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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니] - 사제팬티 도난사건
게시물ID : humorstory_1322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aydream
추천 : 11
조회수 : 56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7/02/01 18:45:27
얼마전에 뉴스를 보던중 재밌는 기사를 하나 보았습니다.

한 40대 남성이 주택가를 돌며 상습적으로 여성용 속옷을 훔치다 붙잡혔다 하더군요.




팬티 살돈이 없어서 남의 것을 훔친걸까요?

아니면 혹시 설마 자신만의 은밀한 용도에 쓰려고 그런걸까요.




이유야 어떻든 팬티 도둑 맞으면 또 새로 사야하니 돈들어 가고

기분도 정말 찝찝하고 안좋을겁니다.




팬티들 조심하세요.-_-




저도 아끼던 팬티를 도둑맞아 본 경험이 있습니다.

어떤 정신나간 미친놈이 노총각 팬티를 훔쳐가겠느냐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러나 군대에선 그게 가능하더군요.




지금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90년대 초입에 군생활하신분들은 아실겁니다.

군용양말과 군용속옷의 품질을...




아무리 깨끗히 빨아 말려도 냄새나는 국방색 군용양말.

몇번만 입으면 목이 배까지 늘어나서 젖꼭지가 다 드러나는 군용 런닝.

그리고 역시 몇번만 입으면 늘어나서 삼각팬티의 모아서 받쳐주는 기능의 상실. 




그런 팬티를 입고 자리에 앉아 티비를 보다가 자세를 조금만 바꾸어도 늘어진 팬티사이로




흐물거리면서... 




기어나옵니다.-_-





날이 더워 팬티만 입고 모포도 덮지 않은채 취침을 하게되는 때에는 새벽시간의

불침번은 그다지 내키지 않는 임무를 또 하나 수행하게 됩니다. 




혈기왕성한 20대초입의 건장한 젊은이들이라면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생리적 현상으로.

새벽이 되면 어김없이 고개를 들고는 뭔가를 갈구하는 듯한 몸짓으로 늘어난 팬티 사이를

비집고 우뚝 솟은 민망한 물건.




불쌍한 불침번이 곱게 넣어줘야 합니다.

만일 당직 사관이 그런 민망한 광경을 목격이라도 한다면 포대비사격 걸립니다.

그래서 꼭 넣어줘야 합니다.




그리고,




그걸 즐기는 새끼도 있었습니다.




싯파...




평상시 갈구던 고참의 물건을 곱게 팬티안으로 밀어 넣어줄땐 속으로 흐믓한적도 있습니다.




"씹새 나보다 작구만...존마난새끼ㅋㅋㅋㅋㅋㅋ"




그렇게 기능면이나 모양면에 환영받지 못하는 보급품을 사용하다보니

그다지 눈치를 안봐도 되는 짬밥의 수준에 올라가면 사제물건을 찾게 되는건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참고로 저희부대는 병장 3호봉 이상이 되어야만 사제물품을 착용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규정엔 없는것이지만 오래전부터 내려온 부대의 전통적인 행태라고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제가 병장3호봉차 시작되는날.




두달전 병장 진급휴가때 집에서 사온 매끈하고도 낙낙한...

그리고 물건의 소중함을 알기에 습한 그곳을 도와주는 전면 좌우측 망사처리로 

만든이의 정성이 돋보이는 팬티를 조심스럽게 설레는 마음으로 입어봅니다.

그리고 그토록 선망해오던 흰 나이쓰 양말을 정강이 높은데까지 이빠이 땡겨 올려입고 

흰색 사제 쫄티를 입습니다.




길이 20여미터가 넘는 침상위를 위풍당당히 왔다갔다 합니다.

-_-짬밥이 되니까 그래도 됩니다.




혀니 : 얘들아...어떠냐 멋지지 않냐?


이등병 : 이병 이꼴통...끝내주십니다...강병장님...


일병 : 멋있습니다...몸매죽이십니다...강병장님..


상병 : 괜찮아 보이는데 말입니다...제대하실때 저 주시고 가시지 말입니다.


동기 : 미친색히...


고참 : 저새낀 이등병때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어.


혀니 : 아나 갈참께서 또 갈구시네...뭐가 변한게 없습니까...작대기가 몇개나 올랐는데.


고참 : 개념은 여전히 없다고 새꺄. 


혀니 : ....




사제팬티를 입는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더이상 원하지 않게 물건을 안흘려도 된다는 이야기고

또 그만큼의 짬밥이 된것이므로 집에 갈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어느날...그런 팬티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던 팬티가 없어진 사건이 생겨났죠.

분명히 깨끗이 빨아서 빨래건조장에서 햇빛이 가장 잘드는 곳에 널어 놓았는데.

