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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 HUNTER : 별 사냥꾼 -2- 별 사냥
게시물ID : readers_295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나사
추천 : 0
조회수 : 22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9/10 08:14:50

밤하늘을 수놓았던 별빛이 하나둘 흐려지면서 밝은 빛을 머금은 검푸른 하늘 속으로 사라져간다.

 

푸른색 태양이 일렁이는 아지랑이를 만들며 지평선 위로 머리를 내밀자 바닥에 얼어붙어 있던 서릿발들이 반짝거리기 시작한다.

 

아스가르드는 밤새 내린 서리에 얼어버린 풀잎 위에 내려앉는다.

 

하얀 서릿발에 얼어있는 잎사귀 위로 걸어가자, 그의 발자국 따라 풀잎의 녹색이 도드라진다.

 

서너 걸음 앞으로 걸어가자 작은 배 모양의 잎사귀 끝에 다 달았다.

 

지상에서 수 킬로미터 올라와 있는 식물의 꼭대기 잎사귀는 이 행성 식물의 잎사귀 중 작은 편이었다.

 

"푸른 태양이라.."

 

아스가르드가 서 있는 행성은 태양계의 가장 외곽을 도는 행성이다.

 

태양과의 거리 때문에 지평선을 뚫고 올라오는 태양의 크기가 작은 구슬만 하다.

 

그런 크기의 태양 빛으로도 거대한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건 구상성단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거대 푸른 태양이기 때문이다.

 

아스가르드는 지평선 위로 올라오는 푸른 태양의 눈부심을 가만히 지켜보더니 빙그레 웃음을 짓는다.

 

"미쳤지 미쳤어! 푸른 태양 사냥이라니.."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가만히 아스가르드의 뒤를 따르던 그레가 한마디를 덧붙이자 아스가르드가 곁눈질로 쳐다본다.

 

"죽을래?"

 

신념에 찬 아스가르드의 일침에 어깨를 마주하려던 그레가 조용히 뒤로 물러선다.

 

아스가르드의 푸념 석인 한탄은 별 사냥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거리에 대한 흥분의 표현이었음을 하찮은 추종자 그레가 알 턱이 없었다.

 

지평선 위로 올라오는 푸른 태양의 모습이 반원에 가깝게 올라오자 풀잎에 서려 있던 서리들이 녹아 이슬이 되려 한다.

 

정면에서 비춰오는 태양 빛을 다시 바라보는 아스가르드 얼굴에 다시 한번 미소가 비친다.

 

"이 행성에 생명체들이 다시 나타난 지 얼마나 됐을까?"

 

아스가르드가 있는 행성은 원래 이 태양의 행성이 아니었다.

 

어두운 우주를 떠돌던 암흑 행성이 태양의 중력에 붙잡히게 된 경우라 아직 궤도도 일정하지 않았다.

 

"이 행성이 태양을 한 일억 번은 돌아야 가능했겠지요,"

 

"얼음으로 만들어진 놈 치고는 똑똑하네"

 

아스가르드도 동의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이 거대 푸른 태양의 태양계는 그 태양의 중력 크기만큼이나 다양한 천체들의 태양계를 구성하고 있다.

 

고정된 궤도운동을 하는 행성들이 열다섯 개나 있었고 그 행성들 사이에 암석과 얼음으로 된 소행성대가 다섯 곳이 있었다.

 

그리고 네 개의 행성이 태양계 가장자리를 따로 공전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바깥 우주를 떠돌던 암흑행성이 태양의 중력에 붙잡힌 행성들이었다.

 

그중 아스가르드가 있는 이 행성에 광합성을 하는 녹색의 식물들이 뿌리내릴 수 있었던 건 적당한 두께의 대기와 수분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멀리 있지만, 꾸준히 이 행성을 비추고 있는 푸른 태양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암흑행성으로 우주를 떠돌던 이 행성이 어떻게 이 태양에 붙잡혔는지 어떻게 생명이 다시 싹 틔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모습을 보건대 얼마간의 시간이 더 주어지면 불안정했던 궤도도 안정될 것이고 좀 더 발전된 생태계의 진화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스가르드가 노려보고 있는 태양이 온전히 이 행성을 비추어준다면 말이다.

 

"하오니는 아직 돌아오지 않는 건가?"

