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에 꽂혀서 이걸저것 모으다보니 꽤나 많은 정보를 얻어듣기도 하고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무언가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즐거운일이 아닐 수 없네요. 이번엔 제가 보유한 키보드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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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순서대로 덱 헤슘 흑축, 덱 프랑슘 청축, 한성 GTune CHL5 무접점, 한성 GTune MAF35 백축입니다.
이전 글에서 기계식을 설명할 때 가지고 있던 녀석은 헤슘 흑축과 GTune MAF35 백축 두개였는데 우여곡절 끝에 두 녀석을 더 들였네요.
사실 GTune CHL5 무접점은 오늘에야 들어온 녀석인데, 중간에 레오폴드 FC900R 청축, 더키 샤인4 청축을 거치고 나서야 겨우 마음을 잡았습니다.
(위- 레오폴드 FC900R 청축 / 아래- 더키 샤인4 청축)
본의 아니게 청축제품을 셋이나 타건해보게 되었는데 같은 체리스위치를 사용한다고는 하지만 제품마다 타건감이 조금씩 달라서 신기했습니다.
덱이 단단한 느낌이라면 레오폴드, 더키는 부드러운 느낌이었고 레오폴드와 더키 간에도 미세한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말로 설명 드리기 어려우니 궁금하신 분은 입문(!)하셔서 손 끝의 미묘한 즐거움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한성 GTune MAF35 백축의 경우는 실생활에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의 소음인지라 오랜만에 꺼내봤습니다.
오랜만에 꺼낸 김에 하나씩 눌러보는건 예의겠죠?
#몸.
간단히 한가지 키를 약하게, 강하게 눌러보는 영상입니다. (별거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_-...)
순서는 첫 사진의 소개순서와 동일하게 갑니다.
-덱 헤슘 라이트입니다. 리니어방식 흑축이고, 키압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약하게 누르면 따각따각하는 키캡음이 들리고 강하게 누르면 보강판이 울리는 소리가 약하게 들리네요.
-높은 키압으로 평소에는 느껴보지 못하는 강한 반발력으로 '쫄깃한' 키감을 선사해줍니다. 청축과는 다르게 조용한 타건환경 또한 장점입니다.
-기본 ABS키캡에서 순정 PBT로 키캡을 교체했습니다.
-덱 프랑슘 프로입니다. 클릭방식 청축이고, 자타공인 기계식의 대표주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약하게 누르면 구분되는 지점이 느껴지고, 강하게 누르면 찰칵거리는 키음이 납니다.
-흑축을 사용하다가 청축을 처음 타건해봤을 때 느낌은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키보드에서 이렇게 큰 소리도 나는구나...' 소리가 큰 만큼 다이나믹한 타건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장점입니다.
-기본 ABS키캡에서 더키 크림치즈 PBT키캡으로 교체했습니다.
-한성 GTune CHL5입니다. 정전용량무접점방식입니다. 원조인 토프레스위치는 아니고 Nopoo스위치를 사용한 제품입니다.
-약하게 누르면 무접점 특유의 도각거리는 키음이 들리고, 강하게 누르면 갈축에서 느낄 수 있는 절제된 것과 유사한 소음이 들립니다.
-첫 무접점이자 첫 타건입니다. 무접점의 장점은 타이핑,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갈하고 조용한 타건음과 부드러우면서도 구분감이 확실한 타건감은 조금이라도 더 키보드 앞에 앉아있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순정 ABS키캡을 사용중입니다.
-한성 GTune MAF35입니다. 넌클릭방식 알프스 유사 백축입니다. 지금은 사라진 알프스사의 백축을 모방하여 만든 제품입니다.
-약하게 누름에도 불구하고 청축보다도 시원한 타건음을 보여주고, 강하게 누르면 기판, 스프링, 키캡이 동시에 진동하면서 최고의 소음키음을 보입니다.
-1988의 여파로 복고바람이 불자 한성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일명 '응답하라 1992'키보드입니다. 92년도에 키보드를 사용해보지 못해서 그 때 당시에도 이런 키감을 가졌었는지 모르겠지만 모르긴 몰라도 당시엔 컴퓨터하면서 존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을 것 같네요.(...)
-순정 ABS키캡을 사용중입니다.
#꼬리.
간단하게 키를 눌러보고 소감을 적어봤는데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남이 하는 말은 참고만 하자.'
키보드는 정말 부모자식, 형제지간에도 각자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수 있는 장치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흑축의 경우만 하더라도 좋아하는 사람은 '쫄깃하다'라고 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손가락만 아프다'라고 합니다.
만약에라도 이 글을 읽고 키보드에 관심이 생겨서 구매하고자 하신다면 근처 타건샵이나 못해도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중인 PC방에 가셔서 어떤 느낌인지 경험해보고 구매를 결정하시는 것을 당부드리겠습니다.
키보드 하나 고르는데 일주일이 꼬박 걸려도 좋습니다. 이전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기계식 키보드의 수명은 못해도 10년정도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좋다더라~ 하는 말에 솔깃해서 구매하시는 것도 좋지만보다 진짜 내 손에 맞는 키보드를 찾는 스마트 소비자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