감쪽같이 사라진겁니다.




전 바로 인사계님께 꼬발랐습니다.

인사계님께 듣기엔 부대창설상 처음 있는일이라고 하시더군요.




인사계 : 군의 기강이 땅에 떨어져도 유분수지 어디 하늘같은 고참의 빤쓰를 쌔비나?


혀니 : 아흑...씹새들 니네 다 죽었어...씨이 




그일로 50여명정도 인원의 작은 포대안은 그야말로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변했습니다.

그 소중한 팬티를 잃어버리고 식음을 전폐하고 누워있는 저를 대신해서 동기들이

과학수사에 착수하였습니다.



병장3호봉이하 전포대원들을 집합시키곤 바지를 까게 만들더군요.



혀니 : -_-;;;;미친.


동기들 : -_-;;;;;;; 미안.





역시나 하늘같은 고참의 팬티를 쌔비는 개념 미탑재의 쫄다구는 없었고 사건은

미궁에 빠지는 듯 하였습니다.




전 절망에 빠지고 이대로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서 제대하면 어쩌나 싶은 걱정이 앞서더군요.




그런 제 모습이 안타까웠던지 동기중 하나가 제게 뭔가를 전해 주더군요.



전 녀석이 건네준 군용팬티로 녀석의 목을 졸랐고 녀석은 죽다 살아났습니다.




팬티가 도난되고 보름정도후였습니다.

일직근무를 서던 동기 박병장이 제게 와서 말을 하더군요.




박병장 : 혀니야 너 전에 잃어버렸던 팬티말이다...까만색에 앞에 망사진거 맞지?


혀니 : 어...맞는데...봤어?...어떤 시키야?


박병장 : 아까 부대 순찰도는데 요위에 간부숙소 있잖냐...거기 빨래건조대에서 봤는데

니꺼하고 똑같은데...실로 뭘 새겨놨더라고....망사 있는데다가.


혀니 : 뭐?...뭐라고 새겼는데?


박병장 : 소위김민수.


혀니 : 닝기리 엿같은 시키... 




이제 군생활 3개월한 초짜 장교가 2년넘게 조뺑이친 가엾은 병장에게 빵이라도

하나 못 사줄망정 팬티 도둑질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게다가 훔친팬티에 실로 이름까지 새겨넣을 생각을 한 그 시키의 뇟속이 궁금했습니다. 




나이도 저보다 한살 어린시키가...

계급만 아니면...




확...그냥




그리고 박병장과 함께 현장엘 가보았습니다.

주인 잃고 실로 난도질을 당한 불쌍한 팬티가 그곳에 있더군요.

전 조심스레 김소위가 농락하 듯 꿰멘 실을 풀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박병장 : 야 임마...니꺼 아닐 수도 있잖아...똑같은걸 수도 있잖냐...

만약에 니꺼랑 똑같은 물건이면 어쩌려고 그래?




전 말없이 팬티 안쪽을 뒤집어까서 상표를 보여 주었습니다.




"강병장꺼"




박병장 : 용의주도한 시키...




실밥을 얼마나 촘촘히 박았는지 잘 풀어지지가 않더군요.




혀니 : 박병장 김소위 이시키 수동으로 오바로크도 칠줄 아나보다...안풀어진다.


박병장 : 에이씨... 나같으면 그냥 포기하겠다.

쪼잔하게 팬티 훔쳐갔다고 따질수도 없고...그리고 어쨋든 이젠 남이 입었던건데.




듣고보니 그런것 같기도 하더군요.




그렇다고 그냥 두기엔 마음이 내키지가 않더군요.

그렇게 "소위김민수"가 새겨진 팬티는 소각장에서 명을 달리했습니다.




가뜩이나 평상시에 마음에 안들던 김소위에게 당했다고 생각하니까

분노는 배가 되더군요.

그러나 힘없는 일개병사의 입장에서 지체 높으신 장교님께 대응할 방법은 별로 없었습니다.




지 아버지뻘 되는 인사계님도 식당에선 직접 밥을 떠 드시는데,

가만 앉아서 짬장이 갖다줘야 밥을 쳐먹는 것도 마음에 안들고,

지 큰형뻘 되는 전포선임하사는 조뺑이 치면서 땅파는데,

그늘에 누워서 자빠져 자는것도 마음에 안들고,

군생활 지보다 몇배는 오래한 병고참들 불러놓고 군기가 빠졌니 어쨋니

잔소리하는것도 마음에 안들고,




아니 다 필요없고,

엄마친구 아들처럼 생긴게 가장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나름대로 복수는 한번 하고 제대해야 

어디가서 군대생활 좀 하고 왔노라고 말 할 수 있을것만 같았습니다.