 

"곧 도착할 겁니다. 제가 마중이라도 갔다 올까요?"

 

"? 방어군들에게 잡혔을까 봐? 너처럼?"

 

이 태양계에 처음 도착해서 그레에게 정찰을 지시했었다.

 

자신만만하게 태양을 향해 가던 그레는 금세 태양계의 방어군들에게 둘러싸여 무두질을 당하고 있었다.

 

아스가르드가 도와주러 가서야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던 그레는 다음 임무가 불가능한 상처가 나 있었다.

 

"내가 너희들을 데리고 어떻게 이 태양을 사냥할지 걱정이다"

 

아스가르드 일행이 사냥하려는 태양은 구상성단의 3000만 개의 별 중 드물게 있는 거대 푸른 태양이다.

 

이 거대 푸른태양의 숫자가 적은 이유는 그 만들어지는 푸른태양의 독특한 방식 때문일 것이다.

 

별들의 탄생은 별들의 주검이 모여드는 성운에서 시작된다.

 

생명체가 죽어서 흙으로 돌아가고 그 흙에서 다른 생명체가 태어나듯이 태양의 죽음으로 만들어진 성운들이 뭉쳐져 다른 태양들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너는 저 태양이 왜 푸른색이 나는지 아냐?"

 

"푸른태양이니까 푸른색이 나지 않겠습니까? 빨간색 태양을 푸른태양이라 부르겠습니까?!"

 

"아서라 내가 너하고 무슨 대화가 되겠냐..."

 

사냥을 하는 대상인 태양은 온도와 압력으로 나타나는 색상으로 구분한다.

 

낮은 온도의 붉은 태양과, 중간 온도의 노란 태양, 그리고 높은 온도의 푸른 태양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물론 핵융합하는 원소나 각종 주변 여건에 따라 다른 색을 띠는 태양도 있지만, 간단히 대표적인 색상으로 구분하면 이렇게 세 종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높은 온도의 푸른 태양중 크기가 유별히 큰 푸른 태양들이 있다. 이런 태양을 거대 푸른태양이라 부른다.

 

아스가르드는 천천히 올라오는 거대 푸른태양이 완전한 구형이 되기를 기다린다.

 

천천히 하늘에 그려지는 태양의 밝은 빛을 바라보며 움츠려 있던 어깨를 흔들어 펴본다.

 

아스가르드는 아직 노련한 사냥꾼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경험이 풍부하지는 않았다.

 

높은 온도와 커다란 크기의 푸른 태양 사냥도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별 사냥을 다니면서 특별히 긴장하거나 걱정을 한 적은 없었다.

 

되려 건방지다 기억될 만큼 겁 없이 태양들을 사냥하고 다녔던 아스가르드였다.

 

이번에도 전과 다름없이 거대 푸른태양을 노려보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런 자신감 때문이었는지 아스가르드의 별 사냥 결과는 항상 좋은 편이었다.

 

"왜 이 정도의 지분을 요구하는 거지?"

 

아스가르드를 처음 만났던 조르도의 질문이었다.

 

"결과를 보면 알 거 아닙니까?"

 

아스가르드의 대답이었다.

 

아스가르드는 자신의 무리한 몸값 요구에 여러 팀에서 퇴짜를 맞았다.

 

조르도에게도 퇴짜를 맞는다면 다시 혼자 일 할 생각이었다.

 

아스가르드는 혼자일 때 지지부리한 일까지 도맡아 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팀을 찾는 것이지 사냥 후 나오는 희귀원소가 아쉬워서 팀을 찾는 게 아니었다.

 

그런 아스가르드를 받아준 조르도의 팀에는 조르도를 포함한 네 명의 신들이 함께 별사냥을 하고 있었다.

 

단독으로 움직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팀으로 태양 사냥을 하는 별 사냥꾼들은 태양을 파괴하고 내핵의 중앙에 보관하는 희귀원소를 빼앗으며 살아간다.

 

눈치 챘겠지만 별 사냥꾼들은 일반 생명체가 아니다. 태양 즉 별의 신들이다.

 

그리고 이 신들! 별사냥꾼들이 태양을 사냥함으로 얻을수 있는게 희귀원소들이다.

 

희귀원소는 모든 태양이 내핵에 보관하고 있다.

 

태양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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