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 반에 누가 새로 전학 왔어. 나랑 대게 친해." "그래? 여자친구야? 우리 딸이랑 가깝게 앉나보지? 이름이 뭐야?" "응, 여자친구야. 근데 이름은...... 잘 모르겠어." "그래? 어디 살어?" "몰라." "아니 대게 친하다면서 이름도 모르고 어디서 사는 줄도 몰라?" "왜에? 모르면 안돼? 그러면 친구 아니야?"
순간 나는 당황했다. 내가 생각하는 친구란, 이름도 알고 어디서 사는 줄도 알아야 하며 더구나 아주 친한 친구라면 그 집의 숟가락이며 젓가락 개수까지도 외우고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말문이 막혀버린 나는 내가 한 질문을 되짚어보았다. 나는 과연 그동안 친구의 무엇이 알고 싶었는지 말이다.
"그 친구가 많이 좋구나?" 딸에게 묻자 "어. 그냥 많이 좋아." 아이는 천진하게 대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