 한거라, 구체적인 표현이나 내용이 나온 순서가 조금 다를 수 있어요. 얘기하면서 드신 예시 같은 건 제 기억에 의존한 겁니다.


 <강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늘 강연의 주제는 제가 이전에 썼던 저서의 제목과 동일하다. 연구소를 경영하면서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과, 대학생들이 고민해야 할 것에 대해 생각한 것을 적은 저서였는데 현실은 8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 때 다루었던 문제들은 지금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오늘 강연의 내용도 그와 상이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현실을 가장 잘 반영하는 지표를 '자살율'과 '출생률'이라고 생각한다. 자살율은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이 얼마나 힘든가를 반영하고, 출산률은 우리들이 미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전망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이며, 출산률은 전 세계의 하위권을 달리고 있다. 우리가 바라보는 현실은 불행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

 문제는 단순히 한 세대의 것이 아니다. 젊은이들은 입시 걱정과 학비, 취업 걱정에. 부모들은 그런 자식들 걱정에, 늙은 사람들은 노후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하다. 그런 우리가 원하는 사회는 '행복하고 희망이 있는 사회'다. 나는 그러한 과제를 위한 키워드가 복지/정의/평화 라고 생각한다.

 첫번째, '복지'는 단순히 경제적 차원의 것이 아니라 일자리와 긴밀하게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바로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 가득한 집단 이기주의는 살기 위한 방편이었다. 청년들의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사회적 안전망이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회가 제공되지 않는 까닭이다.

  두번째 '정의'는 출발선에서의, 경쟁 과정에서의, 승패가 갈린 이후의 정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출발선에 관한 정의는, 제도상으로 보기에는 공정하다. (의무교육과 평준화) 그러나 매튜효과 란 것이 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리키는 것인데 제도의 사소한 이익이 그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다.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영재교육의 예시- 현대의 스펙사회-학벌사회-는 고등학생 때의 노력을 평가할 뿐, 대학에서의 노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의무교육과 평준화는 충분하지 않다. 부모들은 노후를 포기하고 아이에게 보다 나은 기회를 주려고 한다. 나는 "20대엔 실패가 아닌 실수만 있다"라는 말을 하곤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학을 마치고도 출발선이 같은 사회. 자기 아이가 행복하기 위해선 옆집 아이가 행복해야 한다.
 둘째 경쟁 과정에서의 정의. 자유경쟁으로 진입한 사회에서 규제의 철폐는 좋다. 규칙이 많은 스포츠는 활기를 띠지 못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심판이 사라진다면 약육강식의 싸움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규제의 철폐와 함께 감시 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 공정의 반대말은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특권이 없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셋째 패자부활전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실리콘 밸리는 성공의 요람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실패의 요람이다. 실리콘 밸리에선 100번 중에 성공하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실패한 후에 다시 주어진 기회 속에서 과거의 실패를 바탕으로 삼고, 이후에 한 번 성공하면서 100번의 실패를 만회하게된다. 실패의 자산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여태껏 추격자 전략을 사용해왔다. 선진국들을 따라잡기 위해 가능성이 있어보이는 부분을 선택해 질주했다. 쓰러지는 이가 있으면 버리고, 때로는 밟아가며 실패를 용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선도자 전략이 필요할 때다. 이러한 전략의 변화를 위해서는 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 과거의 성공이 발목을 잡는 경우도 있는 법이다.
 세번째 '평화' 는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앞서말한 요소들의 기반이 되는 것이며 가장 중요한 근간이다.

 이러한 것들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통과 합의다. 복지 선진국인 스웨덴과 독일의 경우를 보면 여야의 소통이 이루어졌고 진보와 보수세력이 힘을 합쳤다. 보수와 진보는 상호 보완적이다. 보수는 안정을 위한 기반이고 진보가 없다면 정체될 수 밖에 없다.
 전쟁과 정치는 적과 싸운다는 점에서 같다. 그러나 적에 대한 태도에서는 차이가 있다. 전쟁은 절대로 적을 믿어선 안되지만, 정치는 적이 같은 목표를 보고 있다는, 기반적인 신뢰가 있어야 한다
 싸움의 목적이 국민되고, 주제가 가치관의 문제이며, 합의를 통해 어떤 변혁을 이끌어 낸다면, 국민으로서 쌍수들과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그것의 목표가 권력 쟁취가 되고, 상대방에 대한 비난이 주제가 되며 영원한 평행선을 달리게 된다면 의미가 없다.
 민주주의와 다수결은 다르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이 결정의 방식이되지만 충분한 소통과 합의가 바탕이되고 그를 통해 소수의 존중이 기반이 된다. 여-야의 싸움은 낡은 프레임을 따르고 있다. 국민의 편을 가르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틀을 벗어내야 한다.

 지금은 시대적 과제를 규정하기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를 위해 상대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필요하다. 그 중심에 있는 것들이 바로 여러분들이라고 믿는다.

<학생들 질문에 대한 답변 응답>
부산대 학생들이 미리 인터넷에 올린 질문중에 교수님이 고르셔서, 강의 후에 답변하셨습니다. 이것이 주가 될거라고 강연전에 말씀하셨구요.