복수의 기회를 엿보며 노심초사하던 어느날...

강원도 산골짝만큼 춥지는 않지만 파주의 겨울도 그리 만만한 추위가 아닙니다.

설 명절이 코앞인지라 그날 휴일에는 많은 외출 외박병들 종교행사인원들이 빠지고 나니 

부대내엔 경비병을 포함해서도 10명남짓정도 남더군요.




그런날의 일직근무는 보직중에 보직입니다.

물론 제가 일직근무를 서는건 당연합니다.

-_-짬밥이 되니까 그래도 됩니다.




따뜻한 햇빛을 찾아 하이바 엉덩이에 깔고 앉아서 담배를 물고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친구들을 생각하며 제대 날짜를 계산하던중

부대 막사뒤 BOQ(독신자간부숙소)에서 내려오는 한 사람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김소위였습니다.




운동복차림에 수건을 목에걸고 식당옆 간이 샤워장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먹이를 본 사자의 민첩함이 이보다 빠를까...




본능적으로 보일러관리병인 김상병을 찾았습니다.




혀니 : 김상병 샤워장에 뜨거운 물 안나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


김상병 : 그건 왜 말입니까?


혀니 : 많이 컷다...고참말에 토도 다 달줄 알고.


김상병 : 보일러 그냥 끄면 되는데 말입니다.


혀니 : 존나 쉽네...그럼 보일러 꺼라.


김상병 : 네?...무슨 일이십니까?


혀니 : 고참말은?


김상병 : 인사계님한테 혼나는데 말입니다.


혀니 : 나한테 죽는건 안무섭고?...한 두시간만 꺼라.




그렇게 보일러는 꺼지고...

샤워장의 문을 밖에서 걸어 잠그면서 들리던 김소위의 유쾌한 노랫소리에

저도 함께 즐거워지더군요. 




협조한 김상병에게 제가 즐겨보고 아껴두었던 예쁘고 착한 언니들의 사진이 가득한

미국산 옥탑방 잡지를 선물하고 가뿐걸음으로 부대 순찰을 시작했습니다.




천천히 그리고 되도록이면 부대내 구석구석...샅샅히.

그렇게 열심히 임무에 충실한적이 군생활 내내 몇번 없을 정도로 말이죠.




두시간여가 지나고

조심스레 샤워장의 문을 열었습니다.




군데군데 살얼음이 언 시멘트 바닥...

그리고 구석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덜덜덜 떨고 있는 김소위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혀니 : 헉...김소위님...여기서 뭐하십니까?


김소위 : 모...몰라...시..씹... 샤워하러왔는데 갑자기 뜨거운 물이 안나와


혀니 : 그럴리가...있겠습니다.


김소위 : 뭔 소리야 새꺄.


혀니 : 아까 한 두어시간 전에 순찰 왔을때 샤워장에 아무도 없더라구요.

샤워할 인원도 없고 그래서 보일러 끄고 문도 잠그라고 하려고 보일러병을 

찾으러 다녔는데 그사이에 들어가신 모양이네...


김소위 : 아나 개시키들.


혀니 : 감기드시겠네...아무튼 죄송합니다.




김소위의 입술은 새파랗다 못해 거무잡잡거렸고,

얼굴은 군데군데 허옇게 남아있는 덜 씻겨 나간 비누의 흔적,

그리고 선명하게 코밑에 두줄로 난 콧물의 흔적이 

김소위가 두시간여동안 겪은 고통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걸음도 못걸으며 비틀거리면서 주절거리는 한마디가 들리더군요.




" 이 개시키들 가만 안둔다..."




진정 악에 받친 소리같았습니다.




전 속으로 답글을 달아 주었습니다.



"그럼 어쩔건데 십새꺄..."





그러게 왜 남의 팬티는 훔쳐가서 이름까지 새기냐고...






군대란 특수한 집단에 있다보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돌발적이고 돌출적인 행동을

스스로도 못느끼고 할때가 있더군요.





김소위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그렇게 얄밉게만 보이던 김소위가 샤워장 사건을 겪고난 후

예전처럼 막 밉지는 않더군요.

제대 할때까지 그냥 무난하게 서로 잘 지낸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대 일주일전에 김소위가 샀던 삼겹살에 소주한잔은

지금도 가끔 연락하며 서로 안부를 물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샤워장사건이 지극히 우연히 급조된 저만의 복수극이었다는건

김소위는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다.





지나고 보니 아무일도 아닌걸.

생각해보면 그래도 그다지 나쁘지 않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많이 춥습니다...

늘 일분일초마다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혀니님 글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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