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한 돈도 다 등록금 갚는다고 다 그리로 돈이 나가고
미대를 다니는데 물감 살 돈이 없어서 친구한테 조금씩 꿔서 쓰는데
자존심이고 뭐고 매일 돌아버릴 거 같아요 이것도 한두 번이어야지... 재료값이 진짜..

점심에도 학식 먹을 돈이 없어서 삼각김밥에 두유로 때우고
옷이나 가방 같은 것도 정말 최소한으로만 사고 거의 사적으로 돈을 안 쓰려고 노력을 하는데도
물감 튜브 하나 사는 그 이삼천원이 없어서 진짜 맨날 미치겠어요ㅡㅡ 
학교랑 자취방이 멀어서 교통비는 하루에 최소 삼천원....ㄸ@ㄲ 
그렇다 해서 지하철 타고 한 시간이 좀 넘게 걸리는 거리를 걸어다닐 수도 없고..

물감을 홀베인은 상상도 못 하고(그건 튜브 하나에 만 원씩 함) 
그나마 저렴한 SWC쓰는데도 이래요. 내가 미쳐ㅡㅡ
화방집 딸로 태어날 걸 그랬나...-.-

수채물감만 쓰는 게 아니니 캔버스 값, 유화물감 아크릴물감 값도 똑같이 들어가고
심지어 하다 망하면 빽칠 수정해서 다시 해야되는데 그럼 또 돈이..ㅠㅠ
제가 일러스트 작가가 꿈이라 집에서 습작을 많이 하는 편인데 특히 수채물감이 진짜 빨리 떨어져요


입시할 땐 소규모 학원 장학생?같은 거였어서 학원에서 물감을 지원을 받았었는데
대학은 그게 아니니까 미치겠어요. 지금 떨어진 물감이 리스트의 거의 반을 채워가요
학기 새로 시작해서 이제 떨어진 것들 채워놔야 되는데 방학동안 떨어져 있던 애들한테
다시 손 빌려서 좀 빌려달래기도 너무 민망하고 짜증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남들처럼 구두 사고 가방 사고 외식하고 이런 거 전혀 바라지도 않으니까
재료값이라도 넉넉해 봤으면 좋겠어요.. 근 일 년 가깝게 삼각김밥으로 때우는데 진짜 미치겠어요
없는 형편에 미술한 게 잘못된 일일까요? 진짜 배고파야 예술한다는 것도 옛말이지
계속 이러니까 진로에 대한 회의까지 생기고 그래요..

장학금을 정말 타고 싶은데..-.- 반액까지는 타 봤거든요
근데 저희 학교 학점이 되게 짜요. 과 인원수가 적을 뿐더러 미대 전공수업 인원 자체가 많지가 않아서
(교수재량이 안 되고 퍼센테이지가 정확히 정해져 있어서 A+는 무조건 수업에서 1~2명이고 
수업에 A권대가 많아봐야 3~4명인데 빡쎄게 알바하면서 그 순위 안에 들기가 너무 힘들어요)

공부하는 인문수업이면 모를까 과제싸움인데 남들 며칠 밤새서 과제할 때
난 거기 들일 시간이 반으로 줄고(과제=80%가 밀도싸움) 들이는 재료의 양이나 질이 떨어지는데
변명일지도 모르겠는데 이러니까 장학금 받을 학점이 잘 안 나와요 맨날 그 밑으로 돌고..-.-
지금이라도 때려치는 게 맞는 길일까요

그림은 정말 그리고 싶은데 환경이 너무 안돼요.. 재료비 다 대주는 친구들 부모님 보면 부럽기도 하고
학교 소재가 서울이라 지방에서 살 때보다 생활비도 배로 들고.. ㅠㅠ
내가 진짜 천재쯤 되면 알바 두탕 뛰면서 전액장학금을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난 그렇지도 않고

고등학교 땐 솔직히 언어는 공부 안 해도 1등급이었고 
외국어도 딱히 안 해도 맨날 2등급은 떴고.. 부족한 부분은 EBS 무료인강에 학교 선생님한테 참고서 달라 그래서 공부하고.. 수리는 미대라서 안 보고..
이런저런 이유로 적어도 공부하는 데 돈 불편은 못 느껴봤는데 미대오니까 그게 아니에요
공부하는 게 제일 쉽다더니 설마 이게 이런 말이었나..

쓰다보니까 나도 뭘 쓰려고 했는지 횡설수설해지는데 여튼 조언좀 주세요

제가 이 상황에서 뭘 해야 상황을 좀 타개할 수 있을까요? 

한 일 년 휴학해서 빡쎄게 돈 벌어놓고 다니는 게 답일까요.. 
근데 전 하루라도 빨리 사회 나가서 돈 벌고 싶고 학교 안 다니다 보면 그림연습이나 경쟁심 같은 게
해이해질까봐 무섭기도 하고 해서 휴학은 정말 하고 싶지 않거든요
혹시 미대다니시는 분 있으면 조언을 좀 주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