 Q. 자신에 대한 의심과 미래에 대한 걱정에 대해 대처는 어떻게 했나?
 A: 안철수 연구소를 할 때 매번 직원들 월급을 위해 마음을 앓고, 부하 직원이 10원단위 회계를 틀려서 직접 하다가 동기들의 삶을 떠올렸고 절벽에서 떨어졌었고, 다시는 그러지 않기 위해 자신의 규칙을 세웠다.
-자신을 비교하지 말아라.
-아래와 뒤를 돌아봐라.
-매년 계획과 매달 계획을 세워라. 자그마한 승리를 쟁취해라, 그것이 힘이 된다.
-자신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때 무작정 밖으로 나와 걷는다. 때로는 정신이 없어 지갑을 안들고 나와 한 시간 반이나 되는 거리를 되돌아 걸어오기도 했는데 이처럼 성격, 체력을 고려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나가라.(지인 중에는 달리는 사람도, 빨래를 하는 사람도 있다.)

Q: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나요?
A: 좋아하는 것을 해라. 스티븐 잡스는 대학 자퇴를 하고 캠퍼스를 떠돌다가 갑자기 듣고 싶은 강의가 생겼다. 그건 예쁜 손글씨 적기였고 그는 그것을 열심히 듣고, 잊어버렸다. 그러다 창업한 후 그 수업을 떠올렸고 그것을 기반으로 최초로 다양한 '폰트'의 개념을 생각해 냈다. 지금 우리가 컴퓨터에서 폰트를 쓰는 건 그 덕분이다. 미래에 어떻게 쓰일지는 알 수 없지만 열심히 산다면 그것이 어느 순간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믿음을 가져라.

Q: 올해의 선거?(확실히 기억나지 않네요)
A: 자신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는 '사회의 변화에 대한 갈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내 개인의 의지에 달린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교만일 것이다. 지금은 내가 그 기대에 합당한 인물인가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다. 만약 결정이 선다면 내 입으로 직접 말할 것이다. 그러니 남이 하는 말을 믿지 말라.(중앙일보 돌려서 까셨음ㅋㅋㅋㅋ)

Q: 힘들고 지칠 때, 자신의 길에 확신이 없을 때 어떻게 했는가?
A: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더라도 사실 일상의 변화는 없다. 고통스럽다. 그러나 결과에 궁극적인 차이가 있다. 그것이 고통을 감래하게 하는 것이다.

Q: 내가 보기에 정치에 희망이 없는 것 같다. 통진당 폭력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시는가?
A: 민주적 절차와 가치의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앞서 말한 내용대로 소수를 지지하는 정당은 더욱 민주적 절차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입장을 반영하는 입장에서 보편적 가치는 기본적으로 중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분의 문제는 부분의 문제일 뿐으로 이념으로까지 확장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Q: 나는 소심하고 정적인 성격이다. 성격을 고치는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
A: 워렌 버핏은 성공한 투자자에 대해 분석한 적이 있다. 1. 두뇌회전이 빠르고 2. 수리적 능력이 뛰어나고 3. 돈에 관해선 누구도 믿지 않는 철저함, 이 특징이었다. 근데 자신을 살펴보니 자신은 두뇌회전도 느리고, 수리능력 떨어지고, 친구와 주변사람을 너무 잘 믿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성격대로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1. 단기투자는 불가능하니 년 단위의 장기투자만을 골랐다. 그건 빠른 두뇌회전은 필요 없다. 2. 인터넷 기업 같은 건 너무 복잡해서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만 투자했다. (코카콜라, 질레트-남자가 있는 한 면도기는 팔린다!) 3. 믿을만한 사람을 택해서, 그에게 전권을 위임해 버렸다.
 성격은 쉽게 고쳐지지도 않고, 그것을 고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성격의 약점들은 관리하고, 강점을 살리거나 성격에 맞는 방법을 개발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Q: 문재인의 공동정부론?
A: 이 시점에서 내가 (감히) 답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서 내가 말한 대로 화합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철학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내가 듣기에 어른들이 말하는 청춘의 도전은 핑계라고 생각한다. 도전 어떻게 해ㅠ
A: 사실 나는 단 한번도 도전해 본적이 없다. 도전은 할 수 있는 것 가운데 선택하는 것이다. 컴퓨터 백신을 만들 때 나는 오전에 의사일을 하고 밤에 공부했다. 점진적으로 하다보면 둘 다 잘하게 되고 어느 순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힘들게 살 자신이 있다면 도전할 자격이 있다.

 청년과 노인의 차이는 단순히 육체적인 것이 아니다. 과거를 돌아보고, 후회만 한다면 그 사람은 이미 노인이다. 그러나 미래를 보고 나아간다면 그 사람은 청년인 것이다.


강연이 끝나고 학생들이 미리 준비한 종이에 '지금 여러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란 질문에 대답을 적어 비행기를 날렸다. 전 못날렸음ㅠ 쫓기지 않고 달려갈 '여유'라고 적었었는 데 다 듣고나니 안일함이 부끄러워져서...ㄱ- 아무튼 장관이었습니다. 환하게 웃으시는게 인상 깊었음.
 안교수님이 날리신 비행기는 회짱님이 주워서 읽어줬는데, 안교수님은 비행기 안에 우리가 학창시절동안 진정 바라는 것을 찾기 원한다고 적으셨다고 하셨음.

 정리:
 강의 내용은 무릎팍도사의 인터뷰내용, 저서의 내용과 상이하지 않았다. 바보 아저씨들이 욕하던 것처럼 정치색은 드러내지 않으셨음. 오히려 양 쪽 세력을 다까셨음.(한 쪽은 10년 째 상대편 대표의 아버지를 들먹이고 있다) 더불어 동시에 지지했음. (정치인들 중에는 진정 나라를 위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박근혜 대표와 문재인 대표가 그들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찔리는 부분도 아주 많았지만(특히 최선과 열심이란 단어가 나올때마다ㅠ)
 동시에 힘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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